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를 짓밟아 죽인 후 유진우는 허약한 조선미를 안고 차에 실었다.조선미가 뱀에 물린 부위는 이미 검푸른 자국으로 변했다.게다가 독소가 계속 퍼지고 있어 다리 전체가 마비됐다.“살짝 번거롭게 됐군...”유진우는 자세히 살펴보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일반 독은 가볍게 해독할 수 있지만 이번의 독사는 이상하리만큼 흉포했다!게다가 유진우는 약재도 없고 은침도 없어 의술을 펼칠 여건이 못됐다.이젠 입으로 흡입할 수밖에...“조하영 씨, 이리 와서 나 좀 도와줘요.”유진우가 고개 돌려 조아영을 불렀다.“저는 조아영이에요! 하영 아니라 아영!!!”조아영은 그의 말을 수정한 후 재빨리 차에 타며 물었다.“내가 뭘 하면 되죠?”“언니분 바지를 벗겨요.”유진우가 분부했다.“이봐요! 지금 뭐 하려는 수작이에요?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말아요!”조아영은 엉큼한 늑대를 쳐다보듯 그를 바라봤다.“언니분 몸에 독이 퍼져서 내가 전부 흡입해내야 해요.”유진우가 설명했다.“네?”조아영은 흠칫 놀라더니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상처 부위가 다리 안쪽인데! 설마 이 틈을 타서 진우 씨 좋을 노릇만 하려는 건 아니죠?”“사람 목숨이 달렸어요.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찬 거예요?”유진우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의사는 환자의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 못 들어봤나요?”“그런 것도 같네요.”조아영은 그의 말도 제법 일리 있어 보였다.“계속 멍하니 있을 거예요? 얼른 바지 벗기라니까요!”유진우가 다그쳤다.“네, 알았어요.”조아영은 감히 더 망설이지 못한 채 바지를 벗겼다.상처가 훤히 드러나자 유진우는 유심히 살피더니 고도로 집중하여 손을 대기 시작했다.비록 조금 당돌하긴 하지만 사람 목숨을 구하는 일이 우선 순이니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유진우는 재빨리 독을 빨아내기 시작했다.그는 한 모금 흡입하여 곧장 검은 피를 내뱉었다.그리고 또다시 흡입하고 내뱉었다.한시라도 쉬지 않고 이 동작만 반복했다.이때 혼미해 있던
황혼 무렵, 병원 모 병실 안에서.한잠 푹 잔 유진우가 드디어 깨어났다.다만 눈을 뜨자마자 괴이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진우 씨 안 죽었어요?”유진우가 소리 나는 방향대로 시선을 돌리자 조아영이 옆에 앉아 그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왜요? 내가 안 죽어서 몹시 실망했나 봐요?”유진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쏘아붙였다.“그게 아니라... 살짝 의외여서요.”조아영은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선미 씨는요?”유진우는 그녀에게 더 따져 묻고 싶지 않았다.“진우 씨 약 구하러 갔어요.”조아영이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듣기로 진우 씨가 블랙 스네이크의 독을 흡입했다고 하던데 그거 독성이 엄청 강해서 무조건 죽는댔어요! 아직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니까요!”“그러게요. 블랙 스네이크가 대단하긴 한가 봐요. 날 한잠 자게 했으니 말이에요! 역시 10대 기이한 독성 중의 하나답군요.”유진우가 감개무량하게 말했다.그의 체질은 어떠한 독성도 침입해 들어올 수 없다.그런데 블랙 스네이크의 독은 한잠 자고 나서야 해독이 됐으니 실로 대단할 따름이었다!“이 말이 왜 이렇게 이상하게 들리지?”조아영이 머리를 긁적거렸다.그녀가 미처 정신 차리기 전에 불쑥 두 사람이 병실로 들어왔다.한 명은 조선미이고 다른 한 명은 화려한 옷차림에 몸매가 섹시한 젊은 여자분이었다.그 여자는 조선미와 조금 닮아 있었다. 옷차림도 화려할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온몸에서 윗사람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진우 씨! 드디어 깼네요! 지금 좀 어때요?”조선미는 두 눈을 반짝이며 병상 가까이 다가왔다.“한잠 잤더니 많이 좋아졌어요.”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자, 이건 내가 방금 구한 비밀 약재예요. 얼른 물과 함께 복용해요. 이걸 먹으면 무사할 거예요.”조선미가 작은 흰색 병을 유진우의 손에 쑤셔 넣으며 온수 한 잔 따랐다.“비밀 약재라니 어떤 비밀 약이죠?”유진우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얕잡아보지 말아요. 이건 신의 강보현 씨
그 시각, 다른 입원실. 이 어르신은 정신을 잃고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장경화는 이씨 집안 사람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이상하네, 정정하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지시다니요?”“그러게 말입니다! 평소에는 건강하시던 분도 나이 앞에서는 안 되는 모양입니다.”다들 한숨을 푹 내쉬며 안타까움을 표했다.“할아버지는 어때요?”이때, 이청아가 하이힐을 신고 또각거리며 들어왔다.조금 전까지 회사에서 회의하던 그녀는 할아버지의 병세가 엄중하다는 소식에 바로 달려왔다. “청아야, 의사 선생 말로는 어르신이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한다...”장경화가 고개를 저었다.“뭐라고요?”이청아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할아버지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으셨잖아요.”“나도 믿을 수 없어. 운명이란 게 이런 것인가 보다.”장경화가 한숨을 내쉬었다.“의사는요? 의사 불러줘요!”이청아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쓸데없어. 한의사도 불러봤는데 병세가 이상하다고 하더라. 이유를 알 수가 없대. 이렇게 가다가는 돌아가실 거래.”“안...안 돼!”이청아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평소에 자기를 끔찍이 아끼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간다는 게 상상도 되지 않았다.“청아야, 내가 명의를 아는데 그분이 도와주실지도 몰라.”옆의 여호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명의? 누구요? 제 할아버지를 살려줄 수 있어요?”이청아는 정신을 차렸다.“설 의사라고 서울에서 온 의사인데 의술 실력도 뛰어나고 어떤 난치병이든 탕약만으로도 고칠 수 있대. 게다가 강보현 신의의 뛰어난 제자래!”여호준이 얘기했다.“강보현 신의의 제자?!”그 말에 사람들이 술렁였다.강보현은 신의로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니 다들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게다가 약왕이라고 불릴 만큼 의약계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그의 의술은 이미 신격화될 정도였다.그런 강보현의 제자라니, 설 의사도 보통이 아닐 것이 분명했다.“진짜 설 의사를 불러와 주실 수 있
“내가 못 한다고? 그래... 그럼 누가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데?”유진우가 물었다. 인제 와서 발견한 것이 있다면 여자와는 논리적인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지금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건 의술이 훌륭한 설 의사뿐이야!”이청아는 한층 진지해진 표정으로 얘기했다.“그래! 호준이가 이미 설 의사를 데려오는 길이야. 그가 나선다면 이 어르신도 곧 깨어날 거야. 너 같은 게 나대는게 아니라.”“설 의사? 그건 또 누구야.”유진우가 물었다.“흥! 너와는 다르게 설 의사는 강보현 신의의 제자야!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시지. 너보다 100배는 대단하시지.”장경화가 우쭐대며 얘기했다.말이 끝나게 무섭게 두 사람이 들어섰다.앞에 선 사람은 여호준이었다.그 뒤는 30대로 보이는 남자였다.남자는 긴 외투에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호준아, 어때? 설 의사를 청해왔니?”장경화가 재빨리 호준에게 다가섰다.“당연하죠.”여호준이 웃으며 안경 쓴 남자를 가리켰다.“이분이 바로 설 의사입니다.”“설 의사셨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설 의사는 외모도 수려하군요! 젊은 나이에 강보현 신의의 제자라니, 대단합니다!”“그러게요! 설 의사께서 오셨으니 이 어르신의 희망이 보입니다!”다들 아부하기 바빴다. 아무래도 강보현의 제자이다 보니 잘 보이고 싶은 듯했다.이후에 일이 있더라도 설 의사를 청할 수 있게끔.“솔직히 여호준 씨가 부탁한 것이 아니라면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한테 병을 보이려는 사람은 항상 줄을 서 있으니까요.”안경을 낀 설 의사는 고개를 쳐들고 그들을 깔보았다.“암요, 암요! 여기에 오신 것만으로도 저희의 영광입니다.”장경화를 비롯한 사람들이 허리를 숙이며 그를 떠받들자 그는 더욱 우쭐해졌다.“되었습니다. 전 매우 바쁘니 시간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빨리 치료하고 끝냅시다. 환자는 어디 있습니까?”“여기요!”장경화는 그를 끌고 이 어르신의 옆에 왔다.“음...”설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
차가운 이청아의 태도와 주위 사람들의 분노에 유진우는 할 말이 없었다.잠시 굳어버린 그는 그대로 나가버렸다.그가 뭐라고 하던 이곳의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흥! 진작 나갔어야지. 방해꾼 같으니라고.”“그러게! 제 분수도 모르는 주제에.”나가는 유진우를 보며 사람들은 욕을 퍼부으며 비웃었다.“설 의사, 눈치 없는 놈은 이미 쫓아냈습니다. 그만 화 푸세요.”장경화가 웃으며 얘기했다.“설 의사, 제 체면을 봐서라도 화 풀어주십쇼. 그래도 병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겠습니까. 일이 해결되면 꼭 보답하겠습니다!”여호준도 입을 열었다.“여호준 씨도 그렇게 얘기하니, 어쩔 수 없군요. 이번 한 번만입니다.”설 의사가 경고했다.“네! 무조건입니다!”사람들은 다 고개를 끄덕이며 여호준에게 감격의 눈빛을 보냈다.비교해 보니 유진우는 더욱 쓰레기 같았다. 진짜 도움을 주는 것은 여호준이었는데 말이다.“됐습니다. 일단 약을 가져오세요.”설 의사는 처방이 적힌 종이를 장경화에게 던져주었다.장경화는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했다.다행히 병원이라서 탕약을 달여오는 것은 간단했다.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따뜻한 탕약이 올라왔다.“조금 전에 저를 의심하던 사람이 있었죠? 오늘 제대로 보여드리죠.”설 의사는 호언장담하더니 모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어르신의 입으로 탕약을 부었다.뜨거운 탕약이 뱃속에 들어가자 어르신의 낯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차갑던 사지도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숨소리도 건강한 사람과 같았다.그 모습에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효과가 있습니다! 어르신의 낯빛이 좋아졌어요!”“과연 설 의사 십니다! 탕약 한 그릇으로 병을 치료하다니, 참으로 신기합니다!”“역시 강 신의의 제자십니다! 청출어람의 의술 실력입니다!”다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설 의사를 떠받들었다.“제 스승보다는 못하지만 스승님 실력의 80퍼센트 정도는 되니 불치병만 아니라면 다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설 의사는 오만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암요, 암
설 의사가 다시 진단했다. 현재 그의 맥박은 이상하게 뛰고 있었다. 놀란 설 의사의 눈꺼풀 근육이 튀었다.전혀 방법이 없었다.“이상합니다.”설 의사는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환자가 원래 허약하다 보니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습니다. 보아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십쇼.”“뭐요?”그 말에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다.반나절을 치료하고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니?“설 의사! 제발 제 할아버지를 살려주세요. 얼마가 들든지 돈은 필요하신 대로 드릴 수 있습니다!”이청아가 정신을 겨우 붙잡고 얘기했다.“전...”그가 뭐라고 얘기하려고 하자 문이 쾅 하고 열렸다. 그리고 유진우가 심각한 얼굴로 걸어 들어왔다.그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은침을 꺼내 빠른 속도로 이 어르신의 가슴에 꽂아 넣었다.윙~은침이 미친 듯이 진동하며 회전했다.투명한 기류가 이 어르신 몸속으로 들어가더니 심장을 붙들었다.“야! 너 뭐 하는 거야!”그 모습에 놀란 설 의사가 소리쳤다.“당신이 치료하지 못한다면 내가 합니다.”유진우가 차갑게 얘기했다.“누, 누가 치료하지 못한대?!”설 의사가 머리를 짜내어 변명했다.“이미 병을 치료할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네가 끼어드는 바람에 수포로 되었어! 병을 악화시켰다고!”“그러면 제 탓이라는 겁니까?”유진우가 차갑게 웃었다.“당연히 네 탓이지! 무슨 일이 생기면 다 네 책임이야!”설 의사가 소리쳤다.어찌해야 할지 탈출구를 찾고 있었는데 유진우가 직접 제 발로 들어와 희생양이 되어주니 감사할 따름이었다.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지경이었다.그의 명예도 지켰으니 다행이었다.“다른 건 못하면서 책임을 떠미는 것은 1등이네요. 강보현이 왜 당신을 제자로 받았는지 모르겠네요.”유진우가 작게 코웃음 쳤다.“너 이 자식, 뭐라는 거야! 죽고 싶어?”설 의사는 수치가 화로 되어 얼굴을 붉혔다.“당신이야말로 죽고 싶으면 어디 한번 덤벼봐요.”유진우는 슬쩍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설 의사는 굳어버린 채 공포심이 들었다.“유진우
“진... 진짜 깨셨어?”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놀라서 그대로 얼어붙었다.그저 뜨거운 물이 이 어르신을 치료하다니.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너무도 신기했다.“설마? 유진우가 진짜 이 어르신의 병을 치료했다고?”“신기하네. 설 의사도 하지 못한 일을 저 자식이?”얼굴에 생기가 돌고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온 이 어르신을 보며 모든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경악했다.그 순간 유진우를 향한 시선마저 달라졌음을 느꼈다.그들은 이 어르신을 치료한 것이 설 의사가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유진우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몸은 어떠세요?”이청아가 먼저 물었다.“이상하네. 몸이 춥다가도 덥더니 지금은 괜찮아.”이 어르신은 자기의 몸을 만져보며 신기하다는 듯 얘기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곧 죽을 목숨인 줄 알았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회춘한 느낌이었다.“어르신, 진짜... 괜찮으세요?”장경화는 믿을 수 없었다.“당연하지. 지금 정신도 말짱하고 힘도 넘치는 상태다.”이 어르신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한숨을 돌렸다.그리고 의문스러워졌다.언제부터 유진우가 병을 치료할 줄 알게 되었지?“아니, 그럴 리가 없어! 환자는 이미 죽을 목숨이었는데 어떻게 살린 거야?!”그제야 반응한 설 의사가 놀라면서 물었다.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설 의사는 이 어르신의 맥박을 짚어보았기에 그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놈이 어떻게?‘설마 나보다 더 강한 건가?’하지만 그는 강보현의 제자였다!“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나도 못하는 게 아니거든요. 돌아가서 스승한테서 많이 배우시길. 스승의 명성에 먹칠하지 말고.”유진우가 차갑게 얘기하자 설 의사가 분에 차서 소리쳤다.“너 이 새끼! 아까 그 약이 뭐야!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그냥 물로는 병을 치료할 수 없으니 그 약과 관련된 것이 분명했다.“강보현의 제자라면서 해독환도 모르다니.”유진우가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씩 웃었다.“뭐? 방금 그게 해독환이라고?”설
“스승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강보현을 본 설 의사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앞으로 다가갔다.그의 표정은 약간 비굴해 보였다.“스승?”“설마... 이분이 그 유명한 강 신의?”신분을 알게 되자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다 모여들었다.“강 신의가 오시다니! 영광입니다!”“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이번 생에 만나뵐 수 있게 되다니!”다들 아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눈앞의 이 사람은 남북을 뒤흔드는 신의였다.의술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인맥도 넓어 영향력이 막대했다.한마디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었다.“스승님, 폐관수련 중이지 않으셨습니까? 여긴 어쩐 일로...”설 의사가 궁금해서 물었다.“내 친구가 연락하기를 네가 진단을 마구잡이로 한다던데, 진짜냐?”강보현의 말투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얼마 전 그는 자기의 은인한테서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바로 달려온 것이었다.“친구?”다들 서로를 바라보다가 결국 여호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그들 눈에 강 신의의 친구라는 사람은 귀한 인물이기에 여호준일수 밖에 없었다.“강 신의님, 처음 뵙겠습니다!”이때 여호준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면서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여씨 성에 이름 호준으로 서울에서 올라왔습니다. 제 아버님과 일면식이 있을 겁니다.”“오...”강보현은 그저 가볍게 대답했다.여호준을 무시하고 사처를 돌아보며 무엇을 찾고 있는 듯 했다.그 차가운 태도에 여호준은 어색함을 숨기지 못했다.“스승님, 혹시나 해서 여쭙는 것인데 혹시 요즘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으셨습니까?”설 의사가 넌지시 물었다.“물건을 잃어버려? 무슨 뜻이냐.”강보현이 미간을 찌푸렸다.“조금 전 누가 스승님의 해독환을 훔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발견했으니 다행이죠,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큰 손해입니까!”설 의사는 공을 세운 것에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얘기했다.해독환은 스승님의 보물이었다.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주면 호감을 얻을 게 분명했다.“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