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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심지어 약까지 써가며!

아이를 지우라는 요구조차도 듣지 않으려 한다.

눈앞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감히 이 여이현을 두고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여이현은 결국 온지유의 손을 놓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미 온지유에게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온지유, 넌 꼭 후회할 거야!”

단호한 몇 마디였다.

그 말을 들은 온지유의 상처 입은 얼굴을 뒤로 한 채 돌아섰다.

온지유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한 방울 두 방울 흘러내렸지만, 고집을 꺾지는 않았다.

여이현은 더 이상 뒤돌아보지도 않고 온지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온지유는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아, 붉어진 자기 손목을 꽉 잡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회오리쳤다.

온지유는 공허했다.

그러나 이런 공허함을 처음부터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단지 몇 번이나 실망을 겪고 나서야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이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온지유는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다.

더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여이현은 다시 나타났다.

다시 절망의 날들로 데려갔다.

그래, 온지유는 더 이상 불안한 삶을 원하지 않았다.

그녀의 선택은 옳았다.

그리고 후회해서는 안 된다.

온지유는 흐르지 말았어야 할 눈물을 닦고, 일어서서 다시 용기를 내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의 삶은 나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좋아질 것이다.

온지유는 여이현이 모든 것을 잘 이해하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기를 바랐다.

또한, 이번 일을 겪고 난 여이현도 다시는 온지유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남자란 자존심이 있어야 하고, 체면도 중요하니까.

미련이 남아 있었더라도, 온지유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밴 것을 알고 났으니, 이제는 더욱더 그녀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온지유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집으로 걸어갔다.

피곤했다. 그냥 푹 자고 싶었다.

--

여이현은 차 안에 앉아 차갑게 굳은 얼굴로 앞을 주시하며 칼날 같은 시선을 보냈다.

그래도 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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