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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온지유가 일어났을 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가는 여전히 촉촉했다.

어젯밤 싸웠던 일이 떠오른 온지유는 곁으로 손을 뻗었다. 누군가 누웠던 흔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여이현은 어제 나간 대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옷장을 확인했다. 여이현의 옷이 그대로 있는 걸 봐서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닌 모양이었다. 기분은 더욱 암울해졌다.

욕실에서 샤워하고 나온 그녀는 바로 출근했다. 방송국에서 채미소는 큰 소리로 외쳐댔다.

“내 앞길 막지 마요! 여기 나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오늘의 그녀는 폭탄을 집어삼킨 것처럼 불을 뿜어냈다.

“미소 씨, 왜 그래요?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남한테 화풀이 아는 건 아니죠.”

동료가 기분 나쁜 듯 말했다.

그러나 채미소는 언제나 이랬다. 특히 기분 나쁠 때는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

“안 좋은 일? 하, 내 앞길을 막아놓고 무슨 말이 이렇게 길어요. 난 중요한 인터뷰를 하러 가는 길이에요. 당신 따위가 방해할 스케일이 아니라고요.”

“미소 씨가 여이현 대표님 인터뷰 못 따낸 거, 우리가 모를 줄 알아요? 따냈으면 여기서 화풀이하지도 않았겠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기 바빴을 테니까.”

채미소는 미간을 팍 찌푸리더니 언성을 더욱 높이며 말했다.

“확정 안 됐을 뿐이지 못 따낸 거 아니에요! 앞으로 기회가 있다고요! 당신은 뭐 할 수 있을 줄 알아요? 다들 못하는 일이니까 내가 하는 거예요! 실력도 없으면서 입만 살았네요!”

동료도 화가 나 보였지만 아무 말도 못 했다. 채미소의 말마따나 그녀는 방송국의 기둥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온지유가 들어왔다. 채미소와 싸우고 있는 동료 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다들 채미소가 무서운 눈치였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다들 일 안 해요?”

안정희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채미소는 곧바로 달려가서 고자질하기 시작했다.

“편집장님, 저 하루 종일 고생해서 여이현 대표님을 만나고 돌아온 거 아시죠. 근데 인터뷰를 하루 만에 못 따냈다고 비웃는 사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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