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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뭘 그렇게 봐요?

옛날얘기를 언급하자, 이현이 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 나른한 모습을 보였다.

“다 지난간 일이잖아요.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서장님이 신경 쓰실 필요도 없는 일이에요.”

나호중이 이현을 살펴보았다.

당시 활기 넘치던 남자아이는 이미 성숙하고 듬직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모처럼 당시의 기질을 엿볼 수 있었던 나호중이 한숨을 내쉬었다.

“참 아쉬웠지. 너는 그때 팀에서 가장 용감하고 전도유망한 사람이었어. 근데 지금 꼴을 좀 봐라. 옛날에 네가 데리고 있던 양한빈도 팀장이 되었는데, 넌...”

이 말은 못이 되어 귀에 박히는 듯했다.

이현이 몸을 일으켰다.

“됐습니다, 나 서장님. 저를 좀 보세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까? 잘 먹고 잘 마시잖아요. 예전보다 못하다고 할 것도 없어요.”

나호중은 하려던 말을 멈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장실을 나서면 긴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는 막 출동에서 돌아온 듯한 경찰들이 보였다. 그들의 몸은 깨끗하지 않지만, 모두 의기양양하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현은 복도에 서서 한참이나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머릿속에 나호중이 한 말이 번뜩였고, 그의 표정도 옅어져만 갔다.

시선을 거둔 그가 한 줄기의 그림자로 시선을 옮겼다.

한 여자가 문 앞에 반쯤 엎드려 안쪽 상황을 자세히 살피려 했다. 들킬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재빨리 몸을 뒤로 빼며 민첩하고 교활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현의 입가에 다시금 미소가 번졌다. 마주 오던 양한빈이 그에게 인사하려 했지만, 그는 검지손가락을 세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그 여자의 뒤로 다가가서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깜짝 놀란 하연은 온몸이 거의 튀어 오를 뻔했다.

“어떻게 손 선생님이...”

그녀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뭘 그렇게 봐요?”

“상혁 오빠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녀는 잘못을 저지르고 벌서는 학생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현이 안쪽을 힐끗 바라보았는데, 상혁은 진술서 아래에 서명하고 있었다.

“제 설명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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