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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뛰어내리면

문어귀에 바짝 붙어있던 하연은 여생을 강탈당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녀는 황급히 핸드폰을 켜고 정태훈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바로 이때, 밖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왔다.

“WA그룹 대표의 사채 관련된 일은 조사가 끝났나요?”

말하는 사람은 한창명이었다.

“아직 조사 중입니다만, 요즘은 주요 은행의 승인 절차가 복잡해서 사채를 쓰는 게 훨씬 편리합니다. 이자율도 20%에 달해서 불법도 아니고, 유죄로 확정하기도 어렵죠.”

이 말을 들은 한창명이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최근 몇 년간 3개의 기업이 사채를 갚지 못해 파산했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수두룩했어요. 그런데도 그 사람에게 문제가 없을 거라고 100% 확신할 수 있습니까?”

“작년에 B시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냈던 대기업 DS그룹의 이사도 사채로 부동산에 투자하다가 감옥에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 자금들은 다 서태진의 사채에서 나온 거였고요. 이 비서, 좀 더 엄밀하게 조사해 보세요.”

남자의 목소리는 엄숙하고 진지했다. 이현오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문에 기대어 있던 하연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

‘호현욱에 관한 얘기구나.’

‘부남준이 말한 약점이 이거였어. 몰래 사채업을 하다니, 서태진은 정말 미쳤어. 아마 몇 년간 재미를 좀 봤기 때문에 여태 계속해 온 거겠지? 그런데 갑자기 한 검사님이 대대적인 조사를 하겠다니까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던 거고.’

‘정말 그렇다면... 사채업이 터지기만 하면, 공사 책임자인 상혁 오빠에게도 영향이 미칠 게 분명해.’

‘그건 안 돼...’

한창명은 여전히 업무를 지시하고 있었다. 하연은 손잡이를 비틀어 보았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그녀는 창가로 걸어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곳은 2층이었고, 아래에는 화단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잔디는 텅 비어 있었으며, 모두 딱딱한 흙으로 덮여 있었다.

‘뛰어내리면 골절이 되진 않아도 타박상 정도는 입을 수 있을 거야.’

이현오가 그녀에게 진짜로 손을 대지는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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