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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여긴 동떨어진 곳이라 내리면 몇 시간은 걸어야 시내로 나올 수 있어. 기분으로 고집부리지 마.”

여이현은 차창에 기대 창밖을 바라보며 가볍게 말했다.

온지유는 길을 보고 확실히 여기서는 몇 시간을 흙길 위를 걸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야생동물이 나타날지도 몰랐다.

안전을 위해 온지유도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았다.

때와 시간을 가리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방송국 앞에 차를 세우고 여이현은 간판을 보며 물었다.

“여기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던데.”

“그래요?”

온지유가 한마디 대답했다.

여이현이 깊은 눈동자로 온지유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네가 오지 않은 거지?”

온지유는 자신이 거절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여 대표님을 인터뷰하는 일은 아직 제게 들어오지 않아요. 들어간 지 열흘도 안 되는데, 아직 제가 할 수 있는 건 글 몇 자 적는 것 뿐이에요.”

여이현은 그 말을 일단 믿는 수밖에 없었다. 온지유의 말을 존중하기 위해서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잠시 생각하던 여이현이 또 물었다.

“날 인터뷰하면 너에게도 꽤 유리하지 않은가?”

온지유는 말없이 의문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무슨 뜻인 걸까? 온지유를 돕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하지만 그는 자기 일에 바쁘니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온지유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지유야.”

온지유는 바로 고개를 돌렸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나민우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나민우? 여긴 왜 왔어?”

나민우는 차 문을 닫고 말했다.

“회사를 옮겼다는 말을 듣고 잘 적응하고 있나 보러 왔는데. 잘 지내나 보네?”

나민우는 시선을 여이현에게 돌리며 말했다.

“우연이네요, 대표님도 계셨군요.”

여이현은 나민우를 보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만 돌아가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대표님, 여기서 만난 건 우연이 아닐 것 같은데요.”

“맞아요, 온지유씨를 보러왔습니다. 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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