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3화

김혜연의 붉게 물든 눈가는 다소 슬퍼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신무열은 오랫동안 짝사랑했던지라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김혜연은 자신이 신무열에게 고백하면 신무열이 어느 정도 그간 그녀의 행동에 감동을 받아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신무열의 마음을 얻을 거라 생각했지만 전부 그녀의 착각이었다.

신무열은 날이 갈수록 그녀에게 차갑게 대했다.

서늘함이 맴도는 그의 까만 두 눈은 그녀를 증오하는 것 같기도 했다.

“만약 내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거라면 내가... 어떤 짓을 하든 후회하지나 마.”

신무열은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 정말로 살기가 생겨났다.

싫어하는 사람이 자꾸만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며 눈치 없이 굴지 않는가.

그는 절대 김혜연이 여자라서 봐줄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충분히 봐주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김혜연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무열이 이런 위협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할 말이 더 있었지만 신무열이 몸을 돌린 탓에 더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안돼! 이렇게 포기할 수 없어. 포기하란다고 포기하면 그동안 노력한 게 뭐가 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녀가 더 노력하면 언젠가 신무열이 자신의 진심을 받아주리라 생각했다.

한편 신무열은 김혜연을 두고 나온 후로 다시 별이의 곁으로 돌아왔다.

별이는 그가 혼자 돌아오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나이가 어리긴 했지만 별이는 사실 아는 것이 많았다.

김혜연이 자신에게 잘해주고 신무열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별이가 말을 하기도 전에 법로가 먼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별이도 아는 걸 네가 모르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신무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법로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김혜연에게 관심이 없었다. 이런 일로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평생을 보낼 생각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