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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난 당신이 싫어

상혁은 거의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뻔했다.

두 손은 하연의 허리를 감싸 안고 더 깊이 키스하고 싶었고, 더 많은 것을 원했다.

심지어 그녀를 방으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하지만 3초 후, 그는 끝내 하연을 밀어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도 깊었다.

“최하연, 자중해.”

하연에게 ‘자중’이라는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계속되는 거절에 하연의 자존심에는 큰 상처가 생겼다. 그녀는 곧바로 상혁을 놓아주고, 어색한 침묵 속에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너희 집 경비에게 연락했으니, 곧 너를 데리러 올 거야. 며칠 뒤 우리 집안의 백 년 기념식에는 올 필요 없어. 너와 나의 일은 우리 집안에서도 이미 알고 있으니, 어른들도 너를 괴롭히진 않을 거야.”

상혁은 일어서서 하연에게 등을 돌렸다.

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상혁도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결국 고개를 돌렸다.

하연은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고, 얼굴에는 이미 차가운 표정이 드리워져 있었다.

“난 당신이 싫어!!”

어렸을 때, 하연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떼를 쓰고 화를 내며, ‘싫어’라고 말하곤 했다.

“상혁 오빠 싫어!'

이전의 상혁은 하연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하연이 이런 말을 할 때마다 그도 마음이 약해지곤 했다. 실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상혁은 하연을 달래지 않고, 길목 쪽을 바라보았는데, 경비원이 이미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며 문을 등졌고, 하연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 손가락으로 강하게 입술을 문질렀다.

‘하연이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 쉽게 주어졌어.'

하연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나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서 모든 걸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상혁에게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연이 말하지 않아도 상혁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하연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문제는 단순히 하연이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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