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900화 저는 감당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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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저는 감당할 수 없어요

“공항으로 데려다주세요.”

하연은 눈을 감고 차창에 기대어 감정을 가라앉혔다.

한창명은 다소 놀란 듯 물었다.

“최하연 씨, 비행기에서 내린 지 두 시간도 안 됐는데, B시에서 F국까지는 비행시간만 6시간이에요. 몸이 괜찮겠어요?”

그의 말 속에서 걱정이 묻어나는 것을 느낀 하연은 애써 차분하게 대답했다.

“우리 업계는 출장에 자주 나가잖아요. 10시간 넘게 비행하는 일도 흔한 일이에요. 한 검사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지금은 최하연 씨의 얼굴이 너무 창백해요. 일단 쉬고 가는 게 어떻겠어요?”

한창명은 그녀의 의견을 묻지 않고 곧바로 기사에게 경로를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하연은 반박할 기운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손이현의 정체가 드러난 이상, 각지에 속속들이 소식이 전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때쯤이면 언론들이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할 터였다.

한창명은 하연을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공직에서 받은 집으로, 2층짜리 복층 구조에 독립된 정원이 딸린 집이었다. 출입구에는 경비가 상주하고 있었다.

그는 직접 하연을 부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가사 도우미에게 하연을 부축하게 했다.

“여긴 손님방이에요.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해요. 필요한 게 있으면 제 비서에게 말하면 돼요.”

이 집은 사각형 구조에 붉은 나무 가구들로 가득했으며, 생활의 흔적은 거의 없었다.

하연은 문가에 기대어 있다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한창명은 그녀의 웃음을 오해한 듯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최하연 씨의 집에 비하면 여긴 확실히 초라하죠. 호텔로 옮겨 드릴까요?”

하연의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그렇다면 최고층 스위트룸에서 묵고 싶어요. 가장 좋은 걸로, 하룻밤에 몇천만 원짜리로요.”

“그건 제 몇 달 치 월급이에요.”

한창명은 솔직하게 답했다.

“최하연 씨, 저는 감당할 수 없어요.”

하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었어요. 그리고 한 검사장님, 이젠 저한테 말을 편하게 하셔도 돼요. 그냥 ‘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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