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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훌륭하진 않지

이현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사실, 부 대표님의 일을 제게 보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물고기가 먹이를 먹는 것을 주시했다.

“후에 HT그룹이 조사받기 시작하자, 이 사건이 발각될까 두려웠던 그 도시계획국장이 저에게 협력하자고 하더군요.”

이현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설마... 그까짓 협력 따위로 십여 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원래 없었던 것처럼 둔갑했다는 겁니까?”

“HT그룹의 한서준 대표는 좋은 분이셨어요. 그 사람들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충분한 배상금을 지불했거든요.”

이현은 꿈쩍도 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요?”

상혁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손 사장님은 참 정의로운 것 같네요. HT그룹과 같은 기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기업이라면, 어떤 기업이라도 싫어합니다.”

이현이 한마디 한마디 대답했다.

“그럼 HT그룹이 무너지기를 바라겠네요?”

탐색적인 질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현이 조금 긴장을 풀며 말했다.

“그건 부 대표님께서 하실 일이지, 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그냥 해본 말이었어요.”

이 말을 마친 상혁이 옆에 있는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현의 곁을 지나려던 찰나, 멈춰선 그가 말했다.

“내일 또 오겠습니다.”

어둡고 좁은 복도를 가로지르는 상혁의 그림자는 경쾌하고 가벼워서 안개처럼 떠 있는 듯했다.

황연지가 상혁의 뒤를 따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훈이 빠른 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아까 부 대표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룸으로 들어선 이현이 조금 전까지 상혁이 있던 위치로 걸어갔다.

“HT그룹이 무너지길 원하냐고 물었어.”

성훈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

“설마, 진짜 신분을 알아낸 걸까요?”

이현은 상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단순한 탐색이 아닐 거라는 짙은 의심이 들었다.

“이수애는 요즘 어때?”

“예전처럼 먹고 마시고 놀면서 사모님 놀이나 하고 있어요. 한서준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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