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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온지유는 여이현에게서 신경을 끄고 몸을 돌리려고 했다. 이 순간 여이현이 몸을 돌리다가 그녀를 발견하고 말했다.

“거의 다 되어가고 있어. 배고파?”

온지유는 발걸음을 멈추고 여이현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원하는 건 이현 씨가 빨리 나가는 것밖에 없어요.”

“10분이면 돼.”

여이현은 당당하게 동문서답했다. 그리고 온지유의 말에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 다시 몸을 돌려 요리에 집중했다.

10분 후, 그는 뜨끈뜨끈한 삼계탕을 들고나왔다.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고 손을 닦은 그는 온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 됐어. 이제 와서 먹어.”

온지유는 말없이 그가 두 시간 동안 준비한 삼계탕을 바라봤다.

‘임산부에게 좋은 음식이라니... 누가 보면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인 줄 알겠어.’

온지유는 조용히 걸어가서 그의 앞에 앉았다. 그가 뚜껑을 열자 모락모락 김과 함께 고기와 약재의 향기가 퍼졌다.

“꽤 훌륭해 보이지?”

여이현은 자신의 작품이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좁은 집안에 마주 앉아 있자니 다정한 신혼부부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숟가락을 들었다.

“아까 임산부한테 좋은 음식이라는 글을 봤어요.”

여이현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요리는 누구나 할 줄 알았다. 간장계란밥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삼계탕처럼 제대로 된 음식은 그도 처음이었다.

“내가 떠줄게.”

그는 닭다리와 국물을 그릇에 덜어줬다. 얼마 전 아이를 지우라고 요구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다정한 모습이었다.

온지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건가요?”

여이현은 잠깐 멈칫하며 그녀의 배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릇을 건네줬다. 그러나 온지유는 전혀 먹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는 이걸 먹을 수 없어요. 아이를 원하지 않는 이현 씨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요.”

여이현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온지유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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