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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점심에 시간 있어요?]

온지유는 아래에 레스토랑 주소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채미소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점심 12시.]

온지유의 문자를 보고 채미소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여이현을 상대할 방법은 진작 생각해 놓았다.

...

같은 시각, 여이현은 기분이 꽤 좋았다. 온지유가 먼저 약속을 잡았기 때문이다.

온지유는 한 번도 먼저 약속을 잡은 적이 없었다.

‘갑자기 정신 차린 건가? 이혼하기 싫어서 이러는 거 맞지?’

여이현은 이게 좋은 신호라고 생각했다. 부잣집 사모님으로 살던 그녀에게 역시 자그마한 오피스텔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이따가 가서 괜히 도도한 척해볼까? 내가 당한 것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지. 나 같은 남자 세상에 어디 있어? 다시는 이혼 소리 안 나오게 할 거야.’

사무실에 들어왔다가 여이현이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배진호는 짧게 노크했다.

“대표님, 오후에 주주 회의 있습니다.”

“미뤄줘요. 점심에 갈 데가 있어요.”

배진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오늘 일정은 아주 많았다. 한 일정을 미루게 되면 모든 일정을 다 미뤄야 했다.

“어디에 가시는데요?”

“지유 만나...”

여이현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바꿨다.

“지유가 날 찾아서요.”

“두 분 드디어 화해하신 거예요?”

여이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의자에 기대며 입꼬리를 올렸다.

“글쎄, 지유가 하는 걸 봐서요.”

배진호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미리 축하드릴게요.”

여이현은 그를 힐끗 노려보며 말했다.

“축하하긴 일러요. 내가 아직 용서하기로 한 건 아니니까.”

“...”

배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여이현이 이미 용서하고도 남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엄청 신이 났을 것이다.

‘정말 다행이다.’

배진호는 남몰래 안도했다. 여이현의 기분이 좋아야 비서인 그도 쉽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보너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이 있을지도 몰랐다.

“지금 바로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여이현은 잠깐 고민하다가 물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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