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노발대발했다. 하필 생사가 오가는 중요한 순간에 기름이 없다니, 그더러 죽으라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도련님, 어떡하죠?”거의 바닥난 기름을 보며 운전기사는 땀을 뻘뻘 흘렸다. 주변이 온통 허허벌판이라 숨을 곳도 없었다.“조금만 더 버텨. 지원병이 곧 도착해.”강백준이 이를 꽉 깨물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지원병이 제때 도착하길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만약 제때 도착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10분 후, 검은색 벤츠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결국 길가에 멈춰 섰다. 그 순간 승합차 십여 대가 우르르 몰려와 벤츠를 물샐틈없이 포위했다.차 문이 열리자 강린파의 엘리트 고수 수십 명이 기세등등하게 내렸다. 어떤 이는 총을 들고 어떤 이는 칼을 쥔 채 그를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었다.유진우는 장 어르신의 칼을 건네받고 벤츠 앞으로 다가가 발을 보닛 위에 올려놓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차 안의 강백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내려서 내 칼을 받아.”“인마, 함부로 나대지 마. 내 지원병이 곧 도착해.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여기 있는 놈들 전부 다 죽을 거야.”강백준이 흉악스러운 표정으로 협박했다.“불 질러서 차를 태워버려.”더는 그와 쓸데없는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태워버려!”장 어르신이 손을 흔들자 부하들이 기름을 가져와 벤츠에 냅다 부었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성냥에 불을 붙여 벤츠에 던져버렸다.화르르!불길이 순식간에 자동차 전체를 집어삼켰고 사나운 기세로 하늘 위로 치솟았다.“절 죽이지 말아주세요! 제발요.”당황한 운전기사가 재빨리 차에서 내려 무릎 꿇고 손이야 발이야 빌었다. 강백준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차 문을 걷어차고 부랴부랴 도망쳤다.“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장 어르신이 앞으로 달려가 강백준을 단번에 제압했다. 마스터급 이하의 무사 중에 본투비 대원만 고수인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강백준 같은 보잘것없는 실력을
“인제야 잘못한 걸 깨달았어? 네가 사람을 해칠 땐 오늘이 있을 줄 생각 못 했어?”머리를 조아리며 손이야 발이야 비는 강백준을 보고 있는 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고 두 눈에 찬 살기도 여전히 그대로였다.“내가 잠깐 머리가 어떻게 되었었나 봐. 사과할게. 그러니까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 줘. 날 놓아주면 앞으로는 정말 인간답게 살게.”강백준이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고 한 마리의 개처럼 비굴하기 그지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존심 따위 다 버렸다. 목숨만 부지할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었다.“왜 내가 너에게 인간답게 살 기회를 줄 거라고 생각해?”유진우가 싸늘하게 물었다.“나... 돈도 있고 인맥도 있어. 목숨만 살려준다면 그 어떤 조건이든 다 들어줄게.”강백준은 유진우를 회유하려 했다.“난 다른 조건 없어. 그저 네가 죽길 바랄 뿐이야.”유진우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죽이지만 말아줘! 제발. 날 살려두면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야. 널 더 높은 자리에 앉힐 수 있고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줄게.”당황한 강백준은 눈물 콧물 범벅이 되도록 울었다. 만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그 모습은 진작 사라지고 없었다.“관심 없어.”유진우는 다시 한번 칼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강백준의 등을 베었는데 기다란 상처가 생겨났다.그는 강백준을 바로 죽일 생각이 없었다. 죽을 때까지 공포와 고통이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게 할 생각이었다. 하여 강백준이 아무리 빌고 처참하게 울부짖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것이었다.유진우는 느리지도 급하지도 않게 강백준의 몸을 여기저기 찔렀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강백준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고 피를 철철 흘렸다.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유진우가 급소를 전부 다 피했다는 것이다. 강백준에게 더 많은 고통을 주려고 심지어 침을 놓고 약까지 먹이면서 지혈해 주었다.칼에 백여 번이나 찔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몰골이었지만 여전히 힘이 남았고 단지 비명만 처참할 뿐이었다.
적외선 빛이 유진우의 몸에 빼곡하게 나타났다.“셋...”안 장관이 손을 들고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했다. 말투가 매우 느리긴 했지만 위압감만큼은 아주 강했다. 특히 수많은 무장 병사들까지 더해져 더욱더 위압적이었다.“하하, 인마, 넌 결국에는 날 죽이지 못해. 네가 머리를 짜내서 날 상처투성이로 만들어버린들 어쩌겠어? 내가 죽지 않는 한 가문의 자원만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회복할 수 있어. 그런데 넌? 이젠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 신세가 돼버렸잖아. 내 말 한마디면 넌 바로 목이 날아갈걸? 일이 왜 이렇게 된 줄 알아? 네가 천민이어서 그래.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건 변함없는 사실이야. 천민이면 천민답게 굴어야지. 개미 새끼 한 마리 주제에 감히 나에게 덤벼?”강백준이 흉악스럽게 웃었다. 안 장관이 나타난 후로 그는 마치 승리를 손에 거머쥔 듯 배짱이 두둑해졌다.“강백준, 네 말이 맞긴 한데 아쉽게도 한 가지가 틀렸어.”유진우가 불쑥 말했다.“그게 뭔데?”강백준이 잠깐 멈칫했다.“너의 생사는 내 손에 달려있어.”말을 마친 유진우는 가차 없이 칼을 휘둘렀다.“안 돼!”“멈춰!”성난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왔지만 이미 늦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강백준의 목을 스치고 말았다.“너... 너 감히...”강백준이 두 눈을 크게 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목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오면서 목이 툭 떨어졌고 마치 공처럼 바닥에서 몇 바퀴 구르고 나서야 멈췄다.죽기 직전까지도 강백준은 유진우가 진짜로 자신을 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무주의 장관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이 녀석은 정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인가?“너... 너... 이 미친놈! 짐승만도 못한 놈아, 감히 강 장군님을 죽여? 오늘 그 누가 와도 널 구하지 못해! 총 쏴! 당장 쏴!”정신을 차린 안 장관이 노발대발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칼이 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꼼짝 마!”장 어르신은 한 손에
“너희들 도망 못 가니까 그만 발버둥 쳐. 지금 당장 죄를 인정하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지도 몰라.”안 장관은 계속 입을 나불거리며 압력을 가했다.연경의 재벌가인 강씨 가문은 세력이 탄탄했고 수단도 비상했다. 이런 엄청난 거물을 건드렸으니 죽음을 자초한 거나 다름없었다.“닥쳐!”장 어르신이 안 장관의 입을 후려갈기자 앞니 하나가 툭 빠지고 말았다. 안 장관은 더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고 화가 나도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두두두...헬기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더니 이내 바닥에 착륙했다. 기내 문이 열리자 강성덕이 결사대원 36명과 함께 살기등등하게 뛰어내렸다.비록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다들 최고의 실력을 지닌 무도 고수였고 게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강성덕의 명령 한마디면 결사대원들은 망설임 없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었다.“둘째 어르신, 드디어 오셨군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저놈들은 법 따위 우습게 알고 제멋대로 날뛰는 놈들이에요. 반드시 잡아들여서 엄벌을 내려야 합니다.”강성덕을 보자마자 안 장관이 소리를 질렀다.강씨 가문의 결사대원은 강하기로 소문난 존재들이다. 무도 고수를 상대하기에는 아주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안 장관, 왜 인질로 잡혀있어? 우리 아들은?”강성덕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불안감이 문득 밀려왔다.“그게...”안 장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명을 받고 지원하러 왔지만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되레 자신이 위험에 처하고 말았다. 이 상황을 설명하자니 참으로 난감했다.“더듬거리지 말고 빨리 말해!”강성덕이 호통쳤다.“물어봐도 소용없어. 네 아들은 이미 죽었어.”유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강백준의 머리를 발로 툭 찼다.머리는 마치 공처럼 십여 미터 날아가 정확히 강성덕의 발 옆에 떨어졌다.“뭐?”강성덕이 고개를 숙인 순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강백준의 머리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죽... 죽었어?”아들의 잘린 머리를 보며 강성덕은 믿을 수
그렇게 극적인 상황이 발생했다.유진우는 안 장관을 인질로 잡고 있었고 강성덕은 유진우를 죽이려 했다. 그리고 안 장관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고 총구를 강성덕에게 돌려 위협하는 수밖에 없었다.각기 다른 세 개의 세력이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안 장관, 감히 나와 등을 돌려?”강성덕이 흉악스럽게 말했다.“날 이 지경으로 몰아붙인 건 너야! 내가 살지 못한다면 같이 죽어야지!”안 장관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생사가 걸린 마당에 체면이고 뭐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 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그 소원 들어주지.”강성덕이 손을 흔들었다.“일단 방해되는 놈들부터 전부 해결해.”“알겠습니다.”결사대원 36명의 칼날이 순식간에 무주의 병사들에게 향하더니 마치 호랑이처럼 달려들었다.“총 쏴! 빨리 총 쏴!”안 장관이 연신 고함을 질렀다.탕, 탕, 탕...불꽃이 튀고 총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양측은 혼전에 빠졌다. 무주 병사들의 인원수가 많긴 했지만 결사대원들 전부 무도 고수라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날렵했다. 그 바람에 총을 정확히 조준할 수가 없었다.한 차례 전투가 휘몰아친 후 사상자가 절반이나 넘은 무주 병사와 달리 강씨 가문의 결사대원은 고작 몇 명만 경상을 입었다.피 튀기며 싸우는 양측을 보며 강린파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뭐야? 개들끼리 서로 싸운다고?’갑작스럽게 전투가 펼쳐졌고 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말았다.짧디짧은 2분 동안에 무주의 모든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강씨 가문의 결사대원은 많은 후보 중에서 신중하게 고른 후 엄격한 훈련을 거친 자들이다. 육탄전을 펼친다면 일반 병사는 절대 당해내지 못한다.“말... 말도 안 돼.”바닥에 널브러진 병사들을 보며 안 장관은 순간 멍해졌다. 결사대원들의 실력이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리도 무서울 줄은 몰랐다. 살인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고 아주 손쉽게 처리했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단단한 총까지 전부 잘려 나
“뭐야?”바닥에 굴러다니는 36개의 사람 머리를 보며 안 장관은 거의 실성했다.조금 전 결사대원 36명의 실력이 어떠한지 그는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완전 무장한 무주 병사들을 2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몽땅 도살해버렸다. 정말 괴물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사람이 그런 괴물들을 전부 죽여버렸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어... 어떻게 이런 일이!”강성덕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전부 강씨 가문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운 결사대원들이다. 그리고 혼자서도 백 명 정도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무도 고수들이다. 지금까지 36명이 힘을 합쳐서 패배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마스터급 아래의 무사 중에 그들의 상대가 될만한 자도 없었다.그런데 결과가 어떠한가? 유진우에게 전부 몰살당하고 말았다. 이게 진짜 인간이란 말인가?쿵, 쿵, 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36구의 머리 없는 시체가 하나둘 넘어졌다.강성덕은 사색이 된 얼굴로 연신 뒷걸음질 쳤다. 그의 두 눈에 충격과 경악, 그리고 공포 등 여러 가지가 한데 섞여 있었다.“너... 대체 정체가 뭐야?”강성덕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혼비백산했다.처음에는 유진우를 쉽게 처리하여 아들의 복수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유진우의 실력이 이토록 강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내가 누군지 넌 아직 알 자격이 없어.”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지금 너에게 두 가지 선택을 줄게. 분쟁을 그치고 앞으로 다시는 강남에 발을 들이지 않거나 지금 깔끔하게 죽는 것, 이 두 가지야.”그의 말에 강성덕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배후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다시 배짱이 생겼다.“인마, 네까짓 게 감히 우리 강씨 가문에 덤빌 수 있을 것 같아? 연경의 8대 재벌가 중에서 우리 강씨 가문이 4위야. 너 같은 삼류파 보스가 무슨 배짱으로 연경의 재벌가에 덤비는 건데? 지금 스스로 두 손을
곧바로 몸이 두 쪽으로 쪼개지면서 쿵 하고 바닥에 쓰러졌다.“헉...”칼 한 방에 몸이 쪼개진 강성덕을 본 안 장관은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은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땀과 오줌이 한데 섞여 주르르 흘러내렸다.유진우가 이토록 잔인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강씨 가문의 둘째 어르신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베어버렸다. 정말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은 없을 것이다.“보스, 인제 이놈만 남았어요. 그냥 다 죽일까요?”장 어르신이 다시 칼을 안 장관의 목에 겨누었다.“죽... 죽이지는 말아주세요!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안 장관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로 유진우의 발 옆으로 기어가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리며 빌었다.이번에는 정말 겁을 먹었다. 전부 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미친놈들이었다. 강성덕 같은 거물마저 손쉽게 죽여버리는데 그는 오죽하겠는가?“됐어요. 이 일은 저놈과 연관이 없으니 그냥 살려둬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보스, 강씨 가문 사람이 많이 죽어서 분명 엄밀히 조사할 겁니다. 만약 그냥 살려뒀다가 혹시라도 입을 함부로 놀린다면 나중에 후환이 끝이 없을 수도 있어요.”장 어르신이 귀띔했다.“그럴 일 절대 없을 겁니다.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것도 모릅니다. 오늘 아예 이곳에 온 적도 없고 여기 있는 영웅들을 본 적도 없어요. 가족들의 목숨을 걸고 맹세할게요. 제 목숨만 살려준다면 이 일은 무덤까지 안고 가겠습니다. 안 그러면 제 가족을 다 죽여도 할 말이 없습니다.”안 장관은 울며불며 머리를 조아리는 것도 모자라 가족의 목숨까지 걸고 맹세했다. 살고 싶은 욕구가 정말 극에 달했다.“죽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네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유진우가 무표정으로 말했다.“영웅님! 하나가 아니라 백 개 천 개라도 기꺼이 명을 따르겠습니다.”안 장관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칼로 저 강씨 가문 둘째 어르신이라는 자의
하룻밤이 빠르게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풍우 산장, 강린파의 모든 제자들이 상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영령전 문 앞에 서 있었다.영령전은 강린파의 위패를 모셔두는 곳이었다. 순직한 제자라면 영웅이 되어 영령전에서 모시게 된다. 한편으로 죽은 자를 그리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주의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영령전에 들어온 영웅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아낌없는 지원을 보낸다. 만약 자식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위로금을 보내 생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게 되면 강린파 제자들은 뒷걱정을 덜 수 있다.그 시각 영령전 문 앞.유진우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람 머리 두 개를 들고 맨 가운데 놓인 위패 앞으로 걸어갔다. 위패에 염룡파 당주 홍길수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길수야, 널 죽인 사람을 내가 다 죽였어. 너에게 속죄하게 하려고 두 사람의 머리를 잘라서 가져왔어.”유진우가 툭 던지자 강백준과 윤호의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서 위패 밑에 멈췄다.“너와 약속한 일은 반드시 해낼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앞으로 소현이는 내 딸이고 네 와이프는 내 친누나나 마찬가지야. 내가 죽지 않는 한 아무도 두 사람을 다치게 못 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눈을 감아.”유진우는 향 세 개에 불을 붙인 후 홍길수의 위패를 향하여 세 번 인사하는 것으로 존경을 표했다.“경례!”문 앞에 있던 장 어르신이 소리를 지르자 강린파의 모든 제자들도 허리를 굽혀 희생한 영웅들에게 존경을 표했다.어쩌면 언젠가는 그들도 희생하여 영령전에 위패가 놓일지 모른다. 하지만 제자들이 이렇게 그리워하고 존경해준다면 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 같다.“유진우, 나와!”그때 호통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지더니 누군가 풍우 산장 대문을 쾅 하고 걷어찼다.검은색 무사 도복 차림에 올림머리를 한 여자가 한 무리의 여군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다. 여군들의 기운이 남달랐고 눈빛도 날카로운 게 딱 봐도 일반인은 아니었다.“무엄하다! 너희들은 누군데 감히 강린파에 쳐들어와?”장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