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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자고로 남자는 반항심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 선택한 여자가 눈에 차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여이현은 달라졌다. 그는 점점 더 온지유를 좋아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불가능해. 온지유는 다른 남자를 좋아하거든. 벌써 애까지 있어.”

이 말을 들은 최주하는 잠깐 멈칫했다. 일단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해?”

“확실하지 않으면 너한테 말하겠어?”

여이현의 대답을 들은 최주하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

“네 아이가 아니라는 것도 확신하고?”

그는 온지유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나는 온지유랑 관계를 가진 적이 없어!”

여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내가 졌다. 내가 졌어. 지유 씨 같은 여자를 곁에 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거면, 넌 타고난 스님 감이야. 아주 훌륭한 인재 납셨어.”

“...꺼져.”

안색이 어두워진 여이현은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괜히 더 말했다가 열만 받을 바에는 그냥 끊는 게 나았다.

화는 담배 한 대 전부 타들어 간 다음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차창을 통해 위층을 바라봤다. 온지유가 있는 층의 전등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설마 지금도 울고 있나?’

여이현은 갑자기 초조해졌다. 마치 수많은 개미가 가슴을 갉아 먹는 것처럼, 전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입술을 꾹 다물며 다시 차 문을 열었다. 배진호는 그가 다시 올라가려는 줄 알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이제 화가 좀 가라앉으셨나요.”

여이현이 차가운 눈빛을 보내자, 배진호는 흠칫 놀라며 입을 막았다. 그런데도 말은 멈추지 않았다.

“사모님 많이 힘드실 텐데 대표님이 가서 위로해 주세요. 잘 달래주시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지도 몰라요.”

급하게 덧붙인 듣기 좋은 말이었다.

여이현의 머릿속에는 온지유의 붉은 눈시울로 가득했다.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은 없었다. 물론 배진호가 한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출입문을 닫지 않고 나갔었다. 온지유는 줄곧 방에서 나오지 않았는지 출입문이 그대로 열려 있었다.

식탁 위에서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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