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갑자기 폭발한 크리스털 볼을 본 둘째 제자는 넋이 나갔고 근육남과 뚱뚱한 여자뿐만 아니라 현무문의 모든 제자들이 꼼짝하지 않고 멍해졌다.조금 전까지 얼굴에 가득했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 대신 경악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둘째 제자가 금색을 가득 채웠기에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금색 다음으로 붉은색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리고 더 무서운 건 유진우가 붉은색을 가득 채운 후 크리스털 볼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했다는 것이다.대체 내공이 얼마나 깊으면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자신만만하던 둘째 제자의 안색이 잿빛이 되었고 충격을 여간 받은 게 아니었다. 그동안 늘 자랑스럽게 여겼던 진기가 유진우의 앞에서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을 줄은 몰랐다.“이래도 내가 수작을 부렸다고 생각해?”유진우는 웃을 듯 말 듯 했고 눈빛에 조롱이 담겨 있었다.“어...”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말을 잇지 못했다.힘, 몸놀림, 내공 테스트 모두 유진우가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하면서 순조롭게 통과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바보라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한 가지만 잘하는 건 그렇다 쳐도 세 가지 모두 특출나게 잘한다는 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바로 실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 그리고 그들보다도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들은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현무문의 고수도 별거 아니네, 뭐. 허세만 잔뜩 부리더니 결과는? 아주 참패를 당했잖아.”공요가 불쑥 한마디 했다. 전에는 그들이 도발했으니 이젠 반대로 마음껏 비웃어줘야지.“너!”뚱뚱한 여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세 라운드의 테스트를 거친 결과 그들은 확실히 참패하고 말았다.“아직 기뻐하긴 일러. 우린 완전히 지지 않았어.”그때 둘째 제자가 뻔뻔스럽게 말했다.“응? 지지 않았다고? 그럼 어떻게 져야 제대로 진 건지 말해봐 봐.”공요는 그저
둘째 제자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녀석의 실력이 강하다는 건 인정해. 속도, 힘, 몸놀림, 그리고 내공까지 흠잡을 데 없어.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무사는 없어. 분명 약점이 있을 거야. 자세히 생각해봐, 속도가 왜 그렇게 빠르고 몸놀림도 왜 그렇게 빠르겠어? 원인은 간단해. 장점을 발양하고 단점을 피했기 때문이야. 만약 내 추측이 맞는다면 방어력이 바로 약점일 거야. 방어력이 부족하니까 속도라도 올려서 피하는 거지. 네 번째 압력 테스트는 마침 몸의 방어력을 시험하는 거야. 우리 중에서 방어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 넷째 후배잖아. 금강불괴 신공이 일곱 번째 레벨까지 도달했어. 칼과 총으로 뚫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에 닿아도 끄떡없어. 방어력이 장점인 넷째 후배가 이번 테스트에 나선다면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을 거야.”그의 말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조금 전 얼굴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순식간에 가셨다.‘그래, 저 녀석의 속도가 빠르고 힘이 세다고 해서 몸의 방어력까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약 금강불괴 신공을 이용하여 상대와 방어력을 겨룬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둘째 선배의 말이 일리가 있어요.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죠. 저 자식의 약점이 바로 방어력일 거예요.”뚱뚱한 여자는 두 눈이 번쩍 뜨였다.“맞아요! 넷째 선배는 금강불괴 몸이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요.”근육남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그들은 다시 새로운 희망을 본 듯했다. 절대 이대로 현무문의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라운드는 이겨야 했다.“넷째 후배, 어떻게 생각해?”둘째 제자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힘과 속도, 그리고 몸놀림은 제가 부족하지만 방어력은 저를 따라올 자가 없죠.”넷째 제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십여 년 동안의 수련이 절대 빈 이름뿐인 아니었다.“우리 모두 너에게 희망을 걸었어.”둘째 제자가 진지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저에게 맡겨요.”넷째 제자는 가슴팍을
1분 후, 압력기의 금속 문이 열렸고 유진우가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어찌나 차분하고 느긋한지 100배 압력을 버틴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은 듯했다.“시험관님, 이 정도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겠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물었다.“물... 물론이죠.”잠깐 넋을 잃고 멍하니 있던 무도 연맹 직원이 놀란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100배 압력을 1분이나 버티다니, 철로 만들어진 몸이란 말인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세상에나! 정말 괴물이야!”그때 공요도 저도 모르게 한마디 내뱉었다.힘, 속도, 내공, 방어 네 가지 테스트는 나름 전면적이고 철저한 테스트이다. 일반 사람이라면 한 가지 테스트조차 통과하기 어렵다.그런데 유진우는 네 가지 모두 뛰어날 뿐만 아니라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어떤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이게 괴물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역시 진우 오빠는 대단하다니까.”조홍연이 보기 드문 웃음을 지었고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유진우가 활약하니 그녀도 기분이 좋았다.“도규현이 진 게 그리 억울한 일도 아니네.”황보걸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유진우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어떤 약점도 없을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 실로 놀라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과 적이 아니라 벗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난 통과했고 인제 너희들 차례야. 들어가.”유진우는 현무문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안으로 들어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이게 대체...”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말을 잇지 못했다.들어가자마자 압력을 100까지 끌어올렸으니 누가 감히 버틸 수 있겠는가?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주검이 되어 나올지도 모른다.“넷째 선배가 한번 들어가 볼래요?”뚱뚱한 여자가 떠보듯 물었다.넷째 제자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는데 당장이라도 욕설을 퍼부을 것만 같았다.‘X발, 왜 저렇게 눈치가 없어? 들어가자마자 압력을 최대치로 올렸는데 내가 들어가서 무슨 소용이야?’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기껏
두 시험관은 서로 쳐다보더니 동시에 고개를 내저었다.“당신은 테스트할 필요 없어요. 통과입니다.”“통과요?”유진우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조금 전 당신의 활약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어요. 우리는 당신의 상대가 아니에요. 그러니 바로 통과입니다.”한 시험관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될지 기대되네요. 이번 무도대회에서 당신 분명히 다크호스로 떠오를 겁니다.”다른 한 시험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앞서 네 가지 테스트에서 유진우는 매번 기록을 깼다. 그의 대단한 실력에 두 시험관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유진우는 웃으며 두 손을 다시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하고는 링 아래로 내려왔다.두 시험관이 그래도 나름 눈치는 있었다. 괜히 무리하여 나섰다가 된통 얻어맞을 게 분명했다.“젠장! 테스트도 하지 않고 바로 통과라니, 이건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어쩔 수 없어. 실력이 너무 강하니까 시험관들도 두려워하잖아.”“나 같았어도 덤비지 못했어. 주먹 한 방에 십만 근의 괴력을 누가 버티겠어?”“그리고 무엇보다 힘, 속도, 방어력, 내공 모두 뛰어나다는 거야. 이런 강자라면 당연히 존중받을만 하지.”무사들은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유진우를 쳐다보는 눈빛에 경외감이 짙어졌다.세간에서는 실력을 가장 중요시 한다. 출신이 어떻든 실력만 강하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테스트 다 끝났어. 우리 어디 가서 맛있는 거 먹자.”유진우는 조홍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행과 함께 여유롭게 떠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무문의 제자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X발, 훌륭한 명예를 지닌 우리가 저런 놈에게 지다니. 분통이 터져서 원.”근육남이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첫째 선배가 있었더라면 저 녀석의 코를 아주 납작하게 만들었을 텐데.”뚱뚱한 여자도 내키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사부와의 관계 때문에 첫째 제자는 다섯 가지 테스트를 건너뛰고 바로 마지막 테스트에 참여하게 되었기에 오늘 모습을 드러
테스트 통과 후 유진우 일행은 무맹분타를 떠났다.돌아가는 길에 전화를 한 통 받은 조홍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그래, 알았어. 최대한 빨리 들어갈게.”간단히 두어 마디만 한 후 조홍연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녀석아, 왜 그래?”유진우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연경에서 걸려온 전화인데 누군가 내가 군대를 거느리고 지위를 강화하여 반역을 일으키려 했다고 신고했대요. 아무래도 돌아가서 설명 좀 해야겠어요.”조홍연이 덤덤하게 말했다.“반역요? 누가 그런 헛소리를 지껄여요?”그녀의 말에 공요가 순간 노발대발했다.“장군님께서 변방에서 나라를 지키면서 피 흘리며 싸우느라 얼마나 고생이신데. 연경의 그 쓸모없는 자식들은 할 일도 없대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장군님을 모함하다니, 정말 너무하네요.”“확 죽여버려도 시원치 않은 놈들!”줄곧 침묵하던 유란이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반역죄는 참수를 당할만한 큰 죄이다. 그들이 아무리 한 점 부끄럼없이 떳떳하다고 해도 명성에 누가 될 것이고 사람들이 이런저런 추측을 늘려놓게 된다.“너의 신분이라면 사소한 일이라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또 계속 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생기면 크게 떠들어 대거든.”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진작 예상했었다. 공로를 많이 세운 사람은 늘 이러했다.용국의 전쟁 여제인 조홍연은 삼십만의 범표사를 거느리고 있고 지위가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았다. 이젠 왕이 될 일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게 엄청난 병권을 손에 쥔 데다가 출신까지 평범하지 않아 사람들이 질투하고 적대시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진우 오빠, 아무래도 돌아가 봐야겠어요. 이런 일이 터졌으니 개미 새끼 몇 마리를 죽이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요.”조홍연이 말했다.“그래. 급한 일부터 해결해야지.”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런 일을 절대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온몸에 똥물이 튈지도
“강린파에 마침 인재도 부족한데 그 사람들이 남겠다고 하면 남으라고 해. 그리고 악당파를 하나 새로 만들어서 영감님이 이끌게 하도록 해.”유진우가 결책을 내렸다.“알겠습니다.”홍길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아 참, 강린파를 너무 빠르게 확장하는 건 그리 좋은 일이 아니야. 속도를 좀 늦춰야겠어. 차라리 부족한 대로 놓아둘망정 아무 사람이나 마구 들일 수는 없어. 그리고 지금 사람이 많아서 본부를 더 큰 곳으로 옮겨야겠어. 이 일도 너에게 맡길게.”유진우가 분부했다.“보스, 본부 문제는 저도 생각해봤어요. 미리 괜찮은 곳을 물색해봤는데 보스가 마음에 들어 하실지 모르겠어요.”홍길수가 대답했다.“그래? 어디인데?”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교외의 풍우 산장입니다.”유진우가 어리둥절해 하자 홍길수가 재빨리 이어서 설명했다.“그곳이 예전에는 백작의 저택이었다고 해요. 면적이 클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옆에 산과 물이 흐르고 있어서 풍경도 아름답고 교통도 아주 편리해요. 제가 서울 전체를 다 뒤져봤는데 여기가 가장 적합하더라고요.”“좋아. 신경 꽤 많이 썼구나. 그럼 그렇게 진행해. 강린파 본부를 풍우 산장으로 한다.”유진우가 결정을 내렸다.“역시 보스는 현명하십니다.”홍길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유진우가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허락한 건 물론이고 권력까지 그에게 다 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야말로 절대적인 믿음이었다. 홍길수는 저도 모르게 감동하여 가슴이 먹먹해졌다.“아저씨, 강린파를 관리하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 요즘 친구를 새로 사귀었거든요. 아주 똑똑하고 재주도 있어요. 아저씨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인 것 같아요.”황은아가 불쑥 한마디 했다.“그래? 어떤 친구인데?”유진우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히히... 지금 마침 염룡 무관에서 훈련을 도와주고 있어요. 저 따라와요.”황은아는 유진우를 잡고 무관으로 들어갔다.그 시각 무관의 링 위.십여 명의 염룡파 에이스들이 한 젊은 여자를 둘러싸고 있었다
“설연홍?”유진우의 말에 황은아는 더욱 의아해했다.미녀 언니는 확실히 성이 설 씨지만, 상대방은 자신이 설화라고 했다.“왜요? 인정하지 않아요? 제가 당신의 그 가짜 가면 벗겨 드릴까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호호호... 명의님, 명의님은 갈수록 눈치가 빠르네요.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정성껏 꾸몄는데도 명의님을 속일 수 없다니.”설연홍은 아름다운 눈빛으로 미소를 지었다.“언니 진짜 이름이 설연홍이에요?”황은아는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그녀는 자신이 설연홍에게 속은 것 같다고 느꼈다.“설화도 나고 설연홍도 나야. 그러니 난 널 속인 적이 없어.”설연홍이 웃으며 설명했다.“여긴 왜 왔어요?”유진우가 설연홍을 심문하듯 물었다.이렇게 또라이인 미인에 대해 그는 줄곧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자신의 사부를 죽이고 조씨 가문에 그 사부의 머리까지 보내는 사람을 그는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웠다.“명의님, 우리가 이렇게 많이 만났는데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이렇게 쌀쌀맞게 굴지 말아 줄래요?”설연홍은 유진우의 주위를 빙빙 돌며 탐욕스러운 눈빛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고 마치 무슨 애지중지하는 물건을 보는 것 같았다.“당신과 나 사이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이지 친분이라고 할 수 없어요.”유진우는 덤덤하게 말을 뱉었다.“그렇게 말하니 정말 실망이에요. 역시 남자들은 좋은 놈이라곤 하나도 없네요, 모두 배신자예요!”설연홍은 한 맺힌 얼굴이었다. 그 가련한 모습은 마치 버림받은 어린 아내와도 같았다.“콜록... 저 아직 여기 있는데, 시시덕거리지 말아 줄래요?”황은아는 이상한 얼굴을 했다.“은아야, 너 먼저 가서 훈련해. 내가 이 사람이랑 얘기 좀 할게.”유진우가 황은아에게 다른 데로 가 있으라고 눈짓을 했다.“그래요, 그럼 둘을 방해하지 않을게요.”황은아는 혀를 날름 내밀고 훈련장에 가서 자신의 곤봉술을 연습하기 시작했다.‘아, 연애하기 좋을 때다!’“이제 얘기할 수 있는 거죠? 무슨 꿍꿍이인 거죠?”유진우가 다시 물었다.
“응?”유진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내가 당신의 정체를 까발리지 않겠지만 당신도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계속 지켜볼 거예요”“절 지켜본다고요?” 설연홍은 섹시한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제가 이따가 샤워할 건데 그때도 지켜보는 게 어때요?”“미쳤어요?”설연홍을 상대하기 귀찮은 유진우는 바로 뒤로 돌아서 위층으로 올라가 휴식했다.당분간은 설연홍이 나쁜 마음이 없는 게 확실하지만, 이런 요사스러운 여자는 멀리하는 것이 상책이다.이튿날 아침.유진우가 황은아를 데리고 아침 운동을 하고 있을 때 검은색 승합차가 갑자기 문 앞에 멈춰 섰다.문이 열리자 황보걸은 얼굴에 웃음꽃을 띠며 걸어 들어왔다.“진우 씨, 축하해요.”황보걸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주먹을 쥐며 웃었다.“어제 심사 결과가 나왔는데, 진우 씨가 성공적으로 선발되었어요. 오늘 진우 씨는 다른 4대 고수들과 함께 강북 무맹에 출전해요!”“그래요? 듣자 하니 좋은 소식이네요.”유진우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결과에 대해, 그는 결코 놀라지 않았다.다섯 가지 심사를 모두 만점 받고도 탈락하면 그게 이상하지.“아저씨, 무도대회에 나가신다고요?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황은아는 잔뜩 기대한 얼굴로 유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되긴 되지만 말썽을 피워서는 안 돼.”유진우가 황은아에게 경고했다.“문제없어요! 반드시 말썽 피우지 않을게요.”황은아는 손가락 세 개를 펴며 맹세했다.“저도요, 저도 갈래요.”설연홍이 달려와 유진우에게 말했다.‘이런 재미난 일에 어떻게 내가 빠질 수 있겠어?’유진우는 힐끗 쳐다보더니 신경도 쓰지 않고 승합차에 올라탔다.황은아도 그 뒤를 따랐고 설연홍도 뒤질세라 유진우 옆에 찰싹 앉았다.시동이 걸리고 일행은 곧바로 무도대회 현장으로 향했다.이번 무도대회가 열리는 곳은 청양호에 위치해 있다.청양호는 청양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경치가 아름답고 인적이 드물어 무술 시합에 더없이 적합하다.유진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