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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판용산장을 떠난 후.

유진우와 조홍연 몇 사람은 먼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곳들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샀다.

또 도심 속 먹거리골목에 들어가 여러 가지 음식도 다 맛봤다.

마지막으로 영화관에 가서 요즘 핫한 영화를 보고 나오자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다.

“진우 오빠, 우리 이제 어디로 놀러 갈까요?”

영화관 입구에 서서도 조홍연은 여전히 흥이 넘친다.

오늘은 그녀가 10년 동안 가장 즐겁고 편안한 날이다.

“여제님, 하루 종일 놀았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

옆을 따르던 유란은 참지 못하고 권했다.

그녀와 공요 두 사람은 조홍연이 습격당할까 봐 두려워 아침부터 지금까지 줄곧 밀착 경호하고 항상 경계하며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

용국의 전쟁 여제로서 위상은 숭고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매년 암살하려는 횟수는 셀 수 없이 많고 특히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더욱 위험하다.

저격, 자폭 등등 각종 수단은 막으려야 막을 수 없다.

“뭐가 그리 급해, 아직 멀었어.”

조홍연은 아직 흥이 다 가시지 않았다.

“맞아요, 그냥 좀 더 놀자. 모처럼 쉬는 시간인데 신나게 놀아야지.”

공요가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오랫동안 곁에서 따라다녔는데 조홍연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오늘 하루의 웃음은 10년 동안 웃은 웃음과 정비례한다.

예전의 조홍연은 언제나 도도하고 냉담하며 높은 자리에 앉아있어 하늘의 신처럼 아래로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그러나 오늘 조홍연이 드디어 평범한 여자처럼 먹고 놀고 즐기며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무 살 남짓한 나이는 원래 이래야 한다.

다른 여자애가 부모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남자친구 앞에서 제멋대로 행동할 때 중임을 맡은 조홍연은 전쟁터를 누빌 수밖에 없었다.

매일 보는 것은 피와 시체이고 듣는 것은 대포소리와 비명소리뿐이었다.

화려함의 뒤에 있는 고통과 괴로움. 그것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누가 알겠는가?

용국 백성들의 편안한 생활은 단지 누군가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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