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899화 다 나를 속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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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다 나를 속였어요

두 사람의 피부가 맞닿았다.

이현의 몸은 뜨거웠고, 하연의 몸은 차가웠다.

“한 팀장님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저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제가 가게에서 한 팀장님을 만났을 때도, 한 번도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잖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만나면서,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었나요?”

하연은 이현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구석으로 몸을 웅크리며 적대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녀는 매 순간 진실에 다가갈 뻔했지만, 이현은 늘 입을 다물고 있었다.

“제가 한 팀장님과 만나려 했을 때마다 당신은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도 당신은 제가 고통 속에서 헤매는 걸 지켜보기만 했죠. 당신 눈에는 제가 정말 바보처럼 보였을 거예요, 그렇죠?”

하연은 그동안 수없이 마음을 다잡으며 감정을 억눌러 왔지만, 핸드폰 너머로 이현이 스스로 한명준이라고 인정한 순간, 억눌렀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저는 하연 씨를 단 한 번도 바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이현은 한 단어, 한 단어 또렷하게 말했다.

“하연 씨를 바보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하연 씨 곁에 있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단지 하연 씨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어요. 하연 씨는 귀한 명문가의 아가씨이지만, 저는 뭐였죠? 고아에, 경찰에서 퇴출당한 사람, 얼굴이 망가진 불쌍한 사람이었어요. 하연 씨가 말해봐요, 제가 어떻게 최씨 가문의 귀한 아가씨와 어울릴 자격이 있었겠어요.”

하연의 가슴이 아프게 찔렸다.

눈앞의 이현은 과거의 한명준과 완전히 달랐다. 한명준은 밝고 자신감 넘쳤지만, 지금의 이현은 자신감 없이 침울했다.

차 안은 서로 억눌린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오랜 침묵 끝에, 하연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반쯤 무릎을 꿇고 그의 손을 잡았다.

“저는 그때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그 사람들을 신경 썼다면, 한서준과 결혼하지도 않았겠죠.”

이현의 눈이 눈물로 가득 찼다. 그는 괴로운 듯 물었다.

“그럼 지금은요?”

하연은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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