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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적합한 사람

“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원래는 B시의 일을 마치면 바로 떠나야 했지만, 시간을 일부러 남긴 이유는... 너희도 알 거다.”

상혁은 깊은 눈빛으로 말끝을 맺었다.

“한 검사장님께서 저와 대립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한 검사장님께 절대복종하며, 수도로 무사히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한창명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저는 떳떳하니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상혁은 고개를 살짝 들며 미소를 띠었다.

“됐어, 됐어.”

정태산은 두 사람의 기 싸움에 머리가 아픈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번에 우리 마누라가 창명이 너랑 최 사장님을 엮었던 거, 취소야. 우리 마누라가 단단히 잘못 생각했더군.”

“취소요?”

한창명은 찻잔을 들고 찻물을 살짝 불어가며 말했다.

“최 사장님은 제게 그런 말을 한 적 없는데요.”

그 시각 하연은 주경미에게 답하고 있었다.

“사모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와 한 검사장님은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상혁은 눈길을 한 번 보내며 말했다.

“한 검사장님은 남녀 관계에 아주 서툰 편이신가 보네요. 여자가 직접 말해줘야 알 정도로요?”

한창명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우리 두 사람의 일에 부 대표님께서 끼어들 자격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무대에서는 여전히 국악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고, 상혁은 무심한 듯 앞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연아!”

병풍 너머였지만, 소리는 명확하게 들렸다.

하연은 순간 멈칫했고, 주경미도 깜짝 놀랐다. 상혁이 이렇게 대놓고 사람들 앞에서 하연을 부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주경미는 하연에게 가서 함께 가자는 신호를 보내며 앞서 걸었다.

“상혁이었네. 창명이도 여기 있고, 참 오랜만이야.”

“사모님.”

한창명은 일어나서 주경미에게 인사했다.

상혁은 그런 인사를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연아, 한 검사장님이 네 마음을 모르고 있으니, 오늘 한번 확실하게 얘기해줘.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끝났다고.”

‘연아’라는 호칭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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