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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나서서 홍청하를 구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장 어르신이었다.

유진우가 소리를 지르자 장 어르신이 재빨리 나타나 쇠 채찍을 분질러버렸다.

“무엄하다!”

“간덩이가 제대로 부었구나!”

두 사람이 제지하자 인여궁의 제자들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검까지 뽑아 들고 달려들 기세였다.

유진우는 옆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앞으로 다가갔다. 온몸이 만신창이인 데다가 숨이 간들간들 붙어있는 홍청하를 본 순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공을 가로채는 것쯤은 아무 일도 없었던 척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일이 터지니까 누명을 씌우는 건 물론이고 고문까지 가했다. 정말 사람을 괴롭혀도 적당히 괴롭혀야지.

“같은 파벌 사람끼리 이렇게까지 심하게 때리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을 둘러보는 유진우의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우린 지금 배신자에게 엄벌을 내리는 중이니 제삼자는 당장 꺼져!”

풍자 할멈이 경고를 날렸다.

“여긴 제 구역입니다. 일이 터지면 당연히 저와 상관이 있죠.”

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이봐! 명령하는데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마. 괜히 불똥 튀고 싶지 않으면.”

차연주가 유진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유진우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웅크리고 앉아 허약한 홍청하를 부축한 후 상처 치료에 좋은 기혈단을 한 알 먹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저 사람들이 왜 청하 씨를 때리는데요?”

“인여경에 문제가 있대요. 사부님이 수련하다가 주화입마에 빠지셨는데 내가 몰래 모함했다고 단정 짓고 있어요. 난 억울해요. 난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요.”

홍청하는 창백해진 안색으로 겨우 고개를 내저었다.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맞아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했다.

“알았어요. 이 일은 나에게 맡겨요.”

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올려다봤을 때 눈빛에 싸늘함이 가득했다.

“당신네 인여궁 사람들은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다짜고짜 고문부터 해요?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흥! 저년은 속이 음흉하고 사부님까지 해치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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