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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사부님, 인여경은 큰 선배님이 구해오신 게 맞습니다. 제가 증언할 수 있어요.”

“맞아요. 전부 큰 선배님의 공이지, 저 남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청하 선배가 잘못 기억한 거 아니에요?”

몇몇 인여궁의 제자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보태며 차연주의 편을 들었다.

“너... 너희들!”

홍청하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후배들이 선배처럼 입 싹 닫고 헛소리를 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막무가내도 이런 막무가내가 없었다.

“청하야, 들었지? 사람들의 눈은 속일 수가 없어. 어디 한번 계속 변명해 봐!”

차연주는 우쭐거리며 비웃었고 마치 하찮은 인간을 쳐다보듯 했다.

인여궁에서 사부와 장로 몇 명 말고는 그녀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릇된 일도 그녀가 옳다고 하면 옳은 것이었다.

“사부님,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전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내키지 않았던 홍청하는 사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길 바랐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다 네가 틀렸다고 하는데 널 어떻게 믿어?”

백수정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 얼굴에 피곤이 가득한 게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다른 일 없으면 방에 가서 쉬어.”

그러고는 곧장 몸을 돌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부님!”

다급해진 홍청하가 백수정의 옷소매를 덥석 잡았다.

“전 정말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선배님이...”

“닥쳐!”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백수정이 홍청하의 얼굴을 가차 없이 후려갈겼다.

짝!

찰진 소리와 함께 홍청하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했다.

“감히 선배를 헐뜯고 어른도 윗사람도 안중에 두지 않아? 혼내지 않으니까 점점 기어오르는구나. 여기서 무릎 꿇고 해가 지기 전에는 일어날 생각 하지도 마!”

백수정의 낯빛이 어두워졌고 말투도 아주 날카로웠다.

“사부님...”

홍청하는 얼굴을 부여잡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사실을 바로잡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게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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