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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온지유는 여희영과 손을 맞잡고 있었다.

여희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이미 여이현을 백번은 넘게 욕했을지도 모른다.

온지유가 말했다.

“고모님, 제가 있잖아요. 적적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들을 낳아서 무슨 쓸모가 있다는 말이냐. 딸이 얼마나 좋으니. 딸은 옆에 꼭 붙어서 같이 있어 주고 말이야. 이현이를 봐, 우리 집안의 유일한 남자아이인데 화를 돋우는 일만 하잖아. 지금 와서는 나도 모르는 체하고.”

여이현은 그 생각만 하면 혈압이 올랐다.

온지유는 어떻게든 여희영을 위로하려 했다.

“이현 씨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죠.”

“말을 못 하긴 왜 못해? 이젠 입 밖에 내기도 싫다. 말할수록 심장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 같아. 빨리 가자, 멀리 가면 갈수록 속이 시원해.”

여희영은 더 이상 병원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니 청력이 인위적으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대요.”

온지유가 걱정되는 건 그래도 여희영이었다.

규율이 없는 인터넷상에서는 아무 말을 해도 무서울 게 없었다. 여희영이 노승아의 귀가 들리지 않게 만들었다는 루머가 벌써 돌고 있었다.

네티즌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온지유는 진짜 원인을 찾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목소리에 진실이 묻혀버릴지도 모른다.

여희영은 다시 온지유의 말에 집중했다.

“노승아가 저절로 귀를 멀게 했을 수도 있단 말이야?”

“아직 증거는 없지만 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승아 씨는 자기 몸에 손을 대면서까지 무얼 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의사의 말로는 노승아의 청력이 회복할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고 한다.

온지유가 노승아 였다면 이렇게까지 큰 대가를 치르면서 이 길을 선택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노승아는 현재 기억도 잃은 상태이다.

“동정심을 사고 싶었겠지.”

온지유가 또 물었다.

“동정을 받고 싶었다 해도 청력을 잃기보다야 다른 선택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여희영도 생각에 잠겼다.

“그렇긴 해. 나도 잘 모르겠네.”

나민우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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