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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나민우는 곁에 놓여있던 술을 들고 들이켰다.

그는 늘 이성적이었다.

온지유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친구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온지유를 좋아한다고 인정한 날에도, 술을 먹고 그 기운에 취해 말이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었다.

나민우는 온지유가 여이현을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온지유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의 의지를 존중하고 싶었다.

나민우는 시종 여이현처럼 대범하게 나가지 못했다.

사랑받는 사람은 자신감이 생기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는 온지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여이현이 부러웠다.

나민우는 쓴웃음을 삼키며 잔에 술을 더 붓고 한입에 들이켰다.

손 옆에 놓인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진동했다.

나민우는 곁눈으로 힐긋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받을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저 끊임없이 술을 마실 뿐이었다.

온지유는 자리를 뜨고 택시를 불러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근처에 빈 택시가 없는지 앱을 켜 확인해 보니 대기 순번이 30을 넘어가고 있었다.

차를 타려면 아직도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듯했다.

여이현이 쫓아 온 것을 본 온지유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여이현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 이 시간에는 차를 탈 수 없음을 눈치챘다.

기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차에 탄 여이현은 온지유의 뒤에 따라붙었다.

그는 차창을 열고 외쳤다.

“타, 데려다줄게.”

온지유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필요 없어요.”

여이현은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집까지 차로 20분밖에 안 걸려. 걸으려면 1시간은 넘게 걸리잖아.”

“이미 차 불렀어요.”

“지금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차를 불러.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타.”

“신경 끄세요!”

온지유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어오는 여이현에 짜증이 났다.

여이현은 그대로 클락션을 울렸다.

길가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에 또 2번을 연속으로 울렸다.

“안 타면 뒤에서 따라가면서 계속 울릴 거야.”

여이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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