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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말투는 날카로웠지만 행실은 그렇지 않았다. 여진그룹은 여태 많은 자선 사업을 해왔지만 여이현이 직접 나선 적은 없었다.

온지유는 다시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제가 오고 난 뒤 바로 당신이 와서 물품을 보내는 게 의심스럽다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더 묻지 않을게요.”

온지유는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이곳에서 여이현과 다툴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온지유에게 불만이 많은 듯한 표정이었다.

여이현은 온지유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자 눈살을 찌푸렸다.

이미 온지유에게 쌓인 불만이 많았는데, 이제는 심지어 그에게 쌀쌀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었다.

“아저씨, 아저씨!”

온지유는 열 명 남짓의 아이들이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넘어지는 게 무섭지도 않은지 쏜살같이 달렸다.

온지유는 아이들이 여이현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뒤를 돌아봤다.

아이들은 차창 앞에 몰려들어 호기심과 감사의 눈빛으로 재잘재잘 말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정말 최고예요!”

여이현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아이들과 접촉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열 명 넘는 아이들이 차 앞을 둘러싸고 있었다.

여이현은 자신이 아이들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의 아이들은 더럽고 어수선해 보였다.

그는 딱딱한 표정으로 거리를 두고 거부하는 기색을 보였다.

온지유는 여이현이 싫어할 것을 알았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이면 시끄럽고 방해가 될 테니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녀의 기억 속에서는 여이현이 어떤 아이에게도 다정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온지유는 아이들이 여이현을 화나게 할까 봐 걱정되었다. 자칫 이 물자가 다시 회수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보육원으로 돌아가려고 다가갔다.

“아저씨, 저 차들 다 아저씨가 부르신 거예요?”

차창에 붙어 있던 어린아이가 여이현을 순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여이현은 침묵을 지켰다. 그는 아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었다. 대기업의 대표인 그에게 보육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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