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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넌 나한테 아들도 아니야

조진숙은 상혁에게 등을 진 채, 어항 속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며 미묘한 어조로 말했다.

“너, 아주 바쁜 사람이 되었더구나. 나를 만나려고 일정까지 조율해야 하다니.”

상혁은 표정을 거두고, 다른 어항의 먹이를 찾아 조진숙에게 건네며 말했다.

“저 바쁘지 않아요.”

“정말?”

조진숙은 분명히 화가 나 있었는데, 날카로운 어투로 말하며 상혁을 흘겨보았다.

“FL그룹에서 잘나간다고 하던데, 그쪽 일에만 온 마음을 쏟는다고 들었어.”

“황 비서가 그러던가요?”

“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그게 사실이냐는 거지!”

상혁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목소리는 차가워졌다.

“네, 맞아요.”

“맞아?”

조진숙은 화가 치밀어 올라 상혁이 건네준 어항 먹이를 단번에 쳐내며 바닥에 떨어뜨렸다.

“너, 얼마 전에 나한테 뭐라고 했니? DL그룹에서 잠시 물러날 수 있다고 했지. 하지만 네가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고는 안 했잖아. 그런데 지금 이 꼴이 뭐니?”

상혁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는데, 가슴은 들썩였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제가 DL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은 걸 탓하시네요.”

“최소한 뭔가 행동은 보여줘야지!”

“무슨 행동이요, 아버지에게 가서 사과하란 말씀이신가요?”

두 사람은 마주 서서 대치했다.

조진숙은 아들을 한동안 응시한 후 말했다.

“그게 잘못됐다는 거니? 나는 B시에 와서 송혜선과 정면으로 맞섰어. 송혜선의 행동은 원래 내가 무시할 만한 거였고, 신경 쓸 가치도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 부남준은 야망이 커. 이렇게 두면 DL그룹은 결국 부남준의 것이 될 거야.”

이때, 하연이 계단에서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다가 두 사람의 언쟁을 듣고 멈칫했다.

“진숙 이모...”

조진숙은 하연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여전히 상혁을 향해 경고했다.

“이제 너도 꽤 성장했구나. 네 회사를 차려서 잘나간다지만, FL그룹이 아무리 잘돼도 DL그룹의 손가락 하나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니? 부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이름, DL그룹의 이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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