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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온지유는 방송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동료들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모든 사람과 말을 나눠 본 것은 아니었다.

눈앞의 채미소와도 말을 나눈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들었어요.”

온지유는 파일을 주워서 정리했다.

채미소는 기분이 언짢아 보였다.

“편집장님이 왜 이런 중요한 일을 지유 씨에게 맡긴 거죠? 지유 씨는 이제 온 지 얼마 안 되는데,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온지유는 채미소의 말에서 비꼬는 느낌을 받았다.

“저도 제가 이 일을 맡기에는 능력 부족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에 익숙했던 온지유는, 이 일이 매력적인 과제일 수 있음을 알고, 채미소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 일, 하고 싶어요?”

채미소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고, 온지유와 더 이상 엮이는 것이 자신의 급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듯 편집장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온지유는 채미소의 오만함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이 일을 맡고, 편집장님이 동의해 주는 것이 온지유에게는 더 좋았다. 방송국의 경쟁은 치열해서 많은 사람들이 10년을 일해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온지유는 큰 기업들을 상대하는 데서 경험이 많았고, 여이현과의 인터뷰는 있으나 마나였다. 안정희가 온지유를 이 일에 배정한 것은 능력을 봐서가 아니라, 온지유가 여이현 옆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인터뷰를 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유 씨, 미소 씨는 원래 이런 성격이에요. 자존심 강하고 자기가 제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옆자리 동료인 공아영이 말했다.

공아영은 나이가 많지 않았고, 방송국에 온 지 1년도 안 된 신입이다. 뉴스 관련 전공 졸업생이지만 경력이 부족해 주로 글 작성만 해왔다. 귀엽고 순진한 여자아이였다.

온지유는 파일을 정리한 후 자리에 앉아 말했다.

“고마워요, 전에도 이런 사람들을 만나 본 적 있어서 어떤 타입인지 알겠네요.”

경쟁이 심한 곳일수록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방송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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