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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약한 자를 괴롭히는 건 심호중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설기우, 이 X발 놈아!”

옹동철이 분노를 터뜨렸다. 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설기우의 검에 가슴을 찔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단 몇 분 사이에 사해파 제자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다 처리해버렸다.

“도적놈 주제에 감히 우리에게 덤벼? 제 주제도 모르는 놈!”

설기우가 장검을 휙 휘두르자 시뻘건 피가 사방에 튀었다.

“저기요! 방금 벽하파는 왜 꿈쩍도 안 했어요?”

진용이 고개를 돌려 보니 심호중 일행이 요지부동으로 서 있었다. 몸에 피 한 방울 묻지 않고 깨끗한 걸 보면 방금 싸우지 않은 게 분명했다.

“사해파 하나 처리하는데 금강파와 천학문이 나서도 충분하잖아요. 굳이 나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호중이 덤덤하게 말했다. 별다른 뜻은 없는 말이었지만 금강파와 천학문이 듣기에는 점잔을 빼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걸 보면서도 가만히 있었다고요? 벽하파는 어부지리로 보물을 얻겠다는 건가요?”

진용의 태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오해입니다. 절대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심연수가 바로 설명했다.

“방금 너무 빨리 끝났어요. 우리가 반응하기도 전에 사해파를 싹 다 처리했더라고요.”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에 심연수는 불안하기만 했다.

“흥!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

진용이 호시탐탐 노려보았다.

“진용 씨, 아무래도 벽하파가 우리와 같은 마음이 아닌 것 같아요. 손잡고 벽하파부터 해결하고 우리끼리 나눠 갖는 건 어때요?”

설기우가 갑자기 제안했다.

“하하... 나도 마침 그 생각이에요.”

진용이 씩 웃었다. 셋이서 나누는 것보다 둘이 나누는 게 더 좋은 건 사실이었다.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마!”

두 사람이 손을 잡자 심호중은 바로 칼을 뽑아 들고 더는 예를 갖추지 않았다.

“우리 벽하파는 사해파처럼 너희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싸우기 시작하면 쌍방 다 죽어!”

“다 죽는다고? 흥! 웃기고 있네.”

진용이 싸늘하게 웃었다.

“나와 기우 씨가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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