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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지희 씨 빼고는 지유가 갈 곳이 없어요.”

여이현의 단호한 말투에서 심지어 냉담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온지유는 갑자기 일어나 앉았다. 그제야 그녀는 이미 날이 밝았음을 알게 되었다.

백지희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현 씨, 당신이 우습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꿈이 아니라 여이현이 왔다. 온지유는 침대에서 내려 방을 나갔다.

은회색 셔츠를 입은 여이현은 백지희와 거실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 백지희는 키가 160cm가 되었으나 여전히 여이현보다 많이 작아 보였다.

“이현 씨, 내가 바라는 것을 완성하기 위해 온 것이라면 당신과 함께 갈게요.

입술을 꾹 다문 온지유가 한 걸음씩 여이현을 향해 다가갔다.

여이현은 온지유가 입은 파자마를 눈여겨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도라에몽 캐릭터 그림, 그는 이런 스타일의 옷을 입은 온지유를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긴 머리를 어깨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채 화장을 하지 않아서인지 풋풋해 보였고 또 두 눈에는 맑고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여이현은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옷 갈아입어. 아침을 가져왔으니 밥을 먹은 후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여이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으나 온지유는 그가 강요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네.”

백지희가 옆에 있었기에 온지유는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백지희도 자신이 온지유를 말릴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온지유는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우유를 마셨고 달걀 반 개와 죽 몇 모금을 먹은 후 여이현에게 다가갔다.

“지희 씨, 이번 전시회 장소를 결정했어요?”

백지희는 여이현이 이런 질문을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아직 담당자와 협의 중이에요.”

여이현은 온지유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진작 말하지 그랬어? 배지호한테 그쪽 담당자와 연락하게 할게. 옛친구거든.”

“잊었어요.”

온지유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여이현이 백지희의 일로 협박할 줄 생각지도 못했으나 겉으로는 이렇게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백지희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한 후 온지유는 여이현과 함께 아파트를 나서며 차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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