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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스파이

그날 하연은 상혁과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상혁 역시 DL그룹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서로 간에 묘한 침묵 속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며칠 후, 정태산이 B시에 도착했고, 공식적인 행사를 마친 뒤 비로소 개인 일정이 시작되었다.

상혁은 고요한 정취가 흐르는 수연정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국악 공연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으로, 그의 방문 소식을 들은 주인은 특별히 유명한 명창을 초대해 무대에 올렸다.

지금 상혁은 정자에 서서 푸르른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고고한 양반가의 우아한 도련님을 떠올리게 했다.

황연지는 그곳에 도착해 상혁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가가며 말했다.

“부 대표님, 우희서 씨가 도착했습니다.”

연지 옆에 서 있는 우희서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도 여전히 단정한 얼굴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얼굴에는 은근한 매력이 감돌고 있었다.

“부 대표님.”

희서가 인사했다.

상혁은 호수에 핀 한 송이 연꽃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지난달에‘NIGHT'에서 10억을 벌어들여 1위를 했다고?”

희서는 솔직하게 보고했다.

“B시에는 재벌 2세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저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부남준이 좋아했어?”

“제 지위로는 아직 부남준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남희가 중간에서 처리했습니다. 남희는 다음 주에 부남준이 돌아오면 저를 부남준과 만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NIGHT’은 단순한 클럽이 아니었다. 클럽이란 돈만 있으면 부유층이나 연예인이 쉽게 열 수 있는 곳이지만, ‘NIGHT’ 같은 최고급 클럽은 엄청난 인맥과 자본 없이는 성립할 수 없었다.

한때 ‘NIGHT’은 단속으로 큰 타격을 입었으나,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 안에는 유능한 인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모두 남희의 지휘에 따랐다. 그리고 그 남희 위에는 바로 부남준이 있었다.

우희서는 저번 단속 이후, 부상혁이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스파이’로서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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