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무도 연맹 직원이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테스트기가 고장 난 탓에 속임수를 썼는지 쓰지 않았는지 알아내지 못하기에 성적을 취소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게다가 유진우의 첫 번째 주먹이 만근을 돌파하였으므로 이미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상황이었다. 하여 두 번째 주먹이 속임수를 썼는지 쓰지 않았는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흥! 운이 좋은 줄 알아!”근육남은 화가 났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더 우기진 못했다.“첫 번째 테스트부터 속임수를 써? 두 번째 테스트를 어떻게 넘는지 두고 보겠어.”뚱뚱한 여자가 아니꼬운 표정으로 말했다.“두 번째 테스트하러 가자. 속임수를 썼는지 안 썼는지는 이따가 알게 되겠지.”둘째 제자는 손을 흔든 후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다른 테스트 장소로 향했다.두 번째 테스트는 몸놀림 테스트였는데 참가자는 높낮이가 다른 매화장을 통과해야 한다. 매화장이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으며 어떤 건 디딜 수 있고 어떤 건 발이 살짝만 닿아도 쏙 들어가 버린다. 자칫하다간 공중에서 헛디뎌 떨어질 수 있다.그리고 가장 어려운 건 매화장을 통과할 때 주변에서 암살 무기들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살, 표창, 침 등이 있다.암살 무기에 맞으면 바로 탈락이다. 하여 이번 테스트를 통하여 몸놀림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할 뿐만 아니라 암살 무기의 습격까지 경계해야 한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이 라운드를 통과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두 번째 테스트의 난도가 얼마나 높은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선배님들, 두 번째 테스트도 제가 먼저 해보겠습니다.”뚱뚱한 여자는 이번에도 자발적으로 먼저 나서서 출발점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매화장 위에 껑충 뛰어올라 섰다.쨍!징 소리와 함께 테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뚱뚱한 여자는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날아다니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화장 위에서 이리저리 뛰었다. 그런데 몇 걸음 채 옮기기도 전에 화살 하나를 맞고 그대로 곤두박
셋째 제자는 매화장에 올라선 후 갑자기 유진우 일행을 돌아보았다.“인마, 너희들의 가장 큰 잘못은 현무문의 사람들을 깔본 거야. 네가 힘이 좀 있는 건 인정하지만 몸놀림 면에서는 난 널 손에 쥐고 흔들 수 있어. 두 눈 똑바로 뜨고 봐. 아주 민첩하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셋째 제자는 고개를 살짝 쳐들고 오만하게 말했다. 힘을 겨룬다면 다섯째 후배보다 훨씬 뒤떨어지지만 몸놀림이라면 현장의 그 누구든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준비... 시작!”쨍!징 소리와 함께 셋째 제자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발놀림은 수면을 건드리고 날아오르는 잠자리처럼 가벼웠고 매화장을 빠르게 휘젓고 다녔다.그리고 속도가 너무 빨라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았고 제대로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슉, 슉, 슉.그때 암살 무기들이 연이어 튀어나왔다. 어떤 건 측면에서 공격했고 어떤 건 뒤에서 기습하기도 했다. 그런데 셋째 제자는 마치 등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 공격을 요리조리 다 피했는데 몸놀림이 빨랐다가 느렸다가, 위로 뛰어올랐다가 밑으로 숙이기도 했다.첫 번째 암살 무기들을 아주 완벽하게 피했다.“셋째 선배, 너무 잘했어요.”그 광경에 뚱뚱한 여자는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첫 번째 공격을 무사히 통과한 것만으로도 아주 대단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 전에 이미 다 탈락했기 때문이다.“역시 셋째 선배야, 몸놀림이 정말 대박이라니까.”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한 사람의 실력은 힘, 속도, 몸놀림, 내공, 기술, 전투 경험 등 많은 방면으로 판단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게 몸놀림이다. 왜냐하면 전투력을 향상하는 것과 가장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다섯째 제자의 힘이 무궁무진하게 강하지만 셋째 제자를 터치하지도 못하면 여전히 말짱 도루묵이고 그의 손에 놀아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몸놀림이 좋으면 실력이 조금 약해도 세간에서 큰소리치며 다닐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매화
사람들은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어때? 이래도 인정 못 하겠어?”셋째 제자는 도발 섞인 눈빛으로 유진우 일행을 쳐다보았다.“인제 몸놀림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겠지? 앞으로 잘 배워둬.”“인마, 놀랐지? 또 누가 1분 내로 통과할 수 있겠어?”근육남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맞아! 몸놀림 면에서 우리 셋째 선배를 따라올 자가 없어!”뚱뚱한 여자가 위세를 떨치며 우쭐거렸다.두 사람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세력을 등에 업고 유진우를 업신여겼다.“매화장을 통과하는데 이렇게나 오래 걸렸으면서 우쭐거리기는.”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암살 무기를 몇 차례 피했다고 이 정도로 기고만장하다니,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따로 없었다.“아이고? 큰소리치는 거 보니까 아직도 인정 안 하나 보네? 자, 재간 있으면 너도 한번 해봐.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겠어.”근육남은 유진우를 마음껏 비웃었다.“흥! 입만 살아서는. 그럼 직접 보여줄 것이지, 왜 뒤에 숨고 그래? 겁쟁이 같은 것.”뚱뚱한 여자가 아니꼬운 말투로 말했다. 셋째 제자보다 몸놀림이 더 뛰어난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믿지 않았다.“전부 다 우물 안의 개구리들이야.”더는 그들과 쓸데없는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고개를 내저은 후 곧장 매화장 앞으로 걸어갔다.“인마! 네가 첫 번째 공격만 피해도 인정해줄게.”근육남은 재미난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눈빛이었다.“다섯째 선배, 저 자식을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에요? 3초만 버텨도...”뚱뚱한 여자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징 소리가 쨍하고 울렸다.유진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슉!잔영이 눈앞에서 갑자기 휙 스쳐 지나갔다. 속도가 너무 빨라 사람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잔영이 사라졌을 때 유진우는 이미 출발점을 지나 결승점에 도착해있었다.유진우가 지나가는 동안에 암살 무기들이 한 발도 쏘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속도가 너무 빨라 기계가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금 전의 징 소리마
“말... 말도 안 돼. 너... 너 대체 어떻게 했어?”뚱뚱한 여자는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렸다.순식간에 휙 지나간 바람에 지금까지도 정신을 채 차리지 못했다.“왜? 또 내가 속임수를 썼다고 모함하려고?”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나...”뚱뚱한 여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첫 번째 라운드에서 힘을 테스트할 때는 내공을 썼다고 우길 수 있었지만 두 번째 라운드는 몸놀림 테스트라 내공을 금지하지 않았다. 매화장을 순리롭게 통과만 하면 성공이었다. 하여 유진우가 속임수를 썼다고 우기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다만 이런 통과 방식이 너무도 놀라워 사람들이 한순간에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다.“흥! 속도가 빠르면 뭐? 잔꾀로 통과했을 뿐인데!”둘째 제자는 인정하지 않는 눈치였다.“세 번째 내공 테스트도 통과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맞아! 무사의 실력이 강한지 약한지는 내공을 봐야지. 속도가 빨라도 내공이 형편없으면 여전히 실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겉만 번지르르해서 무슨 소용이겠어.”뚱뚱한 여자가 뻔뻔스럽게 몰아붙였다.“너 이 자식 우리 둘째 선배와 내공을 겨룰 자신 있어? 네가 이기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근육남은 또다시 도발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둘째 제자에게 걸었다.본투비 레벨 고수인 둘째 제자의 내공이 매우 깊었다. 아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 하여 내공 테스트에서 잃었던 체면을 다시 찾아야 했다.“아직도 포기하지 않으니 데리고 노는 수밖에.”유진우는 웃을 듯 말 듯 했다. 어차피 테스트는 끝까지 해야 하니 재미 삼아 즐긴다고 생각했다.“그래! 어디 한번 붙어보자!”둘째 제자는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세 번째 테스트 장소로 향했다.이번 세트장은 매우 간단했다. 가운데 돌 탁자가 놓여있었고 돌 탁자 위에 세숫대야만한 크기의 크리스털 볼이 놓여있었다.새하얀 크리스털 볼은 그 어떤 잡질도 섞여 있지 않아 아주 예뻤다.“시험관님,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입니까?”뚱뚱한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그 시각 크리스털 볼이 절반 가까이 금색으로 변했다. 조금만 더 버틴다면 완전한 금색이 될 수 있다.“으악!”둘째 제자는 이를 악물고 끊임없이 진기를 불어넣었다. 진기를 많이 소모한 탓에 얼굴은 이미 땀에 흠뻑 젖었고 안색마저 창백해졌다.몇 초가 더 지나자 크리스털 볼이 윙 소리를 내더니 드디어 전부 금색으로 변했다.둘째 제자는 마치 탈진한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너무 잘했어요! 성공이에요!”“하하... 역시 둘째 선배님은 대단하세요.”사람들은 기쁨에 겨워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역시 대단하십니다.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걸 축하드려요.”무도 연맹 직원은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크리스털 볼을 단숨에 금색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무도 연맹의 젊은 세대 중에서도 손꼽히는 존재였다.“인마, 어때? 이젠 인정하겠어?”근육남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향했고 또다시 도발했다.“봤어? 이게 바로 우리 둘째 선배님의 실력이야. 아주 손쉽게 기준을 초과하여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고. 넌 할 수 있어?”뚱뚱한 여자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흥! 속도가 빠른 게 뭔 대수야? 무사의 근본은 내공이지. 인제 너와 나의 차이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겠어?”둘째 제자는 뒷짐을 진 채 오만방자하게 말했다. 마스터의 풍채가 조금 풍기기도 했다.아주 힘든 건 사실이지만 허세도 부려야 했다.“차이?”유진우는 가소롭기만 했다.“내가 아직 나서지도 않았는데 왜 이리 건방을 떨어?”“왜? 너도 마지막 발악을 해보려고?”둘째 제자가 싸늘하게 웃었다.“금색이 됐다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야. 설마 날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해보면 알게 되겠지.”유진우는 두말없이 크리스털 볼에 손을 올렸다.“흥! 자기 주제도 모르는 놈.”“감히 둘째 선배 앞에서 큰소리를 쳐? 정말 굴욕을 자초하는구나.”사람들은 유진우를 비웃으며 마치 하찮은 인간을 쳐다보듯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웃음이 사라
펑!갑자기 폭발한 크리스털 볼을 본 둘째 제자는 넋이 나갔고 근육남과 뚱뚱한 여자뿐만 아니라 현무문의 모든 제자들이 꼼짝하지 않고 멍해졌다.조금 전까지 얼굴에 가득했던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 대신 경악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둘째 제자가 금색을 가득 채웠기에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금색 다음으로 붉은색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리고 더 무서운 건 유진우가 붉은색을 가득 채운 후 크리스털 볼이 버티지 못하고 폭발했다는 것이다.대체 내공이 얼마나 깊으면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자신만만하던 둘째 제자의 안색이 잿빛이 되었고 충격을 여간 받은 게 아니었다. 그동안 늘 자랑스럽게 여겼던 진기가 유진우의 앞에서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을 줄은 몰랐다.“이래도 내가 수작을 부렸다고 생각해?”유진우는 웃을 듯 말 듯 했고 눈빛에 조롱이 담겨 있었다.“어...”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말을 잇지 못했다.힘, 몸놀림, 내공 테스트 모두 유진우가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하면서 순조롭게 통과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바보라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한 가지만 잘하는 건 그렇다 쳐도 세 가지 모두 특출나게 잘한다는 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바로 실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 그리고 그들보다도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들은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현무문의 고수도 별거 아니네, 뭐. 허세만 잔뜩 부리더니 결과는? 아주 참패를 당했잖아.”공요가 불쑥 한마디 했다. 전에는 그들이 도발했으니 이젠 반대로 마음껏 비웃어줘야지.“너!”뚱뚱한 여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세 라운드의 테스트를 거친 결과 그들은 확실히 참패하고 말았다.“아직 기뻐하긴 일러. 우린 완전히 지지 않았어.”그때 둘째 제자가 뻔뻔스럽게 말했다.“응? 지지 않았다고? 그럼 어떻게 져야 제대로 진 건지 말해봐 봐.”공요는 그저
둘째 제자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녀석의 실력이 강하다는 건 인정해. 속도, 힘, 몸놀림, 그리고 내공까지 흠잡을 데 없어.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무사는 없어. 분명 약점이 있을 거야. 자세히 생각해봐, 속도가 왜 그렇게 빠르고 몸놀림도 왜 그렇게 빠르겠어? 원인은 간단해. 장점을 발양하고 단점을 피했기 때문이야. 만약 내 추측이 맞는다면 방어력이 바로 약점일 거야. 방어력이 부족하니까 속도라도 올려서 피하는 거지. 네 번째 압력 테스트는 마침 몸의 방어력을 시험하는 거야. 우리 중에서 방어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 넷째 후배잖아. 금강불괴 신공이 일곱 번째 레벨까지 도달했어. 칼과 총으로 뚫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에 닿아도 끄떡없어. 방어력이 장점인 넷째 후배가 이번 테스트에 나선다면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을 거야.”그의 말에 사람들은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조금 전 얼굴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순식간에 가셨다.‘그래, 저 녀석의 속도가 빠르고 힘이 세다고 해서 몸의 방어력까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약 금강불괴 신공을 이용하여 상대와 방어력을 겨룬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둘째 선배의 말이 일리가 있어요.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죠. 저 자식의 약점이 바로 방어력일 거예요.”뚱뚱한 여자는 두 눈이 번쩍 뜨였다.“맞아요! 넷째 선배는 금강불괴 몸이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요.”근육남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그들은 다시 새로운 희망을 본 듯했다. 절대 이대로 현무문의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라운드는 이겨야 했다.“넷째 후배, 어떻게 생각해?”둘째 제자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힘과 속도, 그리고 몸놀림은 제가 부족하지만 방어력은 저를 따라올 자가 없죠.”넷째 제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십여 년 동안의 수련이 절대 빈 이름뿐인 아니었다.“우리 모두 너에게 희망을 걸었어.”둘째 제자가 진지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저에게 맡겨요.”넷째 제자는 가슴팍을
1분 후, 압력기의 금속 문이 열렸고 유진우가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어찌나 차분하고 느긋한지 100배 압력을 버틴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은 듯했다.“시험관님, 이 정도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겠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물었다.“물... 물론이죠.”잠깐 넋을 잃고 멍하니 있던 무도 연맹 직원이 놀란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100배 압력을 1분이나 버티다니, 철로 만들어진 몸이란 말인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세상에나! 정말 괴물이야!”그때 공요도 저도 모르게 한마디 내뱉었다.힘, 속도, 내공, 방어 네 가지 테스트는 나름 전면적이고 철저한 테스트이다. 일반 사람이라면 한 가지 테스트조차 통과하기 어렵다.그런데 유진우는 네 가지 모두 뛰어날 뿐만 아니라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어떤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이게 괴물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역시 진우 오빠는 대단하다니까.”조홍연이 보기 드문 웃음을 지었고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유진우가 활약하니 그녀도 기분이 좋았다.“도규현이 진 게 그리 억울한 일도 아니네.”황보걸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유진우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어떤 약점도 없을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 실로 놀라운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과 적이 아니라 벗이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난 통과했고 인제 너희들 차례야. 들어가.”유진우는 현무문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안으로 들어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이게 대체...”사람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말을 잇지 못했다.들어가자마자 압력을 100까지 끌어올렸으니 누가 감히 버틸 수 있겠는가?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주검이 되어 나올지도 모른다.“넷째 선배가 한번 들어가 볼래요?”뚱뚱한 여자가 떠보듯 물었다.넷째 제자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는데 당장이라도 욕설을 퍼부을 것만 같았다.‘X발, 왜 저렇게 눈치가 없어? 들어가자마자 압력을 최대치로 올렸는데 내가 들어가서 무슨 소용이야?’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기껏
이기적인 조강진에게 양측 모두의 미움을 살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화살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응?”조강진의 말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약간 인상을 썼다.이 늙은 여우는 공을 뺏을 때는 누구보다 빠르더니 책임을 떠넘길 때도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이봐요. 저 안에 있는 사람을 내게 내어주면 난 당신에게 혜택을 줄 수 있소.”엄기준은 유진우를 바라며 지시하는 투로 말했다.“누구시죠? 저 아세요?”유진우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난 유룡종의 서열 2위 엄기준이요.”엄기준은 오만하게 말했다.“그쪽이 고분고분 저 안에 있는 사람을 내어준다면 앞으로 우리 유룡종은 당신의 든든한 뒷배가 될 거요.”“내가 내놓지 않겠다면요?”“내놓지 않겠다고? 흥!”“그렇다면 그건 우리 유룡종에게 맞서는 것인데,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이름 없는 작은 인물이 유룡종과 맞서는 건 죽는 길밖에 없었다.“그 말을 들으니 정말 사람을 내놓고 싶지 않네요.”유진우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지금 환자의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요. 난 의사로서 환자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니 유룡종이든 다른 세력이든 오늘 내 손에서 사람을 데려갈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이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엄기준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협박했다.“우리 유룡종에게 맞서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서남부에서 아무도 너를 지킬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사람을 내놔!”“싫어요.”유진우가 차갑게 내뱉었다.“네 놈이 죽고 환장했어!”엄기준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손을 휘두르며 소리쳤다.“얘들아! 이 새끼를 당장 박살 내버려!”두 명의 유룡종 제자가 듣자마자 칼을 뽑았다.“그만!”이때 서지석은 갑자기 외쳤다.“이 사람은 내 친구요.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요.”“서지석!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 감히 유룡종과 맞서는 사람은 모두 대가를
유룡종은 서남부 3대 종파의 우두머리이며 실력은 금도문과 비설파보다 훨씬 강했다.마을은 이런 대문파의 미움을 살 수 없었다.어쨌든 사막의 마을이 살아남으려면 유룡종의 비호에 의존해야 했다.“이장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이장님이 구한 그 사람을 우리 유룡종이 데려가야겠어요.”엄기준은 고개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만약 우리 유룡종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앞으로 이장님과 우리 유룡종은 친구가 되는 겁니다.”“그게...”그 말을 들은 조강진은 저도 모르게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그의 처음 의도는 바람을 통해 횡재하려는 것이었지만 이렇게 많은 세력을 끌어들일 줄은 몰랐다.특히 유룡종이 이런 조건을 내걸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물론 거절할 자신도 없었다.“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왔는데 유룡종이 독식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그때 비설파의 연우혁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왜요? 불만 있어요?”엄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하게 물었다.“저만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계신 모든 분이 불만을 가질 것 같은데요.”연우혁은 두 손을 번쩍 들고 재치 있게 주변 사람들을 모두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였다.유룡종은 아주 강했으니 비설파가 혼자 힘으로는 상대하는 건 무리수였다.그러나 동맹을 맺는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그래서 자네들이 우리 유룡종에 맞서겠다는 건가?”엄기준은 위협하는 기세로 사방을 훑어보았다.모두들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떠날 의향도 없었다.분명 유룡종이 독식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고 있었다.“서지석,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엄기준은 서지석을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는 안중에도 없지만 금도문의 서지석은 예외였다.만약 상대방이 연우혁과 동맹을 맺는다면 일이 확실히 좀 번거로워질 것이다.“당신들 사이 원한은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지만 바람은 절대 당신이 데려갈 수 없어요.”서지석이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바람 씨, 진정하세요. 이제는 안전해요.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않으니 두려워하지 마세요.”바람의 감정이 격해진 것을 보고 이청성은 급히 위로했다.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이런 상태로는 유용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었다.다만 지금의 바람은 이미 공포에 휩싸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여전히 머리를 감싸 안고 벌벌 떨며 중얼거리고 있었다.“이 사람... 정말 미친 건 아니겠죠?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요?”조강진은 좀 초조해졌다.겨우 돈줄을 찾았는데 그의 정신이 혼미하니 정말 골치가 아팠다.“진우 씨, 이 사람을 진정시킬 방법 있어요?”이청성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물었다.“그거야 쉽죠.”유진우는 아무 말 없이 은침 하나를 꺼내 바람의 뒷덜미를 찔렀다.바람은 몸을 움찔하더니 곧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곧 조용하고 평화로워졌다. “이게 진우 씨 방법이에요?”이청성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침 하나로 바람이 진정하긴 했지만 이젠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이 사람은 크게 놀라서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어요. 이 침으로 바람을 진정시키고 먼저 한 시간 동안 재우고 깨어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예요.”“그럼 다행이네요.”이청성은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용원의 기는 그녀에게 정말 중요했으니 반드시 상황을 알아내야 했다.만약 용원의 기가 정말 오아시스에 숨겨져 있다면 그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손에 넣을 것이다.“이장님! 큰일 났어요. 밖에서 누가 소란을 피워요!”그때 정문을 지키고 있던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왔다.얼굴이 약간 붉게 부어오른 것을 보아 뺨을 맞은 것이 분명했다.“소란을 피워? 누가 감히 사막의 마을 이장 댁에 와서 소란을 피워?”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한 마을을 질서 있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건 그에게 남다른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그는 강호의 고수들을 많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위대도 갖고 있었다.예전에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 마을에서 행패를 부리던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