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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인명진은 입꼬리를 올린 채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눈가에 있는 점이 더 돋보였다.

“그쪽이 알고 싶어 한 거잖아요. 전 그냥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죠.”

온지유는 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넓은 공간을 아무리 두리번거리며 노승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뜸을 들이며 물었다.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죠?”

“그쪽을 속여서 저한테 뭐 좋은 점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어요.”

인명진은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한테 노승아 씨가 저에게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데 못 믿겠으면 직접 봐도 돼요.”

온지유는 진료 기록을 가져와 보았다.

역시나 노승아가 인명진을 찾아온 것이 맞았다.

의사가 치료하지 못하는 것을 눈앞에 있는 남자가 치료해낸 것을 보아 의술 실력이 여간 좋은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노승아의 귀를 먹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니.

모든 것이 들어맞았다.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바로 이때, 인명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고개를 들어 그를 본 그녀의 눈빛이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도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의 영역에 들어왔으니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용기를 내어 남자를 따라 들어왔다.

책상 위에 있는 메스를 발견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정말로 그에게 죽임을 당할 것 같아 바로 입을 열었다.

“저한테 이 진료 기록을 넘겨주신다면 노승아 씨를 도와준 대가로 받은 이득의 두 배로 드릴게요. 절대 손해 보진 않을 텐데, 굳이 손에 피 묻힐 필요가 있을까요? 일단 대화로 협상을 해보자고요. 전 제 목숨을 아끼거든요. 그러니 지금 하는 생각은 잠시 멈추고 저한테 협상할 기회를 주세요.”

인명진은 의자에 손을 올리며 몸을 구부렸다. 그의 입에선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이라면 신용을 지켜야죠.”

온지유는 긴장해졌다. 길고 큰 그의 손을 빤히 보았다. 행여나 갑자기 메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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