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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블랙지존은 질주하면서 은근히 기뻐했다.

다행히 그가 빨리 도망갔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서 죽었을 것이다.

전설적인 마스터 황동해를 누가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이런 괴물과 맞서면 이길 확률이 희박하다.

잠시 겁을 먹은 뒤 그는 뭔가 생각난 듯 이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속으로 은근히 얕잡아 보았다.

‘황동해라 한들 어떤가? 전설인물이라 한들 또 어떤가? 결국 난 총명하게 도망쳤으니.’

웃음을 짓다가 갑자기 블랙지존의 표정이 굳어졌다.

엄청난 위기감이 엄습해 그는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한 줄기 반달 모양의 백망이 빠른 천둥의 기세로 허공을 가르며 날아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했다.

“으악!”

블랙지존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는 즉시 온몸의 힘을 동원하여, 몸 앞에 단단한 방패 하나를 응집시켰다.

펑!

방패가 막 형성되자마자 백망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다.

블랙지존의 몸은 결국 강력한 힘에 매섭게 맞아 비명을 지르며 곧장 고공에서 떨어져 생사를 알지 못했다.

“대단해요!”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랙지존이 도망칠 줄 알았는데 황백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검이 수십 미터 날아가 공격하다니.

휙!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을 때 먼 곳에서 붉은빛이 번쩍였다.

중상을 입은 블랙지존이 다시 일어나며 빠른 속도로 밖으로 도망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혈패대법?”

황백은 잠시 표정이 굳어지고 자못 놀랐다.

혈패대법은 보기 드문 사술이다. 생명력을 태우는 대가로 단기간에 실력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고, 특히 스피드는 거의 극에 달한다.

쫓기든 도망치든 모두 매우 효과적이다.

물론 이런 사술은 부작용이 크다.

한 번 쓰게 되면 10년의 수명이 단축된다. 특히 중상을 입으면 결과는 더 심각하다.

죽지 않더라도 수행은 대폭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마스터 경지를 돌파할 가능성이 없다.

“아쉽네. 죽지 않았다니.”

조군수는 가볍게 탄식하며 좀 유감스러워했다.

“저 녀석, 운이 강하네.”

조군해는 이를 갈며 매우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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