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교양이라곤 없어요? 무슨 근거로 여기서 새치기를 하는 거죠?”밀쳐진 한 젊은 무사가 불만을 터뜨리며 항의했다.모처럼 줄을 섰는데 이들이 오자마자 새치기를 하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무슨 근거로?”뚱뚱한 여자가 냉소하다가 젊은 무사의 뺨을 후려갈겼다.“내가 이 근거로 그런다!”그 오만방자한 몰골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너... 감히 나를 때리다니?”젊은 무사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쌍년, 내 주먹을 받아라!”그러더니 주먹을 날렸다.그런데 뚱뚱한 여자한테 닿기도 전에 우람한 근육질의 남자가 갑자기 앞을 가로막았다.쿵!젊은 무사의 주먹이 근육질 남자의 가슴을 단단하게 때렸으나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젊은 무사가 뒷걸음질을 쳤고 팔이 저렸다.방금 그 주먹은 마치 사람을 때린 게 아니라 현철을 때린 것 같았다.“그까짓 실력으로 감히 내 후배에게 덤비다니, 정말 주제넘네.”근육질의 남자가 두 팔로 감싸 안으며 입가에 경멸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그 눈빛은 마치 개미 한 마리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오늘 너 죽고 나 죽자!”젊은 무사는 이를 악물고 다시 달려들어 근육질 사내의 머리를 발로 찼다.근육질의 남자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이내 똑바로 섰다.발차기를 하던 젊은 무사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넘어질 뻔했다.얼굴의 분노는 곧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방금 그 한 발에 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지만, 상대방을 다치게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다리를 절게 했다.막강한 방어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흥! 우리 다섯째 선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 감히 우리에게 덤벼? 그야말로 굴욕을 자초한 거나 다름없다.”뚱뚱한 여자는 턱을 치켜들고 거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너... 너희들은 정말 사람을 너무 업신여긴다!”젊은 무사는 분한 기색이었다.“너희들이 실력이 좀 있다고 해서 여기서 횡포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여기는 무맹이지, 너희들이 함부로
“야, 너 정말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구나.”뚱뚱한 여자는 눈을 부릅뜨고 악랄하게 말했다.“선배, 이놈이 호의를 모르니 본때를 보여 주세요.”“좋아.”근육질의 남자는 냉소를 지으며 곧장 앞으로 나와 젊은 무사를 덥석 집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놔!”젊은 무사가 미친 듯이 발버둥 쳐도 소용없었다. 우람한 근육질의 남자 앞에서 그는 병아리처럼 약했고 반격할 힘이 전혀 없었다.“불복? 그럼 내가 인정할 때까지 때려줄게.”근육질의 남자는 젊은 무사를 두 손으로 잡고 공중을 두 바퀴 돈 뒤 땅바닥에 내리쳤다.이번에 확실하게 죽거나 불구가 된다.“망했어!”동정 어린 시선이 적지 않았다.젊은 무사가 곧 끝장이 날 때 한 손이 불쑥 나타나 가볍게 잡아당겨 떨어지는 걸 교묘하게 막았다.손을 내민 사람은 다름아닌 유진우였다.“응?”모두들 표정이 멍해져서 매우 놀랐다.이 시점에서 누가 감히 구하러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인마, 담이 작지 않구나. 감히 내 일에 참견하다니?”근육남의 눈빛이 좀 좋지 않았다.“분명히 당신들이 도리에 어긋나게 행동하고 여기서 사람을 다치게 했어. 현무문 제자들은 모두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날뛰고 횡포를 부려?”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뭔데? 여기서 우리 현무문을 비난할 자격이 있어?”뚱뚱한 여자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내 눈에 거슬리니 당연히 신경 써야지. 나는 너희 현무문이 항상 싫었어.”유진우가 거침없이 말했다.“인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근육질의 남자가 주먹을 쥐고 손가락을 꺾으며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나는 현무문의 망나니들이 너무 싫어.”유진우가 한마디 덧붙였다.“건방지다!”“선배, 이 날뛰는 자식을 혼내 줘요.”한 무리의 현무문 고수들이 분분히 노했다. 아무도 감히 그들 앞에서 현무문을 모욕한 적이 없다.“와, 이 사람 누구야? 간이 부어서 감히 현무문에 도전하다니?”“어디서 나타난 덜렁쇠가 곧 재수가 없을 모양이야.”유진우
“으악!”장검이 날아오자 근육질의 남자는 절망했고 수치스러운 비명까지 질렀다.그는 이 절세의 미인이 이렇게 악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한마디도 안 맞으면 바로 죽이려 하고 현무문은 안중에도 없었다.“그만해!”“안 돼요!”갑작스러운 광경에 현무문 고수들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그러나 그들이 막으려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홍연아, 사람을 죽이지 마.”유진우가 제때에 소리 내어 말리자 조홍연의 삼척 청봉검이 근육질의 남자 목과 1cm거리에서 멈췄다.살갗을 베고 선혈이 넘쳐흐르는 무서운 칼날.유진우가 조금만 늦게 외쳤다면 근육질의 남자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꿀꺽.근육질의 남자가 침을 꿀꺽 삼켰다.안색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눈 속의 공포는 억제하기 어려웠다.하마터면 그는 죽을 뻔했다.‘어디서 온 미친 여자지? 살기가 이렇게 세다니?’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서로 무슨 원한이 있는 줄 알만큼 무서웠다.“또 함부로 굴면 네 목숨 조심해.”조홍연은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섬뜩한 한기가 감돌았다.근육질의 남자는 괜히 몸서리치더니 두피가 저렸다.그는 상대방이 방금 정말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감히 내 후배를 기습하다니? 너 정말 담이 크구나.”잠시 멍해지다가 반응이 돌아온 현무문의 고수들이 소란을 피웠다.그들이 보기에 방금 조홍연이 습격하지 않았더라면 근육질의 남자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둘째 선배, 셋째 선배, 넷째 선배... 저 사람들과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모두 잡아 죽이죠.”뚱뚱한 여자가 소리쳤다.현무문의 4대 타주는 모두 사상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맹승지 쪽은 소양타라고 한다.오늘 소양타의 제자들이 거의 다 기지에 도착했고 이것이 바로 그녀가 날뛰는 배짱의원인이다.“때리자!”소양타 둘째 선배가 고함을 지르자 즉시 한 무리의 제자들이 유진우와 조홍연을 에워쌌다.“그만!”그러자 갑자기 황보걸이 나서서 외쳤다.“나는 황보 가문의 직계 황보걸이다.
“그럼 누구부터 할래요?”“제가 할게요.”뚱뚱한 여자가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서 주먹 테스트기 앞으로 걸어갔다.이 주먹 테스트기는 전부 금속으로 특수 제작한 것이다. 맨 가운데 위치에 주먹으로 가격하는 탄력 과녁이 있다. 주먹으로 내려치면 주먹 테스트기 화면에 힘의 수치가 자동으로 뜨게 된다.“선배님들, 제가 먼저 테스트해보겠습니다.”뚱뚱한 여자는 심호흡한 후 주먹을 크게 휘둘러서 과녁을 가격했다.펑!굉음과 함께 과녁이 뒤로 넘어가면서 테스트기에 부딪혔다. 동시에 화면에 빨간 숫자가 빠른 속도로 치솟았고 결국 1250에 머물렀다.“말도 안 돼. 여자가 1250근이나 때렸다고? 나보다 더 강한데?”“내공을 쓰지 않고 오직 힘으로만 이 정도 때렸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야.”사람들은 수군거리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열일곱, 열여덟 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단 일격에 이런 성적을 거두었다는 건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다.“봤어? 이게 내 힘이야.”뚱뚱한 여자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유진우 등 몇 명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표정에 자랑과 경멸이 한데 섞여 있었다.“고작 그 정도 힘 가지고 나대는 거야? 창피한 줄도 모르고.”공요가 불쑥 한마디 했다.“뭐라고?”뚱뚱한 여자의 표정이 확 싸늘해졌다.“인정 못 하겠으면 나와서 겨뤄보자.”“너처럼 약해빠진 실력이라면 너무 시시해. 관심 없어.”공요가 팔짱을 끼고 하찮은 표정을 드러냈다.“너!”뚱뚱한 여자는 순간 발끈했다. 상대의 오만한 태도에 엄청난 모욕을 당하고 말았다.“우리 후배가 힘이 약하다고? 그럼... 오늘 제대로 본때를 보여줄게.”그때 소양타의 둘째 제자가 갑자기 걸어 나왔다. 그는 몸을 살짝 풀더니 테스트기 앞에 서서 주먹을 천천히 들어 올린 후 힘을 끝까지 끌어모아 과녁을 내리쳤다.쾅!둔탁한 소리와 함께 과녁이 뒤로 넘어지면서 화면의 빨간 숫자가 미친 듯이 치솟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5267점에 도달했다.그 광경에 현장이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뭐야?
눈에 확 뜨이는 빨간 숫자를 보며 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 대신 경악이 자리했다.유진우가 만근을 기록할 만한 엄청난 힘을 지녔을 줄은 정말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뭐야? 저 자식 정체가 뭔데 저렇게 대단해?”“5천근이 한계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자식은 만근을 넘겼어.”“젠장! 괴물이 따로 없어!”유진우의 놀라운 활약에 무사들은 의견이 분분했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현무문 소양타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둘째 제자가 온 힘을 다해 겨우 5천 근을 때렸는데 눈앞의 이 녀석은 아주 손쉽게 만근을 돌파했다. 압도적인 실력이었고 체면이 제대로 구겨졌다.“말도 안 돼. 저렇게 말라비틀어진 놈에게 이런 엄청난 힘이 있었다고? 설마 내공을 쓴 건 아니겠지?”뚱뚱한 여자가 의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내공을 썼다면 테스트기에 무효 성적이라고 떠. 그러니까 방금 그 주먹은 확실히 저 사람의 힘이 맞아.”옆에 있던 누군가가 설명했다. 내키진 않았지만 상대의 실력이 엄청난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들의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났다.“10001근이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거죠?”충격에 빠진 사람들과 달리 유진우의 표정은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한 듯 평온하기 그지없었다.“네? 아, 네네... 바로 다음 라운드로 직행입니다.”잠깐 멈칫하던 무도 연맹 직원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유진우를 쳐다보는 눈빛마저 사뭇 달라졌다.전에는 경멸이었다면 이제는 경외심이 가득했다. 본인의 힘만으로 만근을 기록했는데 내공까지 썼다면 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이봐, 봤어? 이게 바로 힘이라는 거야. 너와 네 선배의 힘은 힘도 아니라고.”공요가 팔짱을 낀 채 입꼬리를 올리며 경멸 섞인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녀의 도발에 뚱뚱한 여자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힘이 실력을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테스트에서 상대
잠깐의 침묵 후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다들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화면에 나타난 숫자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유진우의 만근이라는 기록도 충분히 대단하여 다음 라운드로 바로 직행했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엄청난 괴물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만4천 근이라는 기록으로 전의 역사 기록을 깨버렸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하... 선배 정말 대단하십니다.”뚱뚱한 여자는 흥분하며 환호를 질렀다.“타고 난 힘은 역시 다르다니까요.”다른 제자들도 기쁨에 겨워했다. 근육남이 좋은 기록을 세우면 그들도 체면이 선다.“당신 정말 대단한데요? 단 일격에 기록을 깼어요.”무도 연맹 직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진심으로 탄복하는 눈치였다.“흥... 이게 뭐라고요. 아까는 그저 몸풀기였을 뿐이에요. 이제부터 제대로 보여줄 겁니다.”근육남은 주먹을 쥐고 목을 움직이더니 사람들에게 물러서라고 했다. 그러고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과녁을 향해 주먹을 힘껏 날렸다.쾅!또 한 번의 굉음과 함께 테스트기가 진동했다. 화면의 빨간 숫자도 빠른 속도로 치솟다가 결국 15464에 멈췄다. 이번에는 만5천 근을 기록했다.“X발, 또 기록을 깼어. 족히 천근이나 더 높아졌다고.”“주먹 한 방에 만5천 근이라니. 저 사람을 이길 사람이 있겠어?”“다 같은 인간인데 왜 차이가 이렇게 클까?”근육남의 두 번째 주먹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이 세운 기록을 스스로 깨버렸다.“인마, 어때? 인제 굴복해?”근육남은 유진우를 돌아보며 경멸 섞인 미소를 지었다.‘만근이 뭐 대수라고. 난 만5천 근을 기록했어!’“이봐, 이젠 우리 다섯째 선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 주먹을 대충 휘둘러도 기록을 깰 수 있어. 그런데 넌? 어이, 말 좀 해봐. 왜 찍소리도 안 해? 겁먹은 거야? 계속 나대보지 그래?”뚱뚱한 여자는 끊임없이 도발했고 표정도 오만하기 그지없었다.“인마, 재간 없으면 나대지 말고 얌전히 있어. 앞으로 날 보면 알아서 피해.
십여 미터 날아간 주먹 테스트기를 보며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저마다 제자리에 굳은 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을 쩍 벌렸다.그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주먹 한 방에 테스트기를 박살 내고 말았다. 이게 진짜 인간이란 말인가?“내...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테스트기가 날아갔어?”“세상에나! 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역사상 이런 전례가 없었어. 없었다고!”잠깐의 침묵 후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유진우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마치 귀신을 보는 듯했고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높은 기록을 세웠더라면 그대로 억지로 받아들였겠지만 주먹 한 방에 테스트기가 폭발해버렸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말... 말도 안 돼. 절대 이럴 리가 없어. 어떻게 다섯째 선배보다도 더 강할 수가 있지?”뚱뚱한 여자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두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았다.타고 난 힘을 지닌 다섯째 제자조차도 만오천 밖에 기록하지 못했는데 삐쩍 마른 상대가 이렇게나 엄청나다고?“방금... 기계가 폭발했어?”둘째 제자 일행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잘못 본 게 아니라면 조금 전 테스트기가 튕겨 나간 후 화면의 수치가 순식간에 10만까지 돌파했다가 마구 번쩍이면서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조금 전 유진우의 그 주먹은 10만 근을 돌파했다는 것을 뜻했다.그 생각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했다. 인간이 저런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는 게 말이 되는가?“방금 제 주먹이 기록을 깬 거 맞죠?”유진우는 남들이 놀라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무도 연맹 직원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네? 네! 맞아요... 당연히 깬 거죠!”무도 연맹 직원은 넋이 나간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그 주먹을 맞았더라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기계를 망가뜨렸는데 배상해야 하나요?”유진우가 또 물었다.“아... 아니요.”무도
“그건...”무도 연맹 직원이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테스트기가 고장 난 탓에 속임수를 썼는지 쓰지 않았는지 알아내지 못하기에 성적을 취소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게다가 유진우의 첫 번째 주먹이 만근을 돌파하였으므로 이미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상황이었다. 하여 두 번째 주먹이 속임수를 썼는지 쓰지 않았는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흥! 운이 좋은 줄 알아!”근육남은 화가 났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더 우기진 못했다.“첫 번째 테스트부터 속임수를 써? 두 번째 테스트를 어떻게 넘는지 두고 보겠어.”뚱뚱한 여자가 아니꼬운 표정으로 말했다.“두 번째 테스트하러 가자. 속임수를 썼는지 안 썼는지는 이따가 알게 되겠지.”둘째 제자는 손을 흔든 후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다른 테스트 장소로 향했다.두 번째 테스트는 몸놀림 테스트였는데 참가자는 높낮이가 다른 매화장을 통과해야 한다. 매화장이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으며 어떤 건 디딜 수 있고 어떤 건 발이 살짝만 닿아도 쏙 들어가 버린다. 자칫하다간 공중에서 헛디뎌 떨어질 수 있다.그리고 가장 어려운 건 매화장을 통과할 때 주변에서 암살 무기들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살, 표창, 침 등이 있다.암살 무기에 맞으면 바로 탈락이다. 하여 이번 테스트를 통하여 몸놀림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할 뿐만 아니라 암살 무기의 습격까지 경계해야 한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이 라운드를 통과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두 번째 테스트의 난도가 얼마나 높은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선배님들, 두 번째 테스트도 제가 먼저 해보겠습니다.”뚱뚱한 여자는 이번에도 자발적으로 먼저 나서서 출발점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매화장 위에 껑충 뛰어올라 섰다.쨍!징 소리와 함께 테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뚱뚱한 여자는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날아다니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화장 위에서 이리저리 뛰었다. 그런데 몇 걸음 채 옮기기도 전에 화살 하나를 맞고 그대로 곤두박
이기적인 조강진에게 양측 모두의 미움을 살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화살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응?”조강진의 말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약간 인상을 썼다.이 늙은 여우는 공을 뺏을 때는 누구보다 빠르더니 책임을 떠넘길 때도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이봐요. 저 안에 있는 사람을 내게 내어주면 난 당신에게 혜택을 줄 수 있소.”엄기준은 유진우를 바라며 지시하는 투로 말했다.“누구시죠? 저 아세요?”유진우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난 유룡종의 서열 2위 엄기준이요.”엄기준은 오만하게 말했다.“그쪽이 고분고분 저 안에 있는 사람을 내어준다면 앞으로 우리 유룡종은 당신의 든든한 뒷배가 될 거요.”“내가 내놓지 않겠다면요?”“내놓지 않겠다고? 흥!”“그렇다면 그건 우리 유룡종에게 맞서는 것인데,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이름 없는 작은 인물이 유룡종과 맞서는 건 죽는 길밖에 없었다.“그 말을 들으니 정말 사람을 내놓고 싶지 않네요.”유진우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지금 환자의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요. 난 의사로서 환자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니 유룡종이든 다른 세력이든 오늘 내 손에서 사람을 데려갈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이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엄기준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협박했다.“우리 유룡종에게 맞서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서남부에서 아무도 너를 지킬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사람을 내놔!”“싫어요.”유진우가 차갑게 내뱉었다.“네 놈이 죽고 환장했어!”엄기준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손을 휘두르며 소리쳤다.“얘들아! 이 새끼를 당장 박살 내버려!”두 명의 유룡종 제자가 듣자마자 칼을 뽑았다.“그만!”이때 서지석은 갑자기 외쳤다.“이 사람은 내 친구요.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요.”“서지석!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 감히 유룡종과 맞서는 사람은 모두 대가를
유룡종은 서남부 3대 종파의 우두머리이며 실력은 금도문과 비설파보다 훨씬 강했다.마을은 이런 대문파의 미움을 살 수 없었다.어쨌든 사막의 마을이 살아남으려면 유룡종의 비호에 의존해야 했다.“이장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이장님이 구한 그 사람을 우리 유룡종이 데려가야겠어요.”엄기준은 고개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만약 우리 유룡종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앞으로 이장님과 우리 유룡종은 친구가 되는 겁니다.”“그게...”그 말을 들은 조강진은 저도 모르게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그의 처음 의도는 바람을 통해 횡재하려는 것이었지만 이렇게 많은 세력을 끌어들일 줄은 몰랐다.특히 유룡종이 이런 조건을 내걸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물론 거절할 자신도 없었다.“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왔는데 유룡종이 독식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그때 비설파의 연우혁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왜요? 불만 있어요?”엄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하게 물었다.“저만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계신 모든 분이 불만을 가질 것 같은데요.”연우혁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재치 있게 주변 사람들을 모두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였다.유룡종은 아주 강했으니 비설파가 혼자 힘으로는 상대하는 건 무리수였다.그러나 동맹을 맺는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그래서 자네들이 우리 유룡종에 맞서겠다는 건가?”엄기준은 위협하는 기세로 사방을 훑어보았다.모두들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떠날 의향도 없었다.분명 유룡종이 독식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고 있었다.“서지석,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엄기준은 서지석을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는 안중에도 없지만 금도문의 서지석은 예외였다.만약 상대방이 연우혁과 동맹을 맺는다면 일이 확실히 좀 번거로워질 것이다.“당신들 사이 원한은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지만 바람은 절대 당신이 데려갈 수 없어요.”서지석이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바람 씨, 진정하세요. 이제는 안전해요.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않으니 두려워하지 마세요.”바람의 감정이 격해진 것을 보고 이청성은 급히 위로했다.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이런 상태로는 유용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었다.다만 지금의 바람은 이미 공포에 휩싸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여전히 머리를 감싸 안고 벌벌 떨며 중얼거리고 있었다.“이 사람... 정말 미친 건 아니겠죠?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요?”조강진은 좀 초조해졌다.겨우 돈줄을 찾았는데 그의 정신이 혼미하니 정말 골치가 아팠다.“진우 씨, 이 사람을 진정시킬 방법 있어요?”이청성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물었다.“그거야 쉽죠.”유진우는 아무 말 없이 은침 하나를 꺼내 바람의 뒷덜미를 찔렀다.바람은 몸을 움찔하더니 곧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곧 조용하고 평화로워졌다. “이게 진우 씨 방법이에요?”이청성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침 하나로 바람이 진정하긴 했지만 이젠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이 사람은 크게 놀라서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어요. 이 침으로 바람을 진정시키고 먼저 한 시간 동안 재우고 깨어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예요.”“그럼 다행이네요.”이청성은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용원의 기는 그녀에게 정말 중요했으니 반드시 상황을 알아내야 했다.만약 용원의 기가 정말 오아시스에 숨겨져 있다면 그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손에 넣을 것이다.“이장님! 큰일 났어요. 밖에서 누가 소란을 피워요!”그때 정문을 지키고 있던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얼굴이 약간 붉게 부어오른 것을 보아 뺨을 맞은 것이 분명했다.“소란을 피워? 누가 감히 사막의 마을 이장 댁에 와서 소란을 피워?”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한 마을을 질서 있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건 그에게 남다른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그는 강호의 고수들을 많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위대도 갖고 있었다.예전에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 마을에서 행패를 부리던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