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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어째서 아무런 자국이 없지?

방두진이 회의에서 제시한 일부 데이터는 부남준조차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이었다.

회의 내내 부상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방두진의 손에 쥐어진 원고와 모든 발언은 부상혁의 손길이 닿은 것이 분명했다. 특히 방두진이 결단을 내리듯 던진 말은 더욱 그랬다.

“제가 있는 한, DL그룹과 운성시 휴양지 협력 문서에는 제 서명이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방두진이 그렇게 말하게 만든 사람이 부상혁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상혁이 지금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 DL그룹 내부 일에도 깊이 관여하며 이 전쟁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하연에게 강하게 상기시켜 주었다.

“하연 씨, 지금 업무 중이었어요?”

이현은 그녀의 뒤를 천천히 따라오며 물었다. 하연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손 선생님, 오늘 함께 해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커피 한 잔 사드릴게요.”

“저는 커피 안 마셔요.”

하연이 다른 메뉴를 생각하던 중, 이현이 길가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정과는 괜찮아요. 그건 한 번 마셔볼 만하거든요.”

하연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길가에 있는 젊은 아가씨들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몇 잔 드릴까요?”

“한 잔만 주시면 돼요.”

돈을 지불한 하연은 이현의 의아한 표정을 보고는 부드럽게 설명했다.

“사실, 저는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현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억해 둘게요.”

하연은 수정과를 받아 이현에게 건넸다.

“그럼, 우리 B시에서 다시 만나요.”

이현은 예의 바르게 두 손으로 수정과를 받으려 했지만, 하연이 갑자기 손을 기울이는 바람에 달콤한 물이 그의 팔에 쏟아졌다.

“어머! 어떡해!! 손 선생님, 미안해요! 제가 제대로 못 잡았어요.”

하연은 서둘러 휴지를 꺼내 이현의 소매를 말아 올리고 빠르게 닦아주었다. 젊은 아가씨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아깝습니다. 제가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

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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