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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얼마 뒤.

유진우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병원이었다. 체내의 독은 잠잠해졌지만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여보! 깼어요?”

유진우가 고개를 돌리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옆에 앉아있는 조선미가 보였다.

“선미 씨, 여긴 어떻게...”

유진우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남편이 쓰러졌다는데 당연히 와 봐야죠. 몸은 괜찮아요? 불편한 덴 없어요?”

“괜찮아요. 요새 과로해서, 한숨 잔 것뿐이에요.”

유진우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과로는 무슨, 중독된 거면서...”

옆에 선 홍길수가 중얼거렸다.

“조용히 해!”

유진우가 눈을 흘겼다. 조선미가 눈썹을 약간 찌푸렸다.

“중독이요? 어떻게 된 건데요?”

“약한 거예요, 약만 며칠 먹으면 돼요.”

“정말요?”

“제 의술을 못 믿는 거예요? 이깟 독 따위는 가뿐히 치료할 수 있어요.”

“그렇긴 하죠.”

조선미는 이제야 안심했다. 유진우는 못 고치는 병이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중독 정도야 그에게는 쉬울 터였다.

“됐어요, 제 걱정은 말고 선미 씨나 챙겨요. 며칠 사이에 너무 초췌해졌어요.”

“그 정도예요?”

조선미는 거울을 꺼내 들고 자세히 얼굴을 살피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

“길수 오빠...”

이때 한 임산부가 대여섯 살의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너희가 어떻게 왔어?”

홍길수가 의외인 듯 물었다.

“아빠!”

아이는 즐거운 목소리로 홍길수를 부르며 그의 품에 달려가 안겼다.

“아이고, 우리 딸!”

홍길수가 환하게 웃으며 아이를 안아 들고는 볼에 짧게 뽀뽀했다.

“오빠, 하루 종일 병원에 있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지? 우리가 먹을 거 갖고 왔어.”

임산부는 말하며 손에 든 도시락통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피곤하게 왜 그래? 한 끼 안 먹어도 안 죽어.”

홍길수는 툴툴대면서도 얼굴에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오빠는 괜찮아도, 유 선생님은 굶으면 안 되잖아.”

“아 맞다, 보스도 계셨지.”

홍길수는 이마를 탁 치고는 웃으며 유진우에게 말했다.

“보스, 여긴 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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