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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불안감

다음 날, 하연이 눈을 떴을 때 상혁은 이미 방에 없었다.

아침 식사 중에 하연은 정태훈에게 입찰 상황에 관해 물었다. 둘이 모든 이야기를 나눈 후,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럼 오늘 상혁 오빠는 정말 바쁘겠네.”

어차피 오전부터 준비가 시작되고, 오후에 입찰이 진행되니 하연에게는 외출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네, 맞습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저녁 8시 전에는 돌아올 거야. 상혁 오빠가 나를 찾으면, 내가 축제에 갔다고 전해줘. 괜히 걱정하지 말라고도 해주고.”

태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살짝 놀란 듯 물었다.

“혼자 가시려고요?”

하연은 태훈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정 실장도 나랑 같이 가고 싶은 거야?”

태훈은 당황한 듯 웃으며 손을 저었다.

“최 사장님, 농담 마세요. 저는 그저 사장님의 안전이 걱정돼서 그렇습니다. 부 대표님이 사장님을 혼자 보냈다는 걸 아시면 분명 화를 내실 거예요.”

하연은 한숨을 쉬며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러고는 자세한 설명 대신 차분하게 말했다.

“정 실장이 지금 하는 말, 나도 기분이 썩 좋진 않아. 지금 정 실장이 충성을 다해야 할 사람은 나야, 상혁 오빠가 아니라.”

태훈은 그제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듯,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

외출하기 전, 하연은 샤워 했다.

어제저녁 깊은 밤.

하연이 어렴풋이 잠들어 있던 사이, 상혁이 그녀를 뒤에서 꼭 안아왔다.

상혁의 몸에서는 비 내린 뒤의 습기와 샤워 후의 잔향이 묻어 있었다. 뜨겁고 강렬한 그의 체온이 하연에게 전해졌고,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다.

하연은 반쯤 깨어서 나지막이 물었다.

“오빠...”

상혁은 말없이 그녀의 입술에 입맞춤했다.

하연이 완전히 깨어났을 때, 결국 말했다.

“나, 샤워 안 했어요.”

“나중에 하자.”

그 말과 함께 상혁은 하연을 불빛 아래로 이끌었다. 그는 하연이 먼저 움직이길 원했다.

하연은 이런 순간들에 대해 어느 정도 보수적이었다. 매번 그녀는 불을 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상혁은 고집스럽게 불을 켜둔 채 그녀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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