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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툭!

발 옆에 떨어진 비수를 본 순간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비수는 송만규가 선물한 게 맞았다. 그런데 어젯밤에 술을 마신 후 분명 방에 가져다 놓았었다.

아침에 황보 가문에 갈 때 딱히 신경 쓰지 않았는데 황보용명을 죽인 살인 흉기가 됐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다시 말해 지금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그였다.

“왜 아무 말이 없어? 다른 사람이 비수를 훔쳐 갔다고 말하려고?”

황보춘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마침 그 얘기를 하려 했던 유진우는 일그러진 얼굴로 다시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다른 사람이 훔쳐 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말해봤자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자식아, 이렇게 명확한 증거가 떡하니 있는데 또 뭐라 변명하려고?”

황보추가 성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아버지,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그냥 죽여요. 할아버지 복수를 해야죠.”

황보곰이 뒤에서 그를 부추겼다.

“진우 씨, 정말로 진우 씨가 스승님을 죽였어요?”

줄곧 침묵하던 송만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대체 왜요? 스승님은 진우 씨를 후계자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끼셨는데 왜 그런 잔인한 짓을 했어요?”

“우리가 당신을 얼마나 믿었는데. 어떻게 어르신을 죽일 수가 있어요? 정말 양심도 없는 사람이군요.”

무도 연맹 사람들도 나서서 아우성쳤다.

황보용명은 덕망이 높았고 무도 연맹에서도 그의 은혜와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사람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맹주님, 이 일은 정말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전 모함을 당했다고요.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 전 용명 맹주님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죽이겠어요?”

유진우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그건 너에게 물어야지. 너 대체 정체가 뭐야?”

황보춘이 무섭게 몰아붙였다.

“저 사람이 누군지 저 알아요!”

그때 인파 속에서 가면을 쓴 여인이 걸어 나왔는데 바로 어제 링에 올랐던 미녀 야수였다.

그녀는 유진우를 가리키며 표독스럽게 말했다.

“저 사람은 금오국에서 왔고 영살문의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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