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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무언의 압박

잠시 후 태훈은 칵테일바의 건물 앞에서 B시 가장 큰 건설자재 공급자인 문지상을 맞이했다.

문지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태훈에게 굽신거리며 인사를 했다.

“최 사장님께서 갑자기 만남을 요청하셔서 경황없이 달려오느라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거 참 죄송스럽네요!”

태훈은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

“저희 사장님은 그런 걸 따지는 분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만남에 응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문지상은 태훈을 따라 칵테일바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이리저리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방금까지 거래처 사람과 술을 마시고 있던 문지상은 갑자기 비서를 통해 높으신 분이 그를 만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도대체 무슨 일로 부른 건지 물어보지도 못했다.

“정 비서님, 혹시 최 사장님께서 무슨 일로 저를 부른 건지 알 수 있을까요?”

태훈은 길을 안내하며 대답했다.

“사장님을 만나면 자연히 알 게 될 겁니다.”

이에 문지상은 마음이 더욱 심란했다.

태훈이 문을 열자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술들을 진열되어 있었고 자리에 앉은 하연은 뽀얀 피부가 유독 더 눈에 띄었으며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문 사장님, 어서 오세요.”

하연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여기 앉으시죠.”

문지상은 하연의 미모에 잠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DS그룹의 사장이 패기 있고 능력도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미모까지 갖추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태훈은 바로 룸의 문을 닫아 바깥의 잡음을 전부 차단해 버렸다.

“최근 DS그룹에 실업 쪽의 사업 계획은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 최 사장님께서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신 걸까요?”

하연은 문지상에게 술을 한 잔 따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단지 최근에만 없는 것뿐입니다. 문 사장님이 B시 건설자재 공급 상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이라 들었는데 앞으로 만약 그쪽으로 사업이 있게 되면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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