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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헛소리하지 마!”

조군수는 조일명이 쥐여준 칼을 확 던져버렸다.

“선미의 성품이 어떤지 난 누구보다 잘 알아. 절대 이런 짓을 할 애가 아니야.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

딸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조군수는 부리나케 달려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자기 딸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광경을 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가법으로 다스리라고? 족장이 집에 없는데 누가 감히 가법을 써?’

“작은아버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어요. 성품이라는 게 얼마나 가치가 없는데요.”

조일명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보물 창고 열쇠를 작은아버지와 선미만 갖고 있어요. 만약 선미가 아니라면 설마... 작은아버지의 짓인가요?”

“무엄하다!”

조군수가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난 족장으로서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떳떳해. 절대 가문의 이익에 해가 되는 일 따위 하지 않아.”

“그럼 너무 이상하잖아요. 작은아버지도 아니고 선미도 아니라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닌가요?”

조일명이 이상한 말투로 비꼬았다. 그의 말에 사람들 모두 의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조군수가 평소 사심이 없고 공정한 사람이라고 해서 조선미가 결백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딸의 안위 문제가 달린 이상 아무리 정직한 사람이라도 공정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군수야, 보물 창고를 훔친 건 절대 작은 일이 아니야. 반드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해. 안 그러면 사람들의 화를 가라앉힐 수 없어.”

조군해가 진지하게 말했다.

“군수야, 네가 딸을 아끼는 마음은 잘 알아. 하지만 가문의 흥망성쇠가 달린 일은 절대 감정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돼.”

조군표의 표정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맞아요! 대대로 내려온 가업이 무너져서는 안 돼요. 조선미는 외부인과 결탁하여 보물을 훔쳤어요.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그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보물 창고 안의 재산 중에 그들의 몫도 있었다. 그런 창고가 털렸으니 분노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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