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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가득한 애정

하연은 상혁의 품에 기대어 손가락을 쉴 새 없이 꼬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 둔 게 있는데, 오빠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오빠가 동의하지 않으면 나는 안 할게요.”

이토록 진지한 모습을 본 상혁은 하연의 긴장과 불안을 느꼈고, 하연의 손을 잡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말해 봐.”

“한서준 아버지 본처의 죽음을 조사하고 싶어요. 그 죄를 저지른 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겠어요.”

하연의 말이 끝나자 상혁의 입술이 서서히 굳어갔다.

“한서영과 이 사건이 큰 관계가 없다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오늘 할머니 말씀을 듣고 난 후로 계속 마음이 불편했어요. 알면서도 외면할 수는 없잖아요.”

하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설명을 마치고 상혁의 대답을 기다렸다.

상혁은 눈을 내려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씨 집안의 일을 파헤친다는 건 한서준과 한서준 쪽의 모든 사람과의 대립을 의미하는 거야. 그럴 각오가 돼 있어?”

왜냐하면, 조사의 결과는 분명 한씨 집안에 큰 타격을 줄 것이고, 나아가 HT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하연은 상혁이가 자신이 한서준과의 관계를 신경 쓰는 줄 알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조사를 결심한 이상, 한서준이 무서워서 못 할 이유는 없어요. 우리 둘 사이엔 이미 그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아요.”

상혁은 소파에 반쯤 몸을 기대고 근육질의 가슴을 드러내며 물었다.

“그럼 넌 어떤 신분으로 조사할 생각이야?”

하연은 순간 얼어붙었다.

사실 상혁의 말이 맞았다. 전처라는 신분도, 사장이라는 신분도 이 문제를 조사하는 데 있어선 모두 월권이었다.

“조사할 이유는 뭐야? 단순히 동정심 때문이야?”

상혁은 하연의 귀 옆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

하연이 왜 이러는지 상혁도 대충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마음속에 드문 위기감이 일어났다.

하연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침묵했고, 볼은 약간 부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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