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9화

“그건 어렵지 않죠. 하지만 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풍자 할멈이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궁주님을 구해준다면 전의 일은 모두 없던 거로 하지. 원한다면 인여궁 제자 중 한 명과 결혼하게 해 줄게.”

“인여궁의 사람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구할 수는 있지만,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게 뭐야?”

“첫 번째, 사례금 1조 원을 주세요.”

“1조? 그냥 돈을 뺏어가지 그래?”

차연주가 급히 말했다.

“싫다면 이 말은 없던 거로 하겠습니다.”

“줄게, 주면 되잖아?”

풍자 할멈이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백수정을 살릴 수만 있다면 돈은 얼마를 주든 상관없었다.

“두 번째, 홍청하 씨를 인여궁에 돌아가게 하세요.”

“그래!”

풍자 할멈이 흔쾌히 수락했다. 이쯤이야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세 번째, 이 여자를 인여궁에서 내쫓고 평생 돌아올 수 없게 하세요!”

유진우가 차연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

장내가 술렁거렸다. 유진우가 이런 요구를 내놓을 줄은 몰랐다. 차연주는 인여궁의 후계자인데, 그녀가 내쫓긴다면 이제 누가 인여궁을 계승한단 말인가?

차연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외쳤다.

“너... 네가 감히 이간질해? 죽여버릴 거야!”

“제 조건은 이렇습니다. 모두 수락한다면 구해드리죠.”

유진우는 차연주를 신경 쓰지 않은 채 풍자 할멈에게 말했다. 차연주를 내쫓으라 한 것은 그녀가 역겨워서인 것도 있지만 홍청하를 위한 것도 있었다. 차연주가 있는 한 홍청하는 인여궁에서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

“앞의 두 가지 조건은 받아들이겠으나, 세 번째 조건은 어려울 것 같은데.”

풍자 할멈이 미간을 찌푸렸다. 차연주는 궁주가 아끼는 제자인데, 어찌 내친단 말인가?

“그럼, 생각 정리가 끝나면 다시 절 찾아오세요. 궁주님이 얼마나 버티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 말을 남긴 채 유진우는 뒤돌아 방으로 걸어갔다.

풍자 할멈의 표정이 돌변했다.

“잠깐! 가지 마! 그렇게 할게!”

“미쳤어요? 이놈이 절 내치라고 해서 정말 내치시게요?”

“궁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