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빈은 심사 통과 사실을 알게 된 후 바로 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대단하네요, 최 사장님. 이런 능력이 있으신 줄 몰랐어요. 정말 에릭을 설득했어요.”하연은 주현빈의 흥분된 목소리를 들으며 조진숙이 차려준 야식을 먹을 준비를 했다.“주 회장님. 일을 했으니 약속한 건.”“걱정하지 마세요.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킬게요.”하영은 시름 놓고 고개를 끄덕였다.“심사는 통과했지만 귀사가 내부적으로 비밀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요. 아직 완전히 구현되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수작을 부리면 위험해져요.”비록 확정된 일이지만 조심해야했다.“당연하죠. 명령할게요.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게요!”눈앞에 놓은 장미차만 쳐다보자 상철은 조용히 은귀죽을 밀어주며 먹어라고 했다. 하연은 고개를 들자 조진숙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보고 있었다. 하연은 민망하여 숫가락을 들고 마셨다. 주현빈은 약속했다.“주 회장님. 크리스마스전에 해외와의 문제가 끝날 수 있어요?”“좀 급하네요.”주현빈은 생각했다.“사실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이 일이 성사되면 이익은 오래 지속 될 거예요.”“알아요. 하지만 확실히 급해요.”DS 하연과 호현욱의 베팅을 보르는 사람이 없다. 주현빈도 마찬가지이다.“최 사장님,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요.”전화를 끊자 상철은 그릇을 가져왔다. 안에는 놀랍게도 상혁이 껍질을 벗긴 새우가 가득 들어있었다.“곧 연말이라 걱정되?”“아직 목표까지 거리가 좀 있는 건 사실이에요.”하연은 깜짝 놀랐다.“상혁 오빠. 이렇게 많이 벗기면 손이 아프지 않아요?”새우의 껍질이 제일 땅땅했다. 상혁은 아무렇지 않게 물티슈로 손을 닦았다.“아직 시간 있어. 걱정하지 마.”“손 말이에요!”“멀쩡하잖아.”그러자 상철은 눈썹을 찌푸렸다.“어렸을 때 새우를 제일 좋아하잖아. 지금은 안 좋아해?”상혁의 손가락이 빨개졌다. 하연은 죄책감이 들었다.“좋아하지만 이렇게 할 필요가 없어요.”“좋아하면 돼.”상혁은 가볍게 말했다. 조진숙은 웃음이 떠질 뻔했고, 턱을
“그럼 둘째는? 어떻게 할 거야?”“DL의 권력은 제가 이어받을 거예요.”조진숙은 손을 천천히 내렸다.“하연에게 알리지 마. 이런 일에 손대면 안 돼.”상혁은 마른침을 삼켰다. 조진숙이 뒤돌자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빛과 마주쳤다.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상혁 오빠, DL에 돌아가기로 결정했어요?”하연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상혁은 최대한 가볍게 웃었다.“왜, 내가 못할 것 같아?”“아니요! 그저 당할까 봐 두려워요.”“당하는 건 한번 있어도 두 번은 용납 못해!”상혁의 안색이 엄청 어두웠다. 전혀 감정이 없어 하연은 겁에 질렸다. 하연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용기를 내여 상혁의 손을 잡았다.“상혁 오빠. 어렸을 때 DL에 간 적이 있어요. 지금 어떻게 생겼는지 잊어버렸어요. 가서 보고 싶어요.”상혁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가고 싶어?”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기태에게 내일 오후 비행기를 바꿔라고 했어요. 오전에 가도 돼요?”하연은 상혁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평소 DS 사장님의 카리스마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상혁은 웃었다.“그래.”다음날, 상혁은 대표님으로서 갑자기 돌아와 DL 그룹에 손란을 일으켰다. 아침 일찍 여자를 데리고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람들은 의논했다.“황연지이 짤렸어?”하지만 황연지는 예정대로 문서를 품에 안고 나타났다.“대표님, 10에 이사회가 열려요.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어요.”황연지의 시선이 하연에게 멈추었다.“이 분은...”눈길을 사로잡는 아람다운 외모에 활기와 지성이 부족하지 않은 아가씨로서 오랜 세월의 기질이 쌓여 있었다.“동생이야.”상혁은 머뭇거렸다.“하연아. 우리 비서, 황연지야.”짧은 30초 동안의 교류로 하연은 황연지가 유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눈에는 비서 답지 않는 욕심이 있다.“황 비서님, 걱정하지 마요. 오늘은 그냥 방문하러 온 거예요.”“제가 동행할 비서를 찾아올게요.”하연은 주머니에 손을 놓고 두리번거렸다. 디지털 기기와 신
“이유가 뭐예요?”“부 사장님께서 사무실에서 비서와, 놀고 있어요.”비서는 하연이 상혁의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솔직히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말을 듣자 하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남준은 그들의 말을 듣지 못했다. 그저 주먹을 쥐고 다가갔다.“왜 웃어?”하연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남준을 보더니 비서에게 물었다.“누구세요?”비서는 전전긍긍했다.“부, 부 사장님...”‘부.’하연은 그제야 눈 옆의 점을 보았다. 그 모습은 부동건을 닮았다. 남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넌 어느 부서의 사람이야?”비서가 대답하려하자 하연이 말렸다.“부 사장님이시군요. 제가 실례했어요. 오늘 새로 온 비서예요.”남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코트에 있는 로고를 보았다.“비서가 명품을 입고 출근해?”그리고 하연은 전혀 남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연은 바로 손을 꺼내 공손하게 말했다.“옷은 가짜예요. 디자인이 비슷할 뿐이에요. 부 사장님. 설마 직원이 모조품을 사지 못하게 해요?”남준은 눈썹을 찌푸렸다. 뒤에 있는 사람은 똑똑한 척했다.“부 사장님, 어제 새로 채용한 비서가 도착했을 거예요. 어제 부 대표님께서.”남준은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따라와!”하연은 앞으로 다가갔다. 비서는 말릴 틈도 없었다. 하연은 몰래 오케이 제스퍼를 취했다.‘큰일났어. DL에 큰일 날 거야.’원래 사무실은 부숴져서 남준은 다른 사무실에 들어갔다. 사무실은 원래 곳보다 두 배나 작았다. 남준은 부하와 일 얘기를 하여 평범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하연은 비서의 일을 하며 그들의 말을 들었다.“부상혁의 실권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몇 가지 큰 프로젝트가 내 손에 있어, 아버지는 날 믿어줄 거야!”“하지만 부 사장님, 신분이 있잖아요.”“허.”남준은 심호흡을 했다.“그럼 오늘 이사회에서 몇 표를 받을 수 있는지 봐야겠어.”하연은 아무런 표정 없이 잔을 잡았다. 부남준은 하연을 쳐다보았다.“이름이 뭐야?”하연은 고개를 숙였다.“하연이라고 부르면 되요
이때 부동건이 말했다. “남준, 일단 앉아.”남준은 진퇴양난이었고 하연을 째려보더니 그대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연은 눈치껏 자리를 피했고 문을 닫는 찰나 부동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혁의 말대로 해. 이번 프로젝트는 네가 책임지는 거로 하고 먼저 임주시에 가서 현지 조사부터 해.” 남준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아주 원치 않는 것처럼 보였으나 거절할 방법이 없었고 눈 앞에 있는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이었다. 이에 하연은 피식 미소를 지었고 얼른 엘리베이터 앞으로 향했다. 이때 방금의 비서가 쫓아 나오며 물었다. “최하연 씨, 뭘 한 건 아니죠?” 하연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제가 뭘 했겠어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봐요.” 하연의 미소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그녀가 막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순간 부남준은 배를 부여잡고 회의실을 뛰쳐나왔고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그 모습은 매우 우스꽝스러웠다. 회의는 끝났고 황연지가 가장 먼저 비서를 찾으러 왔다. “너 일처리를 어떻게 한 거야! 왜 최하연이 부 사장님의 비서가 된 건데?” “저, 저도 최하연 씨를 말릴 수 없었어요!” 부동건은 맨 뒤에 회의실을 나왔는데 남준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 애는 항상 네 편이구나.” 상혁은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고 뒤따라 나오며 대답했다. “안 그러면요?” “나도 네 편이야.” 부동건이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만약 네가 FL 그룹을 포기한다면 난 지금 당장 남준을 사직할 수도 있어.” “그럴 필요 있을까요?” 상혁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전 아버지를 난처하게 만들기 싫어요. 제가 알아서 할 게요.” “그런데 아버지, 이제 송혜선 아주머니 뵈러 가실 때 저 대신 말 한 마디만 전해주세요. 제 어머니를 괴롭히지 말라고요.” “그를 만나러 가? 그게 무슨 말이냐? 그가 진숙이한테 뭘 한 거냐!” 상혁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고 묵묵히 부동건 곁을 떠났다. 이때 황연지가
하연은 무의식으로 CCTV를 힐끔 보았는데 얼굴은 아주 아름다웠고 풍기는 분위기 또한 아주 우아했다. 남준은 정지 버튼을 누르고 눈살을 찌푸린 채 말했다. “부상혁이라 했지? 이 여자가 내 눈에 다시 한번 띄는 날엔 두고 봐!” 이때 비행기는 이륙했고 하늘을 가로 질러갔다. 마침 해외에서 출장 중이던 서여은은 하연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제일 빠른 티켓을 끊었고 두 사람은 공항에서 마주쳤다. “쯧, 이번 출장은 왜 이렇게 길었어? 외부에선 모두 네가 JJ 그룹과의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말이 많아. 진짜야?” 여은은 차문을 열며 떠보았다. 이때 하연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진짜야. 외부에서 또 뭐래?” “또 아직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거로 보면 십중팔구는 실패했을 거라던데?” 여은은 흥미진진하여 물었다. “정말이야?” 하연은 서여은은 쳐다보며 말했다. “맞춰봐.” “장난 치지 말고 제대로 말해봐. 이런 빅 뉴스는 성공이든 실패든 이번 달 실시간 검색어를 아주 뜨겁게 달구게 될 걸?” “뭐래!” 하연이 웃으며 말했다. “성공인지 실패인지 아직은 말해줄 수 없어. 하지만 이제 정확해지면 가장 먼저 너에게 알려 줄게.” “좋아!” 여은도 더 이상 하연이 난처할 까봐 묻지 하지 않았고 저녁에 클럽에서 모이자고 했다. 이에 하연도 거절하지 않았는데 며칠 간 힘들었으니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보려 했다. 늦은 밤, 클럽은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 찼고 사람은 차 넘쳤으며 도처에 부잣집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수두룩했다. 하연과 몇 사람은 가장 비싼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술을 몇 잔 마시던 하연이 주위를 돌아보다가 물었다. “가흔은 안 왔어? 합작이 어떻게 진전되어 가고 있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말이야.” 하연이 신가흔에 대해 묻자 정예나가 흥미진진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며칠 전 가흔이네 가계에 옷 가지러 갔다가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더니 죽어도 싫다는 거야. 계속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말이지.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 싶어 몰래
임모연은 짙은 화장을 했고 비웃는 듯한 눈빛과 공격성 넘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DS그룹과 JJ그룹이 협력한다는 건 이미 거의 확정된 사실이야. 곧 연말이 다가오는데 한서준 너 정말 나 안 도울 거야?” 모연 앞에 앉은 서준은 담배만 끊임없이 피웠고 시선은 계속 하연에게 머물러 있었는데 오늘의 그녀는 아주 기뻐 보였고 홀가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전에 서준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뭘 도와야 하는 건데?” 서준이 귀찮다는 듯 물었다. “난 하연의 이번 프로젝트가 절대 성사되게 둘 수 없어.” 모연이 아주 확고하게 말했다. 이에 서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모연, 대체 왜? 네가 뭔데 하연의 이번 프로젝트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거지? 말 했잖아, 절대 내가 그녀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야.” 이 말을 들은 모연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말했다. “옛 감정에 가득 잠겨 있네? 왜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말이야.” “네가 저 여자를 좋아할 진 몰라도 상대방은 이젠 아닐 걸? 모르겠어? 저 여자는 널 죽도록 싫어한다고!” “그런 김에 나와 함께 하는 건 어때?” 이 말에 서준은 태양혈을 누르더니 술을 한잔 벌컥 들이마시고 말했다. “더 할 말이 없으면 먼저 갈게!” “거기 서.” 모연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힘 있었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았다. “저 여자가 죽길 바라는 건 아니야. 단지 실패하길 바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모연은 한 걸음 한 걸음 서준의 뒤로 걸어가더니 손을 넓은 그의 어깨에 대고 말했다. “만약 최하연 저 여자가 당시 자기가 첫눈에 반했던 사람이 사실...” “그만 해.” 서준은 손바닥으로 모연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너 평생 이거로 협박할 거야?” 모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한 대표가 저 여자를 평생 신경 쓰는지 아닐지에 달렸겠지? 평생 신경 쓴다면 그것 또한 네 평생의 약점이 될 거니 말이야.” 서준은 지겨운 듯
이에 하연이 쳐다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진미화는 핸드폰 스크롤을 내리며 대답했다. “하정인의 아이가 사생아래요. 완전 빅 뉴스예요!” 하연은 의아한 듯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건 정말 사실이었다. 오전에 디스패치가 하정인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밝힌 지 얼마가 되지도 않아 오후에 곧바로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불륜남을 만나러 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심지어 아이는 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실시간 댓글창은 폭발하고 있었다. [다 아는 글자인데 왜 조합해 놓으니까 못 알아듣겠지?] [결혼했는데 다른 남자의 사생아가 있다고? 미친 거 아니야?] [남편만 완전히 멍청하게 바보 됐잖아?] 진미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탄했다. “제가 하정인의 매니저를 좀 아는데 당시 결혼할 때도 주위에서 말이 많았다고 해요. 이제 각 매체들이 바빠지겠네요.” 하연은 그 영상 속의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꽉 잡았다. “혹시 그 아이가 하정인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잖아?” “절대 아닐 걸요. 최 사장님, 저 아이가 하정인을 얼마나 닮았는지 한 번 보세요. 유전자는 거짓말을 못한다고요. 게다가 아이가 직접 하정인을 엄마라고 불렀잖아요.” 이에 하연은 심장이 철렁했고 바로 연락처를 뒤지더니 주현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연은 그 영상 속의 모자이크 처리된 남자가 분명 주현빈이라는 걸 눈치 챘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진미화는 아직도 주절주절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결혼도 했으면서 바람을 필 수 있죠? 정말 미친 거 아니예요? 스스로 자기 앞길을 망친 거네요.” 이때 하연은 갑자기 벌떡 일어났고 곧바로 사무실 밖으로 나갔는데 정태훈이 따라오며 물었다. “최 사장님, 무슨 일 있습니까?” “지금 당장 나와 함께 JJ그룹으로 가!” JJ그룹은 줄곧 해외와의 합작을 성사시키려 했고 앞으로 크리스마스라는 아주 관건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스캔들이 터지는 건 상장은 완
주현빈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최 사장님이 어떻게 오셨습니까?” “협력 파트너로서 와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주현빈은 태양혈을 주무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제 사적인 일 때문에 DS그룹에 피해를 끼쳤네요.”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아이는 정말 주 회장님의 아이가 맞습니까?” 하연이 앉으며 물었다. “네.” “저와 하정인은 확실히 몇 년 만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 쪽 사정으로 헤어졌고 그녀는 당시 저에게 임신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다 낳고 나서야 다시 연락이 왔고요.” 하연은 하정인의 이 수단이 놀라울 뿐이었다. 괜찮은 남편감을 찾아 결혼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한평생 돈을 지원해줄 돈줄도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그럼 주 회장님 부인께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별 것도 아니라는 거 최 사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집사람은 신경도 안 씁니다.” 이들의 결혼은 각자의 이득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기에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확실히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이라면 그게 뭐든 관심이 없었으니 말이다. “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을 지 몰라도 지금은?” 이 말에 주현빈은 잠시 멈칫했다. “혹시 이번 일을 사모님께서 폭로했을 가능성은 있나요?” 주현빈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저와 하정인 둘 뿐입니다. 다른 사람은 누구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정인의 남편은 이 사실을 알았잖아요. 주 회장님께서 당하신 것 같네요.” 주현빈은 침묵하고 말았다. “지금 하정인과 연락됩니까?” “현재 많은 매체들을 그녀를 노리고 있어서 연락하려면 아마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하연은 잠시 눈을 감더니 말했다.“여론이 이렇게까지 커졌으니 만일 F국 쪽에서 이 사실을 알기라도 한다면 우리 협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주현빈은 몸을 앞으로 내밀고 두 손으로 깍지를 꼈는데 머리가 깨질 듯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