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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무력감

“언니, 전 이방규를 일부러 해친 게 아니에요.”

선유는 울먹이며 말했다.

하연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그녀가 모든 상황을 알게 되었음을 의미했다.

“알고 있어, 네가 그럴 리 없지. 이방규가 나쁜 마음을 품은 거야.”

하연은 서둘러 선유를 달래며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송년회 당일, 이방규는 나운석이 선유의 곁에 없을 때, 선유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불순한 의도를 드러냈다. 선유는 격렬하게 저항하며 근처에 있던 술병을 집어 이방규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로 인해 이방규는 심각한 뇌진탕을 겪었고, 그는 그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선유를 고의적인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는 CCTV도 없었고, 두 집안의 대립이 얽혀 있어서 경찰도 사건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선유는 하연의 품에서 한참을 울고 나서야 하연이 물었다.

“너희 아버지는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셔?”

“...”

선유는 더욱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대신 옆에 있던 운석이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 은행장님의 말씀으로는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았으니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셨어요.”

하연은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딸을 끔찍이 아끼는 하민철이 이토록 이익을 따지는 사람이었다니 의외였다.

“하 은행장님은 이방규의 집안을 무서워하셔서 그렇게 결정하셨어요!”

운석은 분노에 찬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은행의 내부 위기를 해결하는 데 딸의 명예를 희생하려는 게 하 은행장님의 해결책이라니, 정말 누구한테 말해도 절대 이해가 안 되는 일이예요!”

“무슨 위기?”

이 질문은 상혁이 던졌다.

운석은 잠시 선유를 곁눈질하며 말문을 닫았고, 결국 밖으로 나갔다. 상혁도 그를 따라갔다.

병실에는 하연과 선유만 남았다.

선유의 말을 통해 하연은 그날 밤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언니, 한서영도 아직 있는데, 이방규가 감히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에요.”

“한서영은 이방규에게 애초부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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