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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내가 너한테는 장난감이라도 되는 건가?

핸드폰 너머로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복잡한 소음이 귀에 들려왔다. 상혁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들려왔다.

[청운산.]

“난 오빠를 못 봤는데요...”

[대웅보전.]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전화를 끊었다.

하연은 사람들 사이에서 당황한 채로 서 있었다. 밤바람이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흩날렸고,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웅보전은 이 사원의 중심에 있었다. 이내 사람들은 하나둘씩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오늘은 절을 왜 이렇게 일찍 닫지? 평소엔 9시까지 하는데.”

“누가 알겠어?”

하연은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불길한 예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사람들 속에서 이현이 자신을 기다리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현은 인파 속에서도 눈에 띄었지만, 하연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결국 인파의 흐름을 거슬러 대웅보전 쪽으로 향했다.

대웅보전의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안에서는 은은한 향냄새가 풍겨 나왔다.

약한 불빛 아래, 한 남자가 사찰 안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상혁의 평소 차분하고 온화한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고, 대신 거칠고 고집스러운 기운만이 가득했다.

그는 겸손함도, 존경심도 없이 그곳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한 손엔 여전히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부남준이 계속 밀어붙이려면 DL그룹의 리스크 관리를 통과해야 해. 책임자에게 말해. 부남준이 통과하게 두면, 그의 인생도 거기서 끝이라고.”

거대한 불상은 상혁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사악한 기운에 눌린 불상의 기세는 서서히 약해지는 듯했다.

“오빠.”

하연은 조심스럽게 상혁 옆에 무릎을 꿇으며 그를 불렀다.

상혁은 핸드폰을 꺼버리고 무심하게 옆으로 던졌다.

“입찰 회의는 잘 진행됐어요?”

하연의 물음에 상혁은 여전히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무심하게 대꾸했다.

“이런 큰일에는 신경도 안 쓰면서, 묻기는 왜 물어?”

하연은 상혁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오빠는 분명히 화가 나 있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해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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