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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여이현은 주변을 빙 둘러봤다. 그의 침실보다도 작은 집안에는 온지유의 물건만 놓여 있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늘 집 안을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래도 현관에 놓여 있는 복슬복슬한 토끼 슬리퍼는 약간 놀라웠다.

온지유는 어색한 표정으로 슬리퍼를 거두며 물었다.

“다 봤어요?”

여이현은 두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소파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여기서 지내는 거 괜찮아?”

“네.”

“가구도 모자란 집인데 괜찮긴. 도우미랑 같이 살다가 이런 데서 산다는 게 말이 돼? 어차피 당분간 이혼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그냥 내 집에 돌아가자.”

“아직도 이혼하겠다는 말이 장난 같아요? 저는 싸우고 가출한 게 아니에요!”

온지유는 그가 이런 식으로 달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했다. 이혼 얘기는 가벼운 마음으로 꺼낸 것이 아니었다.

“다 봤으면 나가요. 저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요.”

“남편이 아내 집에 있는 게 뭐가 문제야? 자꾸 그러면 동네방네 소문 내 버릴 거야.”

“도대체 뭘 원하는 건데요?”

온지유는 인내심이 바닥났다. 이제 와서 여이현이 고집을 부릴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반대로 여이현은 다리를 꼬고 앉으며 덤덤하게 눈썹을 튕겼다.

“뭐 딱히 원하는 게 있는 건 아니고, 분가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내가 여기에서 지내면 분가 안 해도 되는 건가? 편안한 생활도 지겹던 참인데, 가끔 평범하게 지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여이현 씨!”

온지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현 씨는 이런 곳에서 지내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침대도 일인용이에요. 당장 내 집에서 나가요!”

“내가 못 지낸다고 어떻게 확신해? 그 말을 들으니 더 증명해 보이고 싶네.”

말을 마친 그는 곧장 온지유의 침실로 향했다. 소녀다운 분위기로 꾸며진 침실에는 핑크색으로 가득했다. 참대에는 토끼 인형도 놓여 있었다.

그와 함께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그가 거리낌 없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온지유는 어쩐지 나체를 보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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