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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진우 씨, 미안해요. 내가 도움이 안 됐어요.”

홍청하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자책했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진우 씨가 고생했는데 결국에는 아무 보수도 얻지 못했네요.”

“보수 같은 건 아예 생각한 적도 없었어요. 그나저나 청하 씨는 인여궁을 떠날 생각이 없어요?”

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

조금 전 홍청하가 맞았을 때 기분이 불쾌했지만 나서지 않았다. 첫째는 이건 인여궁 내부의 갈등이고 둘째는 홍청하가 눈앞의 현실을 하루빨리 알아차리길 바라서였다.

“떠난다고요? 왜요?”

홍청하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인여궁은 기풍이 바르지 않아요. 그리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데... 아무튼 청하 씨 같은 사람이 있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유진우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봐요! 우리 사부님을 모욕하지 말아요.”

홍청하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내 말이 틀렸어요? 진실도 바로잡지 않고 막무가내인 파벌인데 앞날이 있다고 생각해요?”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사부님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요. 진우 씨가 몰라서 그래요.”

홍청하가 설명했다.

“이렇게 순진해서야 원. 사부라는 사람이 진심으로 청하 씨를 아낀다면 억울한 일을 당하게 했겠어요?”

유진우가 피식 웃었다.

“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도 청하 씨의 선배 편을 들어줬어요. 심지어 가장 큰 공을 세운 청하 씨더러 문 앞에 무릎까지 꿇으라고 모욕을 줬어요. 이게 사부라는 사람이 할 짓인가요?”

“그만 해요! 사부님은 절대 진우 씨가 생각하는 그런 분이 아니에요.”

홍청하가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요. 그럼 어디 두고 봅시다.”

유진우는 덤덤하게 웃기만 할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날 밤, 풍우 산장.

“으악!”

갑자기 처참한 비명이 밤하늘을 가르고 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비명을 지른 사람은 다름 아닌 인여궁의 궁주 백수정이었다.

인여궁의 제자들이 소리를 듣자마자 일제히 사부의 거처로 달려갔다. 그들이 마당에 들어섰을 때 백수정은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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