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조안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뭇사람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들고 있던 약병이 툭 떨어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조금 전 맛본 탕약이 독약일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입문 심사라서 약물의 성분만 구분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젠 목숨까지 위험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굳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이어야 하나?“수장님, 이건 너무 지나친 거 아닐까요?”검은 옷 집사가 눈살을 찌푸렸다.약신궁의 주요 책임은 사람을 구하는 것인데 독약으로 시험한다는 건 아무래도 본말이 전도된 듯싶다.“독약을 먹고 꼭 죽는다는 법은 없어. 가끔 독약으로 사람의 목숨도 구할 수 있어. 너희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효과만 있다면 방법은 중요하지 않아.”조안태가 여유롭게 말했다.“하지만...”“됐어.”검은 옷 집사가 뭐라 얘기하려는데 조안태가 손을 들고 가로챘다.“약신궁은 쓸모없는 제자는 받지 않으니까 자신 없는 사람은 알아서 물러나고 문 앞에 가서 해독약을 챙기고 꺼져. 물론 계속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죽든 살든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난... 그만할래요.”“나도 그만할래요. 이런 거라면 포기하겠어요.”“젠장,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데 누가 버틸 수 있겠어? 나도 포기야.”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소리에 대부분 사람들이 포기를 선언했다. 약신궁에 들어가면 벼락출세할 수는 있지만 목숨까지 걸기에는 대가가 너무 컸다.그리고 문제는 첫 번째 단계부터 이렇게 어려운데 두 번째 단계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절대적인 자신이 없는 이상 아무도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지 못할 것이다.하여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대전 내에 팔구십 퍼센트 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거나 실력이 있는 자들만 남게 되었다.유진우 때문에 정답 중 오두와 패모가 공개되어 첫 번째 단계를 통과하는 사람이 대폭 늘었다.“됐어. 인제 갈 사람은 다 갔어. 심사에 통과한 사람은 바로 두 번째 심사를 진행하도록 한다.”조안태는 깔끔하게 그다음 라운드의
그때 많은 사람들의 몸이 중독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머리가 어지러웠고 어떤 이는 배가 칼로 찌르듯 아팠으며 또 어떤 이는 손발이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증상이 다 다르긴 했지만 해독단을 제조하는 건 다들 똑같이 어려웠다. 어쨌거나 지금 이 상황에 물러날 길도 없으니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수장님, 오늘 누가 1등 할 것 같습니까?”그때 흰 수염 장로가 갑자기 물었다.“유청과 강초설이 괜찮아 보이네요. 의약 방면에서 천부적인 재능도 있으니 우승할 가능성이 있겠어요. 하지만 난 저 젊은이가 더 마음에 들어요.”조안태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향했다.“저 젊은이요?”흰 수염 장로는 조안태의 시선을 따라 쳐다보다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수장님, 저 젊은이는 무명인이에요. 아까는 그저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일 뿐이에요. 유청, 강초설과 같은 천재와 비교하면 그래도 차이가 커요.”가문의 배경으로 보나 천부적인 능력으로 보나 또 의술 조예로 보나 그들은 한 레벨이 아니었다. 가끔 있는 운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하하...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지는 이따가 알게 될 겁니다.”조안태는 그저 웃기만 할 뿐 다른 말 없이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단 한마디로 숨겨진 점을 찾아내는 사람이라면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쾅!잠시 후 갑자기 폭발음이 들려왔다. 한 남자의 화로가 조작 실패로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부글부글 끓는 탕약과 뜨거운 숯불, 그리고 화로의 파편들이 남자의 얼굴에 가득 튀었다.“으악!”남자는 데인 얼굴을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데리고 나가.”검은 옷 집사가 손을 흔들자 약신궁의 제자 몇 명이 바로 나서서 다친 남자를 데리고 나갔다.펑!펑!펑!한 사람이 실려 나가자마자 몇 사람의 화로도 연이어 폭발했는데 모두 똑같은 모습으로 다쳤다. 독에 중독된 데다가 엄청난 부담감을 못 이겨 이 같은 실수를 범한 것이었다.많은 이들의 단약이 타서 모양을 이루지 못하거나 화로가 폭발해버렸다. 그 바
펑!유진우의 화로가 폭발한 순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고개를 그에게 돌렸다.경악한 사람도 있었고 고소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유청과 강초설은 잠깐 넋을 놓았다가 이내 매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하하... 화로가 터졌어? 얼마나 대단하나 했더니 고작 이 정도였던 거야?”유청이 다시 비웃기 시작했다.아까 유진우가 눈부신 활약을 펼칠 때 강적이 나타난 줄 알고 한껏 경계했다. 하여 단약을 제조할 때 실력을 100% 전부 다 발휘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괜히 놀란 것 같다. 화로를 터트릴 정도의 형편없는 실력을 지닌 자는 거론할 가치도 없는데 말이다.“역시 쓸모없는 놈은 그저 쓸모없는 놈일 뿐이야. 잠깐 운이 좋았다고 뭔가를 바꿀 수 없어. 조금만 압력을 가하니까 바로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잖아.”강초설이 하찮은 눈빛으로 유진우를 쳐다보았다.한낱 촌뜨기 의사가 어찌 신의문의 천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는가?“예리한 안목을 지닌 수장님께서 오늘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습니다.”흰 수염 장로가 웃을 듯 말 듯 했다.약사에게 있어서 단약을 제조하다가 화로를 터트리는 건 아주 심각한 실수이다. 일반적으로 갓 입문한 사람만이 이런 형편없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조금 전 유진우의 활약이 어떻든 적어도 단약을 제조하는 면에 있어서는 유청, 강초설과의 차이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사람을 잘못 본 건지 아닌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릅니다.”조안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수장님, 시간이 이미 다 됐고 화로도 폭발했는데 기사회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흰 수염 장로가 웃으며 말했다. 조안태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단약 제조에 실패하였기에 탈락입니다.”검은 옷 집사는 유진우 앞으로 다가가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잠깐만요... 제가 왜 실패했나요?”유진우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하기 그지없었고 전혀 기죽지도 않았다.“화로마저 다 터졌는데 실패가 아니면 뭡니까?”검은 옷 집사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눈앞
색깔과 향, 그리고 크기 모두 기존의 것과 달랐다.“흥! 단약을 제조하면 뭐? 품질을 딱 보면 별로인 게 알리는데.”강초설이 팔짱을 끼고 시건방을 떨었다.“맞아! 두 번째 심사는 단약의 품질을 심사하는 거야. 화로가 폭발하여 만들어진 단약은 쓰레기일 뿐이야.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유청은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유청이 제조한 것은 상등품의 단약이지만 유진우의 단약은 하등품이라서 완전히 같은 레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상하네...”검은 옷 집사는 한참 동안 연구하다가 감히 제멋대로 결정할 수 없어 단약을 들고 조안태 일행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장님, 장로님들, 이 해독단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 결정할 수 없으니 다들 한번 봐주세요.”“그래? 그럼 어디 한번 보자.”흰 수염 장로는 단약을 자세히 살피더니 이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수장님, 이거 평범한 단약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번 보십시오.”흰 수염 장로는 여러 번 확인한 후 조안태에게 건넸다.“이거 재미있네.”단약을 살펴보던 조안태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저 녀석, 역시 실력을 숨기고 있었어.’“수장님, 이 단약의 품질이 어떻나요?”검은 옷 집사가 떠보듯 물었다.“아직도 모르겠어? 이건 최상품의 단약이야.”흰 수염 장로가 말했다.“네? 최상품요?”검은 옷 집사가 화들짝 놀랐다.상등품 단약과 최상품 단약의 효과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이다. 상등품 단약 100알이 최상품 단약 한 알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유청과 강초설은 물론이고 그가 직접 나선다고 해도 상등품 단약만 제조할 수 있을 뿐이지, 최상품은 절대 제조하지 못한다.‘설마 저 녀석이 나보다 더 실력이 뛰어난 거야?’“멍하니 서서 뭐 해? 얼른 결과나 발표해.”조안태가 다그쳤다.“네...”검은 옷 집사는 침을 꿀꺽 삼킨 후 돌아서서 단약을 들고 우렁차게 말했다.“토론 결과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이 단약이 최상품이라고 판단하여 이 단약을 제조한
“뭐라고요? 레시피를 개선했다고요?”조안태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하나의 레시피는 수천만 번의 실험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약을 추가하거나 빼면 균형을 깨뜨려 단약을 제조할 수 없게 된다.레시피를 개선한다는 건 엄청난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고 또 여러 번 실험해야 한다. 현장에서 레시피를 개선하고 또 단번에 성공한다는 건 운이 아주 좋거나 엄청난 의학 천재라는 걸 뜻한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경악도 잠시 유청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레시피를 개선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인가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상등품의 레시피를 최상품으로 바꾸는 건 저희 사부님이신 최 명의님이라도 불가능한데 저 자식이 성공했다는 게 말이 돼요?”“맞아요! 저런 촌뜨기 의사가 어떻게 레시피를 개선해요?”강초설이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도 뛰어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촌뜨기의 재능이 그녀보다 뛰어날 거라고 절대 믿지 않았다.“젊은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젊은이의 능력을 믿지 않는 것 같으니 대체 어떻게 했는지 설명 좀 해줄 수 있어요?”조안태가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딱히 설명할 것도 없어요. 그냥 몇 가지 약재를 더 넣었을 뿐이에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흥. 약재를 더 넣었다고? 그럼 어떤 약재를 더 넣었는데?”유청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당귀, 감초, 백렴, 그리고 금은화를 넣었어.”유진우는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레시피가 노출되는 걸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최상품의 단약을 제조하려면 자신의 능력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한 단약도 아니고 해독단일 뿐이기에 굳이 숨길 필요도 없었다.“아니야!”곰곰이 생각하던 유청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당귀와 감초, 그리고 백렴은 해독단의 약효를 강화하긴 하지만 금은화는 레시피에 적힌 약재들과 상극이라 넣으면 오히려 유해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아무것도 모르면 으스대지나 마.”유진우는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해독
조안태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두 번째 심사가 끝난 후 통과한 사람은 고작 몇 명밖에 없었다. 전부 비범한 의술을 지녔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자들이었다.“제가 먼저 하겠습니다.”한 중년 남자가 자신만만하게 자발적으로 나섰다. 20년 동안 갈고 닦은 침술을 드디어 쓸 수 있게 되었다.그는 노인의 앞으로 다가가 꼼꼼하게 살펴본 후 진맥했다. 그러고는 노인의 다리 부분 혈 자리에 은침을 열몇 개 꽂았다. 하지만 노인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응?”중년 남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계속하여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시간이 다 됐어요. 탈락입니다!”검은 옷 집사가 불쑥 말했다.“잠깐만요... 한 번만 더 해볼게요.”중년 남자는 전혀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끌어내!”쓸데없는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검은 옷 집사는 바로 명을 내려 중년 남자를 끌어내게 했다.“흥. 원인도 모르면서 침을 꽂아? 정말 돌팔이 의사가 따로 없군. 내가 어떻게 하는지 봐봐.”그때 한 여자가 갑자기 나서더니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어혈을 풀어주는 단약을 꺼내 노인에게 먹였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노인의 다리와 허리를 마사지하고 두드리기 시작했다.처음에 그녀는 노인의 경맥이 막힌 줄 알고 경맥만 뚫어주면 감각을 회복할 거라 생각하여 아주 자신만만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리 힘을 쓰고 땀범벅이 되어도 노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시간이 다 됐어요. 탈락입니다.”검은 옷 집사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그 뒤로 또 두 명이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실패였다. 노인은 목각처럼 그 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쓸모없는 것들. 내가 할게.”몇몇이 실패한 후 유청이 참다못해 드디어 나섰다. 조금 전 관찰하면서 그는 노인이 마비된 원인을 알아냈기에 감각을 되찾게 할 자신이 있었다.“야 이 자식아, 네가 단약을 제조하는 건 나보다 나을지는 몰라도 환자를 치료하는 건 날
“움직였어. 발가락을 움직였어!”“세상에나! 진짜 반응했어. 너무 신기한데?”“최 명의님의 제자는 역시 명불허전이야.”노인이 발가락을 움직이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세 번째 라운드까지 진출한 참가자는 모두 실력이 뛰어나고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존재다. 하지만 처음에 진찰했던 몇몇 참가자는 노인의 병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였다.그런데 유청이 나서자마자 8년이나 마비되었던 노인의 두 다리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실로 대단한 실력을 지닌 자인 건 확실했다.“어르신, 어떠십니까?”유청이 은침을 뽑은 후 입가에 미소를 띠고 물었다.“발가락에... 감각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노인은 놀라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후 두 다리에 감각을 잃게 되었고 그 어떤 자극을 주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두 다리가 저릿하면서 가려운 감각이 느껴졌다.특히 발가락을 조금씩 통제할 수도 있었다. 너무 선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8년 동안 하반신 마비를 앓은 그에게는 기적이나 다름없었다.“감각이 있으면 돼요. 마비된 시간이 오래돼서 한순간에 회복하는 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연속 한 달 동안 침을 놓는다면 어르신의 두 다리를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유청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고마워요, 명의님. 정말 대단하시네요.”노인이 진심으로 고마워했다.“별말씀을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요, 뭐.”유청의 태도가 한껏 오만해졌다.최 명의가 직접 가르친 제자라서 침술 방면의 조예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제일이었다. 게다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그렇게 귀하다는 호백단까지 꺼냈다. 이런 영약까지 꺼냈는데도 이기지 못한다면 그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좋아요. 이리도 짧은 시간 내에 환자의 일부분 감각을 회복시켰다는 건 아주 훌륭해요.”그 모습에 검은 옷 집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은 심사를 모두 통과하였음을 정식으로 선포합니다.”“유 선배, 축하해요.”강초설이 웃음을 지
노인이 자신의 다리를 꼬집자 아픔이 살짝 느껴졌다. 그는 놀라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전에는 그저 두 발에 감각이 살짝 있을 뿐이었는데 이젠 두 다리마저 어느 정도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없었다.“됐어요.”효과가 나타나자 강초설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빠른 시간 내에 요령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아주 좋은 효과까지 나타났어요. 눈썰미와 경험, 그리고 천부적인 재능 중 그 어느 하나가 빠져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역시 의학 천재는 다르다니까요.”검은 옷 집사는 그녀를 흐뭇하게 쳐다보았다.“그럼 저도 통과했나요?”강초설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럼요. 두 분 모두 만점으로 통과했어요.”검은 옷 집사가 웃으며 말했다.그 소리에 강초설과 유청은 기쁨에 겨워 안색이 환해졌다.앞서 두 라운드는 유진우가 방해한 바람에 만점을 맞았다가 다시 점수를 깎였었다. 그런데 다행히 마지막 라운드에서 제대로 만회했다.“이 자식아, 봤어? 이게 바로 우리의 정밀하고 뛰어난 의술이야.”유청의 시선이 갑자기 유진우에게 향하더니 우쭐거리며 말했다.“우린 30분이면 8년이나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가 두 다리의 감각을 되찾게 할 수 있어. 넌 이런 재간이나 있어?”“안 되면 그냥 여기서 패배를 인정해. 괜히 망신당하지 말고.”강초설이 아니꼽게 말했다.단약을 제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의술도 대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비록 두 가지의 근원은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일부분의 감각만 돌아왔을 뿐인데 이렇게나 나댄다고? 누가 보면 환자의 병을 다 치료한 줄 알겠어.”유진우가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흥. 내 의술에 환자의 다리를 고친다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야. 한 달만 시간 주면 환자가 다시 걷게 할 수 있다고.”유청이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한 달이나 필요해? 너무 늦다고 생각하지 않아?”유진우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자식아, 큰소리 그만 쳐. 난 적어도 환자를 치료할 수 있지만 넌?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