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871화 예산은 어느 정도로 잡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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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예산은 어느 정도로 잡으셨습니까?

상혁은 수많은 기자의 환호 속에서 당당하게 입장했다. 그의 옆에는 우아한 미소를 띤 주슬기가 나란히 걸었다.

두 사람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지만, 마치 의도적으로 과시하지 않으려는 듯 절제된 움직임을 보였다.

상혁은 신사적인 제스처로 주슬기의 의자를 빼주며 그녀가 앉도록 배려했다.

기자들의 카메라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두 사람을 포착했고, 그 모습은 곧 대형 스크린에 크게 비쳤다.

하연은 무심하게 시선을 돌리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서여은에게서 온 메시지가 도착했다.

[주슬기가 호텔 청소 직원으로 변장해 부상혁의 방에 들어갔대. 그 여자, 아무래도 4조를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같아.]

하연은 이미 로비에서 이 소문을 들었고, 참다못해 여은에게 그 진위를 물어본 것이었다.

여은은 언론계에 있으니 누구보다 그 이야기를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국, 그 말은 사실이었다.

여은은 혹시 자신의 말이 부적절했을까 봐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주씨 가문의 가주가 금융위원회의 일원 중 한 명이잖아. 부상혁이 주슬기의 체면을 세워주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 하연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혹시 문제가 있다면 직접 부상혁에게 물어봐.]

‘직접 물어보라고? 여은이는 모르는 모양이군. 우리 둘의 사이는 이미 많이 변해버렸어. 아마도 상혁 오빠는 더 이상 나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이때 단상 위에 서 있던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크리스티 경매사인 성지나입니다. B시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오늘 경매할 타이틀은 ‘태양광 홍보대사’이며, 시작가는 60억입니다. 경매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성지나는 몸에 꼭 맞는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경매 망치를 들고 있었다. 그녀의 태도는 여유롭고 기품이 넘쳤다.

성지나는 크리스티 부사장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매사로, 언론에서는 그녀를 두고 ‘영원히 우아하고, 영원히 욕망을 자극하는 여성’이라 평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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