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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어디까지 들었어?

“상혁아, 너...”

조진숙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하연을 보았다. 하연은 계단 위에 서 있는 남자와 눈을 맞추며 놀란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상혁 오빠, 언제 왔어요?”

상혁은 피곤했지만 지저분하지는 않았다. 방금 F 국에 도착한 건 아니었다. 상혁은 어이가 없어 손잡이에 기대어 웃었다.

“하연아, 정말 인연이 있네. 이렇게 만날 수 있어?”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하연은 화를 내며 다가갔다.

“피터에게 전화할 때 이미 F 국에 있었죠?”

상혁은 부인하지 않았다.

“일이 있었어.”

“제 차는요?”

“우리 집에 있어.”

“출국해도 몰고 오지 않았네요.”

상혁은 하연의 살을 바라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다음 만남의 기회를 만들려고 했어.”

순간 하연의 목이 빨개지며 뜨거웠다. 똑똑한 조진숙은 이 상황을 보자 물러서며 말을 하지 않았다.

“몸은 나았어요?”

하연은 나지막하게 물었다.

“거의 나았어.”

“안색이 안 좋아요.”

상혁은 갑자기 손을 뻗어 하연의 목욕 타월를 잡았다. 하연은 굳어졌다.

“상혁 오빠.”

상혁의 소리는 매우 가까웠다.

“옷깃이 헐렁하니 내가 묶어줄게.”

남자 모델의 유혹을 당하니 하연은 피가 끓는 것이 느껴졌고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됐, 됐어요?”

상혁은 동작을 멈추었다. 하연의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이 상혁의 손등에 떨어져 용암보다 더 뜨거웠다.

“최하연.”

상혁의 목소리는 쉬었다. 하연도 부들부들 떨었다. 상혁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옷을 갈아입어. 이러는 건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야.”

하연도 참지 못하고 돌아서서 문을 닫고 벽에 기대어 숨을 쉬었다.

‘누구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야!’

하마터면 통제하지 못했다. 하연이 침착해지자 평범한 잠옷을 갈아입었다. 나갈 때 상혁은 이미 계단에 없었다. 가정부가 말했다.

“부 도련님과 사모님이 서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하연은 손에 든 죽을 받았다.

“제가 가져다줄게요.”

서재 문은 반쯤 닫혀 있었다. 하연은 손을 들고 문을 밀려고 하는 순간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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