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49화 정말 내 앞에 나타난다면

하연은 왕아영의 말에 충격을 받은 채 잠시 말을 잃었다.

그 틈을 타 왕아영은 하연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

“모르셨나 보네요? 친구라고 하셔서 당연히 알고 계실 줄 알았는데요.”

하연은 손에 든 가방을 꼭 쥐며 불길한 예감이 느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한명준 씨, 지금 어디에 있나요?”

왕아영은 하연을 살펴보더니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

“우리가 어디서 본 적 있던가요... 아, 기억났어요. 며칠 전에 HD그룹 본사에서 봤죠. 그때 최하연 씨도 거기 있었잖아요.”

하연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저는 DS그룹의 사장으로, 최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맡고 있습니다. 혜성그룹과는 경쟁 관계였죠. 한씨 가문 문제와 상관없이, 왕아영 씨도 저를 알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연은 왕아영이 일부러 자신을 무시하는 것임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도.

왕아영은 입꼬리를 비틀며 고개를 돌렸고, 정면으로 답하지 않았다.

“최 사장님, 아무래도 착각하신 것 같네요. 이제 DS그룹과 혜성그룹은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HD그룹은 이미 두 회사의 협력 결정을 공개했거든요. DS그룹은... 이미 탈락했습니다.”

왕아영의 도발적인 말에 하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게 말씀하시기엔 아직 이른 것 같네요. HD그룹이 업계의 선두 주자일 수는 있지만, 그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후발주자들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연의 말을 들은 왕아영은 조용히 탁자 위에 자료를 내려놓았고, 손으로 탁자를 짚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최 사장님이 말하는 ‘선두’라는 개념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사실, 내가 B시에 온 이유는 최 사장님이 엉망진창인 한씨 가문을 우리 왕씨 가문에 떠넘겼기 때문이죠. 그게 아니었다면, 난 절대 여기 오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 왕씨 가문은 대대로 학문을 중시하는 집안이에요. 우리 언니 일로 명성이 실추되지만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밖으로 나올 일도 없었을 거예요. 결혼은 아직 못했지만, 다행히 업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