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904화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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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말해봐

하연은 상혁의 그 차가운 시선에 순간적으로 가슴이 찔린 듯했다.

검은 셔츠의 윗단추 두 개를 풀어 젖힌 상혁은, 어두운 밤 속에서 강한 남성적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하연은 홀로 길가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상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파기하라고 했잖아.”

“당신이 직접 파기해요.”

하연은 그의 품에 서류를 밀어 넣었다.

상혁이 그것을 펼쳐보니, 하얀 종이 몇 장이었다.

그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하연을 내려다보았다.

“당신한테 거짓말했어요. 그날 서류를 잘못 가져오지 않았어요.”

상혁은 등을 돌리고 걸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하연이 그의 옷자락을 잡았고, 마치 작은 고양이처럼 상혁의 옷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상혁의 강한 체격을 붙잡는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었다.

상혁이 걸음을 떼자, 하연은 균형을 잃고 땅에 넘어졌다.

꽤 묵직한 소리와 함께 손이 바닥에 닿았고, 손목에는 금방 붉은 상처가 번졌다.

상혁은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그는 단 한 손으로 하연을 일으켜 다시 벤치에 앉혔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 상혁은 분노로 인해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고, 눈에서는 날카로운 빛이 뿜어내고 있었다.

“최하연, 네가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말해봐.”

하연은 고통을 참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당신을 보고 싶었어요. 당신과 얘기하고 싶었어요.”

“뭐 하러?”

상혁은 하연의 턱을 거칠게 잡아 그녀가 자신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보게 했다.

“그 남자를 위해서 발목까지 삐며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들고, 나를 이용해서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은 건데?”

그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고개를 든 하연은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이미 눈가가 뜨거워져 있었다. 억울함과 울컥하는 감정을 애써 삼켰다.

“그 사람 때문이 아니에요. 나는 그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

둘 다 명석한 사람들이었기에 굳이 더 말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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